신랑이요. 저한테 그렇게 얘기하네요.
음, 지난달인가요 '조카가 안예뻐요'로 글 남겼다가 졸지에 베오베까지 간 사람입니다...ㅜ.ㅜ
넋두리? 푸념? 하소연? 말할데가 딱히 없어 오유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당...
평소부터 알긴 했지만 결혼하고 나서 신랑과의 관계가 예민함의 극을 달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지나치게 예민한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ㅜㅜ
뭐랄까.. 남편의 성격은 낙천적인 성향이 70~80%정도 차지해요.
그래서 남편은 어떠한 일이 터졌다! 라고 하면 기분 안좋아 하는 것도 잠시고 금방 잊어버리는 반면,
반대로 전 한가지 일이 터졌다 하면 그걸로 열불터져하고 기분나빠하고 스트레스 이빠이 받는 좀 오래가는 뒤끝있는 스타일이랄까요...
남편은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제발 별것도 아닌일에 스트레스 받아하지 말고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가라고 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을 말씀드리면 이런 제 성격땜에 신혼생활 9개월이 지난 오늘자로 시댁과 저와의 사이짱안좋음의 끝을 보는것 같습니당..ㅠ
이유인즉슨, 신랑과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시댁과는 20분 거리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까워요. (그러니까 신랑과 사업하고 있는 이 지역이 시댁 지역)
시댁이 학원과 가까우니 그때 언급한 조카들도 주말되면 와서 막 놀아요.
저희가 주말에 출근을 안해도 학원 열쇠가 시아버님께 하나 더 있어서 데리고 와서 막 놈.
공간이 넓으니 뛰어놀고 노는거 다 이해합니당.
다만 제가 신랑 통해 언급한건 '노는건 좋다. 뛰어놀던 티비보고 놀던 상관안한다. 다만 놀고 난 후에 건드린 물건들은 전부 제자리에.
그리고 더럽힌 곳은 깨끗이 치우고 갈것!'이었습니다.
시댁에서도 알았다 하였고 지난 주말도 그렇게 여차저차 한주 마무리하고 주말 보내고 다시 활기찬 월요일에 출근했습니다.
학원 오자마자 탕비실에 정수기 물키러 딱 들어갔는데!
못보던 플라스틱 그릇이 싱크대 위에 놓여져 있네요.
'? 내가 이걸 꺼냈었나? 난 이걸 꺼낸 기억이 없는데.. 이런 그릇은 내가 다 버렸을텐데 이게 왜 여깄지?' 하며
별거 아니군 하며 곧바로 사무실로 들어와서 의자에 탁 걸터앉는데 뒤에 뭔가 '덜컥'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뭐지 하며 뒤돌았더니 냉장고가 열려있네요.
활짝도 아니고 약간 열려있었는데 그게 밤새 열려있었는지 바닥엔 물이 뚝뚝 떨어진것땜에 물로 흥건하더군요.
거기다 원인 모를 가루들도 조금씩 뿌려져있고, 냉장고 안에 있는 서랍?도 3분의 1쯤 열려있고..
문이 열려있었으니 안에 있던 음식들은... 뭐 상할건 없지만 말도 못하더군요.
순간 화남과 짜증 동시에 폭발해서 ㅠㅠㅠ 표정관리 제대로 안되서 한숨쉬며 쳐다보니 신랑이 눈치보고 사태파악 들어갑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주말에 뭘했길래 누가 다녀갔길래 냉장고문이 열려있는거며 바닥은 왜이리 물로 흥건한거며
막 하소연하니 신랑이 시댁에 전화해보고 막 그랬네요.
그 사이에 바닥 닦고보니 과자가루 떨어진거 발견하니까 2차로 짜증이 납니다.
내가 왜 출근하자마자 이런것까지 치워야하나 짜증이 막 나더군요.
알고보니 주말에 시아버님이 조카녀석들 데리고 학원 왔다가 간식 먹이고 했는데 아마 그 사이에 이 녀석들이 냉장고 문을 열고
닫고 하는 장난을 치다가 냉장고를 완벽하게 닫지는 못한것 같아요. (조카녀석들 5살도 안된 애들입니다.)
