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밝고 씩씩하게 누가봐도 다르지않게
아니 오히려 남들보다 더꾸미고싶고 옷에 더 관심이많고
주위에눈을 신경쓰게 되는 내나이 21살.
우리집은 친구들과 비교해서. 아니 이 대한민국 하위 5%안에 든다고 자부한다.
지금까지 21살 평생 살며 누구하나 집에 편안하게 데려오지 못했고
친구들과 얘기중 너네집에 가자라는 말이 나오면 갖은 핑계를 대서라도
못오게 막았던 나. 남동생은 별로 개의치 않는지 친구들을 데려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니는 이런 쓰레기집에 친구들 데려오고 싶냐고
쟤들이 니를 어떻게 생각하고 무시안하겠냐고 쪽팔리지도 않냐고
오히려 동생을 뭐라했었다.
동생은 내친구들은 그런거 신경안쓴다며 멎쩍게 얘기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동생이 불쌍하게 여겨지면서도 이 엿같은 인생.
뭐같은 집 얼른 돈벌어 벗어나자고 욕을 달고 살며 나를 비관했다.
이사간다는 친구들 얘기를 들으면 번듯한 아파트나 마당넓고 조용하고 멋진 전원주택인데
아무튼 이 나이에 이사간다는 친구네 가족들이 가는 집과
우리집이 이사가는 집은 아직도 월세. 이렇게 비교될 수가 없다.
최근에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보증금500에 20짜리집. 내 욕심을 줄이고 줄여서 그냥 친구들에게
여기가 우리집이라 소개할 수 있는 그런집에 가고싶었다.
지금살고있는 집과 비교하면 남들에게는 초라할지몰라도 나는 밤잠을 설칠정도로
아니, 꿈에서 그집에서 눈을뜨는 내모습이 나올 정도로,
그집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족의 모습이 나올 정도로 그렇게 가고싶던 집이었다.
부모님도 그 집이 좋다고 얘기하면서 내가 아빠에게 전화해
아빠 진짜 싼집이 나왔다고 500에 20인데 이정도는 갈 수 있지 않냐고
작지만 우리방도 있고 엄마가 원하던 부엌도있다고
신이 나서 말했었는데 아빠가 500정도는 할 수 있지. 주인한테 전화해서 말하라고했었다
하. 눈물이 날 정도였다. 하루빨리 이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버스정류장바로앞에 있던 내 초라한 집. 덕분에 버스에서 내려서 혹여 아는 사람이 볼까
재빨리 나무대문을 두드려 들어가곤했다. 혹시나 얼굴을 아는 내 또래가 버스에서 같이 내리거나
저멀리서 걸어올때는 우리집을 지나쳐 오히려 더 걸어서 그 아이가 없어질 때까지
눈치를 봤다가 집으로 빨리 돌아오곤 했었는데.. 이제 이것도 끝이겠지 하며
행복한 꿈을 몇일간 꾸었다.
이제 그 화장실도 끝이고
그 벌레들도 그 불편했던 부엌도. 보일러도 없는 집. 무엇보다
내가 남들에게 '집'으로 떳떳하진 않아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그러나 몇일 후 술에 잔뜩 취한 아빠가 나에게 말을 한다.
300에 12짜리 집으로 가자고. 거긴 그래도 여기보다 낫다고.
그리고 이사갈때 포장이사도 해야되고 들어갈 돈이 많으니
니 적금통장을 좀 깨자고.
나는 이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500만원짜리집 내 작은 희망이 날아감과 동시에
아주 조금 나은 피차일반 쓰레기집에 이사가면서 그 300만원도 없으니 내 통장을 깨자고?
얼마나 울었는지 숨이 막히고 온몸이 떨리며 너무 흥분되고 마비증세까지 왔다.
소리를 지르며 울며 마비증상이 오지 않게 손발을 주무르며
온몸에 쥐가 나는 기분을 느끼며 절대 못준다. 내돈 절대 못준다
이돈이 어떤 돈인데. 커서 엄마아빠처럼 이렇게 안살려고 내가 고등학교1학년때부터 알바하며
엄마아빠한테 용돈도 턱없이 작게 받으면서 평일주말할거 없이 알바하며 모은 돈인데.
다른애들이랑 다르게 고등학교때부터 엄마아빠한테 옷하나. 신발하나. 작은 그 무엇하나
사달라고 조른적도 없이 내 힘으로 무조건 내가 벌면서 어떻게 모은 돈인데.
엄마아빠 나한테 해준거 뭐있냐. 최근 나에게 사준 것이 있으면 말해봐라.
몇 년 동안 엄마아빠한테 받은 게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 없지않느냐.
이돈. 절대 가난하게 살지 않으려고. 절대 내 자식들한테는 엄마아빠처럼 이렇게 가난 안물려주려고.
