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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35063
    작성자 : 할줄알어?
    추천 : 10
    조회수 : 505
    IP : 211.243.***.64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03/11/23 23:52:5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35063 모바일
    성대교수들은 귀여니편.
    여러교슈들의 귀여니 옹호글중 하나를 추려봤소..
    많은이들이 잘알듯하오.. 북이면 지우겠소..

    '귀여니 사태(?)'에 대한 두 번째 설명 
    정진수(성대 예술학부 연기예술학전공 주임교수) 


    인터넷 소설로 잘 알려진 이윤세양(필명 귀여니)의 성균관대 예술학부 연기예술학전공 수시 합격을 성토하고 비난하는 글들이 연일 이곳 홈페이지를 메우면서 매스콤에까지 보도되는 과정에서 학과 주임교수로서 1차 입장 표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견해의 차이는 차치하고라도 아직도 더러 과정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생각되어 재차 설명하고자 합니다.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라고 보입니다. 
    1. 윤세양의 소설이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느냐? 
    2. 지나친 이모티콘의 사용과 한글 맞춤법의 고의적이고 빈번한 오류가 국어 파괴 행위가 아니냐? 
    3. 윤세양의 소설은 내용이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칠 우려가 있을 만큼 부도덕하지 않으냐? 
    4. 일반 수험생들은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수능을 치르고 입학하는데 윤세양은 어줍잖은 소설 몇 편을 써서 입학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 아니냐? 
    5. 윤세양 정도의 재간을 가진 청소년들은 부지기수인데 그들도 다 합격시켜 주어야 하지 않느냐? 
    6. 윤세양의 소설은 일본 작품의 표절이 아니냐? 
    7. 과연 윤세양이 드라마 작가로서의 소질이 엿보이느냐? 
    이상의 항목들에 대하여 이번 성대 예술학부 연기예술학 전공의 수시 전형위원으로 심사를 맡았던 장본인으로서 차례대로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1. 문학적 가치에 대하여: 
    지난번 1차 입장 표명에서도 강조했듯이 본 학과는 윤세양 소설의 문학적 가치는 평가 기준으로 삼지도 않았고 그것을 평가할 자격도 없습니다. 본 학과의 모집 정원은 30명인데 수시에서는 5명만을 뽑습니다. 이번에는 4명을 연기전공으로 뽑았고 윤세양은 연출전공으로 뽑았습니다. 이미 답했듯이 윤세양의 희망 전공은 연출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즘의 연출 경향 중 하나가 작가를 겸업하는 추세이며 학생 중에 드라마 극본을 창작하는 학생이 있다면 당연히 수업에도 도움이 될 것임으로 작가적 소질만 엿보인다면 뽑을 수 있다고 판단되어 1단계를 통과했습니다. 
    1단계는 수시 지원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데 윤세양은 출판된 3편의 소설이 모두 영화화 계약이 되어 '방송 및 연예 활동 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기에 통과될 수 있었습니다.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는 자격 요건이 될 수 없습니다. 수시에 연기전공으로 뽑힌 4명은 단지 TV드라마 조연 2회 이상 출연 경력 때문에 1단계를 통과한 것입니다. 그들이 윤세양보다 더 나은 자격을 갖추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곧 유명해서가 아니라 자격 요건을 갖추면 응시할 수 있습니다.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2단계는 윤세양의 드라마 작가로서의 소질을 판별하기 위한 심층면접의 단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마지막 7 항에서 설명하겠습니다. 한번 더 반복하거니와 윤세양의 소설이 문학적 가치가 있느냐 아니냐는 이번 심사와 무관합니다. 다시 말해서 윤세양이 이번에 특기자 심사 자료로 소설을 제출했다 뿐이지 응시 요건에만 부합한다면 구술이나 논술 또는 본인의 특기를 입증할만한 다른 어떤 자료를 제출했어도 마찬가지로 심사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2. 국어파괴에 대하여: 
    항의하는 네티즌들 가운데서 가장 많이 그리고 심각하게 문제 제기를 한 부분이 바로 이 항목입니다. 과도한 맞춤법의 오류, 비속어 사용, 이모티콘의 남발(또는 외계어 사용)등에 대해서는 1 항에 대한 오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또 반복하지만 본 학과는 소설가나 시인을 뽑는 학과가 아닙니다. 희곡도 문학의 장르가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하지만 맞습니다. 희곡도 엄연한 문학의 장르입니다. 그러나 영화 씨나리오나 방송 스크립트는 아직까지는 문학의 장르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연극이든 영화든 방송 드라마든 드라마는 최종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될 때 글이 아니라 배우의 입을 통한 '말'로 전달됩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이모티콘은 사용할 수 없으며 배우의 연기로 대체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드라마로 볼 때 이모티콘은 드라마의 'sub-text'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드라마에서 말은 문어가 아니라 구어이며 그것도 살아있는 언어라야 합니다. 극의 상황, 시대배경, 인물의 심리와 성격 그리고 신분과 교육정도와 환경에 따라서는 방언, 비속어, 욕설도 얼마든지 허용될 수 있으며 또 마땅히 그래야만 하고 때로는 한숨, 탄식, 신음, 하품, 비명등 비언어적(non-verbal) 표현도 언어 못지 않은 중요성을 지닙니다. 이 같은 경향은 현대 드라마로 올수록 심화되어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베켓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전체가 말장난 같은 대사들로 쓰였으며 그는 말이 아닌 침묵을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애용했습니다. 
