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를 찾아줘를 보고 왔습니다.
예매율 1위에 평점도 매우 좋길래 스릴러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봤어요ㅎ
리뷰라고 적었지만 사실 오늘 영화보고 와서 놓치고 온건 없나
제 생각을 정리해보는 낙서장 같은 글입니다.
아까 낮에 영화 한 번 보고 쓰는 거라 아마도 놓친 점도, 틀린 점도 많을 거에요.
하지만 영화 보신 분들도 같이 리뷰 하실겸ㅎ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통제(Control)이였던 것 같습니다.
에이미는 어릴적부터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케릭터를 통해 자신들의 욕망을 펼친 부모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들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심을 담은 '어메이징 에이미'를 그려내고
'어메이징 에이미'와 실제의 에이미를 일치시키려고 하죠.
부모 자신들의 욕심을 그대로 투영한 어메이징 에이미속의 주인공을 자신들의 실제딸과 똑같이 만들기위해
에이미는 통제받은 삶을 살았던거죠.
딸을 잃어버린 부모님들의 입에서 "우리 에이미는 엄청난 고학력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에이미가 나온 '하버드'라는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이 뜻하는 것이
대학교에 들어갈 성인의 나이가 될 때까지도 에이미는 이런 통제를 받으면서 살아온 것을 뜻할거라 생각합니다
어릴적의 부모님이 그렸던 '어메이징 에미지'속의 모습과 실제 에이미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어메이징 에이미'속 에이미는 테니스를 잘쳤지만, 실제 에이미는 그렇지 못했던것처럼요
하지만 이런 통제를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어메이징 에이미'와 실제 에이미가 비슷하게 된 것이죠.
에이미는 결국 누군가에게 통제되거나 통제 받는 것에 익숙해져버림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에이미의 과거의 남자가 두 명이 나옵니다
남자 주인공이 곤경에 빠져 먼저 찾아갔던 남자는 에이미의 통제를 견디지 못해 에이미와 이별하려고 했었죠.
에이미는 자신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던 남자를 고의적으로 누명을 씌우고 감옥에 넣어버립니다
이 남자를 통해 에이미는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닉이 또 다른 과거의 남자에게 찾아갔을 때, 이 남자는 에이미에 대해 첫 번째 남자와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에이미에게 지독하게 당했던 첫 번째 남자와 달리 두 번째 남자는 여전히 에이미에게 호의적입니다.
왜 그럴까? 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도 그 남자의 태도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두 번째 남자는 오히려 에이미를 통제하려고 합니다.
에이미가 뜻하지 못한 강도를 만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을 때 찾은 이 남자는
에이미에게 굉장히 호의적이지만 에이미를 자신의 별장에 놓고 에이미를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모든 입구와 출구에는 CCTV가 되어있고, 에이미가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면 '나와 같이해' 등의 말을 하며
에이미가 마음대로 행동을 할 수 없게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그러자 에이미는 모든 것을 갖춘 호화스러운 집에서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주는 과거의 연인과 함께 있지만
불안해하는 모습을 굉장히 심하게 보이죠
이 때,티비에 출연한 남편이 "내가 잘못했고 돌아오기만 한다면 니가 원하는 남편이 되어줄게"라는 늬앙스를 보여줍니다
(에이미가 선물로 줬던 타이와 시계 등을 보여주면서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겠죠
물론 남편의 말과 행동은 진실은 아니었고, 에이미도 진실이 아님을 분명히 알았을 겁니다)
남편을 죽이고 자신도 죽을 결심까지 했었지만, 이걸 보고 에이미는 이 집을 탈출하고 남편에게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죠.
즉, 에이미는 누군가에게 통제당하는 것은 굉장히 두려워하지만, 본인을 남을 통제하려는 경향을 매우 심하게 갖고 있는 것일 겁니다.
애초에 남편과의 불화가 일어난 이유도 이런 이유였습니다.
연인사이일때도 도서관에서 섹스를 제안하는 등 주도적인 모습을 보인 에이미였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둘 모두 실직을 하고 서서히 갈등이 생깁니다.
자신은 남편과의 상의 없이 자기명의의 신탁예금을 부모님께 건넸지만
남편은 아무말없이 비디오 게임, 노트북 등을 사는 통제를 벗어난 모습을 보며 부부의 사이가 멀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거죠.
영화가 끝날무렵에는 남편마저도 이런 통제에 익숙해져버리는 모습은 굉장히 충격입니다.