대학졸업할때까지 모아서 뭐라도 하며 먹고살아보려고 모으는 돈이다.
절대 못준다. 양심이 없냐. 나한테 개뿔쥐뿔씨발 뭐해줬다고 달라고 하냐고.
오히려 내가 엄마아빠한테 사준 옷이 많지 나한테 뭐 뭐 해줬냐고 말해보라고
내가 타지역 4년제 정말 가고 싶던 과를 포기하고 국립4년제 조금은 평이 안좋은 학교를 가면서라도
그 때 했던 약속이 '나 국립가는 대신 장학금도 받고 할테니 이사가자'였는데.
분명 그래이사가자는 그 말을 믿고 내꿈을 포기하며 타지역에 대학을 포기했는데.
이럴수가..어쩜 어떻게 그런말을 나한테 할 수가 있나. 너무나 분통하고 억울하고
내인생이 뭐같고 불쌍하고해서 눈물이 쉴새없이 나왔다.
보증금300에 월 12만원짜리집도 발발 떨어대며 포장이사 비용이 없어
내돈.. 내돈을 달라하다니.
이때나는 얼마나 울고불며 아빠에게 갖은욕들어가며 결국 내 통장을 지켰다.
밖에나가 친구를 불러 줄담배를피고 술을 마시며 몇시간동안이나 그렇게 욕을 해댔다.
그렇게 하던 욕이 이제는 입에 붙어 아니 몇년 전부터는 아예 아빠에 대한 불신과
무조건적인 원망. 이유없는 반항으로 번지며 술에취하지 않은 아빠를 보더라도
그냥 아빠의 존재자체가 싫었다. 증오스러웠다.
뭐같다뭐같다하니까 더 뭐같아지더라. 지금은 아예 말도 안하고 얼굴을 봐도썩은표정을하고
묻는 말에 단답으로 대답만 할 뿐, 아예 마주하지를 않으려고 한다.
나는 다른 애들과 비교해서 꿀릴게 없다.
옷도 많고 신발도 많고 시계반지귀걸이목걸이 악세사리 전부다 있고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집이 이렇구나 느끼지 못하게 그렇게 다닌다.
꿈도 못꾸겠지. 하긴 밖에서 누구에게나 이런 소릴 한적이없으니까.
반면 노가다바닥에서 날일하는 아빠모습. 한번은 내가 일하는 곳에 찾아와
지인에게 우리딸이라고 소개했었다. 그것도 술 취한 모습으로.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고 창피했고 남들보는시선에 쪽팔렸다. 죽을만큼.
그런 우리집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더 돈돈돈 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불쌍한 내모습. 한창 술독에 빠져 친구들이 좋고 노는게 좋을 나이인데.
학교마치면 알바. 주말도 알바하며 놀시간이 충분치 않아 항상 아쉬움의 연속.
고등학교 때는 주말알바로 한달에 버는 20만원가량의 돈을 내 치장하는 데 다쓰고 다녔었는데
대학교 와서부터는 생각이 바뀌어서 돈을 모으자고 결심. 몇백만원가량의 돈을 모으게 되었다.
내가 이글을 쓰는이유.
오늘도 알콜중독인 아빠새끼가 나를 앉히고서 이런저런 추궁을 하다가
내가 말을 안했더니 또 썽질을 부리더라 ㅋ
그래서 아빠랑 얘기하기 싫다고 결국 싸우게 된다고 했더니 나를 때리려고 하더라
예전에는 많이 맞았지만 이제 맞고싶지않다. 내나이21살인데.
아직 부모가 시키는 대로해야한단다. 참 우리아빠는 웃긴게
나보고는 다른애들보다 더 착하고 철드는걸 강조하면서 그러니까 딸된도리를 하라 말하면서
정작 아빠는 아빠도리를 못하는지. 아빠가먼저 다른아빠들처럼 하지
술도줄이고 돈좀벌어오라는데 그것도 못하면서 나를 가르친다 생각하니 정말 엿같더라 ㅋ
이 뭐같은 집구석 당장 나가고 싶었다. 적금통장 내 모은돈들 다들고 집을 나가려고했다.
근데 겨우 참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모아서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확실하게 내가 떳떳하게 성공해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만큼
힘을 키우고 난 다음에 나가자고 결심했다.
씨발 근데 진짜 힘들다.... 진짜살기싫다 정말로.
욕안적으려고 했는데 안적을 수가 없다. 이것도 일부분일뿐.
힘든거 투성이다. 항상 지친다. 지치고힘내고 지치고힘내고 반복이지만
언젠가는 어떤일이있어도 안 힘들수 있게 꼭 강해져야겠다고 다짐한다.
오늘은 힘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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