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노 하면 으레 을사오적(乙巳五賊)을 떠올린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부와 영달을 위해 나라를 일제(日帝)에 팔아먹는 데 앞장선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대에도 매국노가 있다. 이른바 ‘산업매국노’라 불리는 이들은 바로 국가핵심인 첨단기술 정보를 고스란히 다른 나라에 팔아넘긴 자들이다.

얼마 전에도 수백억 원을 들여 개발한 포스코의 핵심기술이 경쟁사인 중국 철강사에 넘어갔다고 한다. 이로 인한 손실 추정액만 해도 2조 8천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처럼 그동안 우리나라의 핵심기술이 유출된 사례는 수 없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2004년 이후 수사기관에 적발된 사례만 해도 90여건이 넘고, 그 피해액도 119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해외로 기술을 빼돌린 자들이 받은 돈을 보면 피해액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 포스코 사건의 경우도 기술을 넘겨준 댓가로 50억원을 받기로 했었다니 어이없는 일이 아닌가? 

물론 개인으로 보면 50억이란 엄청나게 큰 돈이다. 그들은 이 돈으로 해외에 나가 호화로운 생활을 하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들은 평생 죄인처럼 은둔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또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부모, 조국이 없는 방랑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자신들을 믿고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회사를 배신하고 나아가 나라를 배신한 자들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알려주어 다시는 이처럼 어리석은 신매국노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