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도 해볼걸... 뭐가 그리 겁나서 말도 못하고 굳어버린 얼굴로 그 길을 걸었나 그 많던 생각들 그냥 말할걸... 길가에 놓인 꽃을 보느라 버스가 지나가 버릴까 걱정하듯 걱정해 버렸다... 지랄같은 삶에 꽃 하나 얹어 가는데 뭐가 그리 겁난다고... 그 꽃이 타야할 버스를 못 타게 만들까봐... 모든 것이 그렇듯 결과는 사람을 변화시키니까... 그 꽃을 원망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꽃을 원망하기엔 내 꼴이 벌 흉내를 내는 등에 같아서... 화려한 나비는 바라지 않아도 훌륭한 벌 정도는 바라기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지나쳐 버렸다... 굳어버린 얼굴로 지나쳐버린 그 꽃이 내 모습을 볼 수 없게 하고자 또 모른척 지나쳤다...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난 그 꽃은 그 자리에 다시 피어있었고 나는 여전히 등에 였다... 말이라도 해볼걸... 그 때 왜 못해서... 뭐가 그리 겁나서 말도 못하고 그렇게 지나쳐 왔나... 다시 기회가 온다면... 꼭 고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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