    물론 베켓트는 50년대 작가임으로 이모티콘은 쓰지 않았으나 일반인에게도 영화배우로 더러 알려진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인 샘 셰파드는 비어, 속어는 물론 록 음악의 가사(그 언어 파괴가 어떤 정도인지 아시죠?)를 연상케 하는 해독 불가능한 어휘들과 부호들까지 하위문화(sub-culture)에서 차용한 이디엄들로 가득 찬 희곡들을 꾸준히 발표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국어파괴자로 매도하는 얘기는 듣지 못했으며 또 이들이 결코 예외적인 작가들도 아닙니다. 감히 이들을 윤세양과 수평적으로 비교할 뜻은 추호도 없으나 비평계의 주목을 모은 기성작가도 아닌 하잘 것 없는 어린애의 소설이 좀 팔렸다고 해서 국어파괴범으로까지 매도하는 것은 지나친 호들갑이 아닌가 싶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더구나 윤세양은 완성된 작가로서가 아니라 이제부터 수업을 받기 위하여 대학 진학을 하고자 하는 학생에 불과합니다. 대학을 아무리 믿지 못한다 하더라도 만약 윤세양에게 소질이 엿보인다면 4년 동안의 학업을 통하여 그가 지닌 장점들이(만약 있다면) 더욱 발전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의 단점들(너무 많나요?)은 어느 만큼 고쳐질 수도 있다는 기대는 전혀 할 수 없는 것인가요? 그럴 수만 있다면 윤세양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에게서 나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의 정서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윤세양을 벌판에 내버려서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악덕 흥행업자들의 손에 맡기기보다 대학에 보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3. 소설의 부도덕성에 대하여: 
    이 부분은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물론 윤세양이 아직 청소년이고 그의 독자층도 예민한 청소년층이기 때문에 걱정하는 마음들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소설을 말하고 문학을 말하고 예술을 말하면서 부도덕성을 문제 삼을 만큼 윤세양의 소설이 패륜적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한편에서는 많은 이들이 그의 소설을 치기난만한 순정소설이라고 오히려 얕잡아 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어른도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부도덕하다고 말한다면 과연 지금 우리 사회의 의식 수준은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요? 
    본인이 읽은 "그놈은 멋있었다"의 주인공 예원이와 지성이는 겉보기에는 시쳇말로 '발랑 까졌는지'는 몰라도 평범하달 정도로 순진한 인물들로 보였습니다. 결손 가정과 에이즈를 일부 소재로 다루었다는 정도만 가지고도 소설의 도덕성을 운위한다는 것은 한참 시대착오적이라고 볼밖에 없습니다. 이 소설의 부도덕성을 걱정하는 시간에 진정 애들을 위한다면 인터넷 상에 흔하게 나도는 음란물을 청소하는 대책을 강구하는 데 관심을 쏟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믿습니다. 

    4. 일반 수험생들은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수능을 치르고 입학하는데 윤세양은 어줍잖은 소설 몇 편을 써서 입학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 아니냐? 
    5. 윤세양 정도의 재간을 가진 청소년들은 부지기수인데 그들도 다 합격시켜 주어야 하지 않느냐? 
    위 두 개 항목들은 묶어서 설명하겠습니다. 이는 모두 현행 수시모집 제도와 관련된 문제들입니다. 한편에서는 입시 제도를 다양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가 하면 반대편에서는 입시의 불공평성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누구는 죽을 힘을 다 해 수능을 치르고 대학에 응시하는데 누구는 수능도 치르지 않고 알량한 특기 하나 가지고 입학을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법 합니다. 
