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가 1등을했따.
기분이 좋다. 신난다.
그래서
당최 뭔소린지 모를
피노키오의 가사를
해석해보기로 했따.
1. 우선 이 노래의 화자는 불안불안한 감수성의 사춘기의 소녀다.
근거는 우선
(1) 시종일관 I'm in danger 를 반복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조낸 위험하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게다가 이 노래의 곡조도 뭔가 싸이코스럽고 불안불안하다. 좌우지간 화자가 매우 위태롭다는건 알 수 있다.
(2)구체적으로 아직 화자가 소녀임을 알 수 있는 증거는
"나는 의사 선생님은 아냐 그냥 널 알고 싶어
너란 미지의 대륙의 발견자 콜럼버스
심장이 막 뛰어 뛰어 내 맘을 어떻게 해
어릴 적 오빠랑 샀던 인형처럼 "
이라는 부분이다.
의사 선생님이라는 표현부터가 일단 뭔가 아동틱하다. 게다가 심장이 마구 뛰는 설렘을 비유하는 대상이, 어릴적 오빠랑 샀던 인형이다. 노래를 만들 정도로 강렬한 감정에 휩싸여 있는데, 그 감정을 비유한다는게 어릴적 샀던 인형이라는게 좀 이상하게도 보인다. 그건 바로 화자가 아직 그 때 이상의 설렘이나 충격을 느낀 바 없는 어린 소녀이기 때문이다. 시종 반복하는 땃따따 부분도 "아따맘마"라던가 "아따아따"등등과 같이 갓난아이들이 할 법한 유아어(幼兒語)를 반복함으로서 화자의 정체를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암튼 결론은 화자는 아직 어린 티를 못 벗은, 그러나 불안불안한 감수성을 갖게 된 사춘기 정도의 소녀 라고 보면 적당하다는 것이다.
2. 이 노래의 청자로 전제된 것은 피노키오다.
즉, 이 노래의 화자인 소녀는 피노키오에게 이 노래를 들어줬으면 싶은것이다(기본적으로). 후렴구인 I'm in danger 뒤에 피노키오! 를 연호하는것, 그리고 무엇보다 명백하게, "너는 피노키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즉 이 노래에서 "너"로 전제된 것은 피노키오다.
피노키오는 뭔가? 피노키오는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은 치지만 아직은 완전한 사람은 되지못한, 소년의 모습을 한 인형이다. 화자의 성별이 왜 여자냐! 라는 것 부터 따진다면.. 뭐 청자가 '소년'이니까 화자는 '소녀' 아니겠냐 정도로 답할 수도 있겠다.
3. 그렇다면 소녀가 피노키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그건 간단하다
"나랑 연애하자"다.
후렴구에서 줄창 말하는 것은 "나는 위험해 피노키오! 나를 기억해줘 우어어"이다. 대체 왜 기억해달라는 거냐! 넌 죽은 사람이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전후를 잘 살펴 보면 그냥 날 좀 알아줘, 너도 날 사랑해줘 피노키오 정도의 의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연에서 화자는
"어디보자 읽어보자 네 맘을 털어보자
에메랄드 훔쳐박은 눈동자 스륵스륵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해 징징윙윙
칼날보다 차갑게 그 껍질 벗겨내"
피노키오야, 나는 니가 알고싶어. 라고 줄창 말한다.
읽어보고 털어보고 스캔하고 껍질 벗겨내서, 너(피노키오)를 알고 싶어. 라고 줄창 말한다. 엄청난 반복법이다.
2연에서는
"난 지금 Danger 한겹 두겹 페스츄리처럼 얇게요
Danger 스며들어 틈 사이 꿀처럼
너는 피노키오
너 밖에 모르는 내가 됐어
아슬아슬 위태위태 시작되는 쇼! "
나는 지금 위험하다. 왜냐하면 너(피노키오)가 나에게 꿀처럼 스며들어서 너밖에 모르는 내가 됐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쇼가 시작된다는데, 그것 또한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하다고 말한다. 내가 널 찍었으므로 이제 쇼가 시작된다는 가사 내용으로 볼때, "쇼"는 대충 '젊은 남녀 사이의 일련의 이벤트' 정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암튼 그게 일어난댄다.
"따랏따랏 땃따따 짜릿짜릿 할거다
궁금투성이의 너 (딱 꼼짝마라 너)
조각조각 땃따따 꺼내보고 땃따따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
이제 아까 주장했던 쇼가 시작됐다. 그러면 뭐 짜릿짜릿하겠지...
조각조각 꺼내보고 널 다시 조립할거야 라는 것은
1연에서 주장했듯, 그리고 이 뒤에서 다시 반복되듯,
"아 진짜 난 니가 알고싶당께"에서 기인하는 행동이다.