그걸 시아버님이 미처 못보고 그냥 나온것 같구요.
너무 기분이 나빠서.. 이 문제에 대해 표정관리 안되고 꿍해있으니 참다 못한 신랑이 사태파악 하며 시어머니에게 막 뭐라합니다.
근데 이게 하다가 말하면 안되는 수준의 말까지 신랑이 하기에 이르렀네요.
"얘가 왜 우리집 식구들은 이렇게 피해만 주녜!" 라는 신랑이 내뱉은 한마디에 시댁은 완전히 뒤집히고 시어머니 저 가만 안두겠다며
나도 그동안 참아왔고 서운한거 많은데 우리가 너네한테 피해 줬음 얼마나 줬냐고 얘기해보라고 오늘 당장 오라며 얘기나 한번 들어보자며
노발대발 난리가 나셨네요.
이번 한번만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모르겠지만 이전에 있던 일을 얘기하자면,
시아버지가 학원 오셔서 드시고 가신 커피 남은거 싱크대에 버려놓고 물도 안 흘려보내고 가신 적도 있고,
커피 마시면서 스푼 사용하고 그대로 놓고 가신 적도 있고, 스푼 사용하면서 테이블에 커피자국 만들어 놓고 닦지도 않고 가신 적도 있네요.
심지어는 커피 믹스 쓰레기가 컴퓨터 책상 서랍에서 발견된 적도 여러번이구요. (이때 진심 당황)
이런 거 얘기할때마다 시댁에서는 두루뭉술하게 얘기했습니다.
나이든 노인네들이 그럴 수도 있는것이지 그런거 가지고 그러냐 너네가 이해해라. 라구요.
어떨땐 잊을만하면 학원 오셨다가 학원 불 다 안끄고 그냥 가시는 적도 있고 한번은 학원차를 아무 생각없이 시아버지가 끌고 나가셨다가
애들 학원 하원차량 운행해줘야 하는데 안와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차량 운행 시간 늦어서 학부모들에게 항의전화 받은적도 있네요.
(내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 왜 내가 엄마들한테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신랑이랑도 대판 싸운적이 있네요)
지난 주말에도 신랑이 이기적이고 너밖에 모르고 냉철한것 같다며 너가 계속 우리집 문제로 나한테 뭐라하고 날 갈군다면
진짜 결혼생활하기 힘들것 같다고, 사랑만으로라도 뭐라도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며 벼랑 끝에 서있다는 느낌이 이런건가 싶기도 했었어요.
제가 사는 곳 주변에 친구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다고 결혼한 친구도 없고 이 얘기를 친정부모님한테 할수도 없고.. 얘기할 사람이 신랑뿐인지라 막 하소연하는데 신랑은 제가 이런 얘기하면서
본인 갈구는게 싫다고 하네요. 자기도 사람 아니냐고. 이해합니다..
말할 곳이 없어요. 상담을 받아봐야 하나? 내가 지금 정신적으로 미쳐있나 싶어요.
신랑 앞에서 울며 '내 부모님은 행복한 가정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해 적어도 나는 보고 배운게 있으니 절대 그런 결혼생활은 하지 말아야지 싶었는데 이제 보니 내가 이러고 있다. '고 하니 니가 무슨 잘못이냐며 고부갈등이 원인이지 하네요.
시간이 지난 지금 신랑은 한번은 터뜨려야 될 것 같아서 얘기했다고 하지만.. 여러가지로 복잡하네요.
내가 스트레스를 올바른 방식으로 푸는게 아니라 신랑에게 푸는 것 같아서 그게 잘못된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 근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이렇게 가다 보면... 나는 절대 안그러겠다고 했는데 이혼이라는 것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대방이 힘들다고 하니까요.
정신없이 두서없이 쓰다보니 어케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요즘은 스트레스 받으면 잠부터 오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