자신에게 살인 누명을 씌워 사형당하게 만들려고 했던 아내인데
이 사건으로 인해 유명인사가 되고, 영화화 하자는 계획이 들어오며 판권에 대한 제안이 들어오고
에이미가 임신까지 하게되자 쌍둥이 동생 마고가 "어떻게 평생을 싸이코패스랑 살아!"라고 절규함에도 불구하고
그 통제안에서 살기로 결심을 하게 된거죠
과연 둘은 평생 같이 살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 성장기에 자신의 행동, 생각,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부모밑에서 억압적으로 자란 아이가
다른 사람을 자기 뜻대로 하기위해서 자신의 몸에 아무렇지도 않게 자해를 하고
심지어 강간당한 흔적을 남기기 위해 와인 병을 자신의 성기에 넣으면서도 아무런 표정변화도 없으며
결국 사람까지 죽이는 모습에서 무서움을 느끼지만
막상 스스로 죽을 마음을 먹었지만 실제로 행하지는 못하고
그렇게 무서운 행동을 하면서도 강도를 당했을때는 저항도, 복수도 못하고
결국 도움이 필요하니 과거의 연인을 찾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또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독립심 없고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 아이의 모습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에이미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영화 전체속으로 보면
영화 속의 서술이 바뀌는 모습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 중반부까지 에이미의 일기장속의 내용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 되면서
"어? 설마 범인이 남편?"
"와 남편이 범인인가 보다"
"와 바람도 폈어 범인 확실하네"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에이미의 일기장속 내용이 끝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어 에이미 살아있었네?"
"뭐지 자작극이네?"
"자기 얼굴을 망치로 치다니 으악"
"으악 완전히 싸이코였구나"
뭐 이런식으로요
이 서술만 따라갔는데도 영화 상영시간 내내 관객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감독이 관객과의 밀당을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속에 재밌는 요소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극 초반에 남편이 조서에서 아내 혈액형이 "O형 인것 같은데요?"라고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감식반이 조사할때 슬쩍 아내와 같은 B형 혈액이 있었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아 이 부부가 문제가 있구나 라는 점도 살짝 집어주고
역시 조서를 꾸밀 때 남편이 아내의 취미가 책을 엄청나게 읽는 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이런 계획을 꾸미기 위해 추리소설을 읽고 있었던 거였다든지
일기를 몰아서 쓰면서 티내지 않으려고 펜도 바꾸고 색깔도 바꾸는 장면에서는
어릴 적, 숙제로 일기 써오라고 했는데 귀찮아서 안쓰다가 검사하기 전날 한번에 몰아쓰면서
티나지 않게하겠다고 다른 볼펜으로 돌려가면서 썼던 제모습도 생각나면서 웃음도 났네요
영화속 뉴스 앵커인 미시 파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든 것은 남자 잘못!!"이라고 하더니
결국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도 "그래도 남자 잘못!"이라고 말하는것도 실소를 터뜨리게 하네요
생각해보면 에이미는 굉장히 똑똑합니다
병원에서 인터뷰할 때, 여자수사관이 자신을 곤경에 빠뜨릴 질문을 하자
"너같은 멍청한 경찰때문에 내 남편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갈뻔했는데 너한테 질문을 받아야 하나?"라는 말고
그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네요
남편은 에이미가 실종된 뒤, 웃는 사진으로 굉장히 난처해지는데 생각해보니 이 또한 에이미의 계획이었던것 같네요
남편은 아내가 실종되고 경찰서에 조서를 쓰러 가서도 이런 말을 하죠
"와 여기 미드 찍는것 같아요. 여기 분위기가 꼭 Law & Order 같은데요?"
즉, 원래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잘 웃는 남편의 모습을 알고 있었던것이죠
에이미가 기자회견장의 남편을 티비로 보면서 "웃어! 너의 웃는 모습을 보여줘" 라는 말을 하면 장면에서
이미 치밀한 계획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감독 연출력들도 너무 좋았지만 제일 감동이였던 것은 단연
여주인공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였어요
극의 초중반까지만해도 항상 큰 표정변화 없는 모습이였는데
극 후반부로 갈수록 연기가 정말 감탄이 나오더라구요
특히 별장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미리 CCTV에 묶여있는 모습을 녹화해둘때 울부짖은 연기는 정말....
앞으로 이 배우의 연기는 챙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아 그래서 니가 범인이냐고 아니냐고 뭔 생각이냐고"를 들게 만드는 남자주인공 벤어플렉의 연기도 참 좋았던것 같습니다
좋은 감독과 배우가 만나니 이런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오네요.
위에서 적었듯이 스릴러 영화를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참 괜찮았던 영화인것 같습니다
놓친부분도 많은 것 같고 나중에 또 한 번 보고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