즉, 널 한번 제대로 알아보겠다는 거다. 연애하자는거다.
"나는 의사 선생님은 아냐 그냥 널 알고 싶어
너란 미지의 대륙의 발견자 콜럼버스
심장이 막 뛰어 뛰어 내 맘을 어떻게 해
어릴 적 오빠랑 샀던 인형처럼 "
널 알고 싶어 미치겠단다. 대단한 반복법이다.
"난 지금 Danger 한입 두입 마카롱보다 달게요
Danger 스며들어 틈 사이 샤르륵
너는 피노키오 너 밖에 모르는 내가 됐어
아슬아슬 위태위태 시작되는 쇼! 쇼! 쇼! "
이것도 위 2연의 반복이다.
니가 나한테 스며든다. 그래서 난 니밖에 모르게 됐고, 그로인해 위험한 쇼가 시작될거다 라는 당돌한 경고다. 귀엽다.
"따랏따랏 땃따따 짜릿짜릿 할거다
궁금투성이의 너 (딱 꼼짝마라 너)
조각조각 땃따따 부셔보고 땃따따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 "
...오지게도 반복한다
"암호의 미로 헤맸지 그건 널 열기 위한 Key
매트릭스 덮인 껍질을 벗겨내
Oh! I Just Wanna Tell You I’m In Danger Now "
앰버의 랩부분인데, 결국 이것도 반복법이다. 니가 뭔지 모르겠다 = 암호의 미로 해맸다. 근데 원래 남녀가 다르게 생겨먹은 걸 어쩌겠나. 헤매고 봐야 key가 나오지. 정도의 의미겠다.
"I'm In Danger In Danger Remember Me Danger
누가 봐도 넌 완벽한 걸 너는 다시 태어난거야
자 이제 입술에 숨을 불어 넣어 꿈꿔 왔잖아 피노키오 "
이 부분은 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요새 댄스곡에서 흔히 유행하는 '급 발라드' 부분인데, 곡조가 갑자기 바뀐다. 분위기도 뭔가 진솔하고 진지한듯한 것을 풍긴다. 이러한 곡조의 변화가 암시하는 것은 사실 이 부분은 화자의 진솔한 자기 고백이라는 것이다.
즉 이 부분에서 만큼은 '너'가 가르키는 대상이 다르다. 그것은 화자 자신이다.
시종 나는 위험해 꺄르륵 널 알고파 꺄르륵
하고 2ne1마냥 쎈척하던 화자였지만..
사실 화자 또한 아직 어린 소녀인지라
피노키오에게 들이대고 사랑으로 나아가는게
뭔가 못내 두렵긴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말이 이거다.
"너는 완벽해! 다시 태어난거야! 자 이제 피노키오의 입술에 숨을 불어넣어(키스해! 들이대!). 피노키오를 꿈꿔왔잖아!"
출전을 준비하는 아프리카 용사들이 부르는
'용사의 노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되겠다.
"따랏따랏 땃따따 짜릿짜릿 할거다
궁금투성이의 너 (딱 꼼짝마라 너)
조각조각 땃따따 꺼내보고 땃따따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
따랏따랏 땃따따 짜릿짜릿 할거다
궁금투성이의 너 (딱 꼼짝마라 너)
조각조각 땃따따 부셔보고 땃따따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
Remember Me "
그리고 다시 노래는 정상 곡조로 되돌아오고,
내용적으로도
피노키오에게 들려주는 말로
회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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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결국 이래저래 돌려가며 분석해본 결과
결국은 요새 모든 노래들이 그렇듯
"사랑하자! 사랑 얼쑤 젊어서 노새"
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말았다.
그래도 여타 다른 그룹들 처럼
나이트 / 클럽 등등에서 원나잇 할 때 딱 듣기 좋을 만한 문란한 사랑노래가 아니라는 점은 마음에 든다.
그리고 피노키오 라는 소재를 끌고 온 점도 흥미롭다.
피노키오는 원래 이탈리아의 신문에 연재되었던 소설인데,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원작의 결말은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지 못하고 살해 (교살) 당한다는 것이다.
당시 독자들의 엄청난 항의 때문에, 작가는 몇 달만에 어쩔 수 없이 피노키오가 부활한 것을 전제로 다른 결말을 썼다고 하지만,
원작자의 의도는 "피노키오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라는 것이었다.
피노키오가 갖고 있는 불완전함,
그리고 그 불완전함을 극복하고 사람이 되어보고자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태로움,
그리고 결국에는 슬픈 결말을 맞이했다는것.
사춘기 소녀가 처음 느껴보는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꽤나 잘 들어맞는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센스있는 사람이 세상엔 많은 것 같다 하하
암튼 F(x) 1등해서 신난다
빅토리아의 앞날에 빛이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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