    이를 윤세양의 문제와 연관시킨다면 두가지 결론이 나옵니다. 첫째, 수시 모집 제도 자체를 반대한다면 이는 윤세양의 경우와 직결되지 않습니다. 곧 윤세양이 아무리 특출난 재능을 가졌어도 수능 없이 입학한다는 것은 안 된다는 주장이니까요. 둘째, 수시 모집 제도는 찬성하지만 윤세양은 입학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한다면 수능을 통해 응시하려는 수험생이 윤세 양 탓을 할 수는 없습니다. 수능 공부하기 싫으면 자기도 특기를 개발해서 수시로 응시하면 될 일이지 특기를 지닌 남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둘째의 경우를 주장하는 이들은 윤세양이 지닌 특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인데 이에 대해서는 나머지 항목들에서 지금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윤세양에 대해서 비난하는 이들은 먼저 자기가 첫째와 둘째 사이에 어느 쪽을 주장하는지, 곧 수시 모집 제도를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부터 결심하고 논지를 펴야 할 것입니다. 수시 모집 제도도 반대하고 윤세양의 특기도 인정 못하겠다는 분들에게는 할 말이 없습니다. 
    본인은 우리 학과의 특성상 수시 모집 제도를 적극 찬성합니다. 비록 수능을 치를 수 없을 만큼 학력이 낮다고 해도 연기예술에 대한 남다른 소질이 있다면 대학 교육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학과는 정시 모집에서도 수능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습니다. 작년까지는 모집 정원(25명)의 10배수까지는 수능 성적순으로 추려서 실기 응시 자격을 부여했지만 올해부터는 지원자 전원에게 1단계 실기 시험을 보도록 했습니다. 수능 성적은 낮아도 수험생의 실기 능력도 보지 않고 탈락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과 5분 이내의 실기 테스트를 통해서 재능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낸다는 것은 결코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연극영화과 입시는 절반은 운에 달렸다고도 합니다. 다만 객관적으로 재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불만스러워도 지원 대학의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윤세양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학과의 주관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과 같은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맞으면서도 설명하기에 바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시 전형을 네티즌 투표로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윤세양 정도의 재능을 지닌 청소년들은 왠만한 사이트에 들어가도 널려 있는데 그럼 그들을 다 합격시킬 것이냐고 힐난하기도 합니다. 입시란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의해서 치루어집니다. 누구나 수시 지원 자격을 갖추어서 응시하면 동등한 전형의 기회를 줍니다. 윤세양의 경우 전국을 뒤져서 그를 찾아내어 응시토록 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성대에 지원을 한 것이며 다른 유사한 지원자들과 경쟁을 한 것도 아닙니다. 혹자는 신춘문예 당선자와 함께 뽑을 수 있느냐는 항의도 해 왔는데 그 학생은 다른 전공에서 전혀 다른 기준으로 다른 분들이 심사해서 합격한 경우입니다. 

    6. 일본 작품의 표절이 아니냐에 대하여: 
    윤세양의 전형 때에 안티 사이트도 있고 세간에 표절 의문도 있다는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 특히 표절 문제는 섯불리 제기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항간의 설을 근거로 내세워 불합격을 결정할 수도 없으며 그럴만한 시간이 있다 하더라도 전형위원이 원작을 입수하여 대조하고 표절 여부를 판정지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창작 행위에 있어서 표절 여부를 가리는 것은 사법적으로도 대단히 미묘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라도 표절 혐의가 입증되는 사법적 판결이 나온다면 윤세양에 대하여 민형사상 책임은 물론 합격 취소 조치도 당연히 따를 것입니다. 더구나 그의 소설이 출판과 영화화까지 되는 마당에 이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설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7. 드라마 작가로서의 소질 여부: 
    여기에 대하여는 지난번 1차 입장 표명시에도 밝혔으며 오늘의 설명 가운데도 더러 언급이 되었다고 믿으며 이 자리에서 본인이 더 주장을 편다고 해도 위에서도 말했듯이 잘못된 주관적인 견해에 불과하다는 핀잔만 듣기 십상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구구한 주장을 나열하기보다 윤세양과의 심층 면접과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우리 학과는 여전히 윤세양에게 드라마 작가로서의 소질이 있다는 최초의 판단에서 변함이 없다는 점만을 다시 밝히고자 합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의 드라마의 요소는 구성(plot), 인물(character), 주제(theme) 그리고 언어(diction 또는 language)의 네가지인데 윤세양의 소설에서 우선 스토리텔링의 능력, 곧 극적 흥미의 유발, 지속, 상승 그리고 반전등의 기교를 체득하고 있다고 보았으며 생동감 있고 입체적이며 개성적인 인물을 그릴 줄 아는 재능을 발견했고 주제의 면에서는 어린애답게 소박하고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작품 전체를 주제를 향해 응집시킬 줄 아는 능력이 있다고 보았고 마지막 언어에 있어서는 가장 비난받고 있지만 어쩌면 가장 칭찬해 줄 수도 있는 부분도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당돌하고 솔직하고 때로 재치 있고 톡톡 튀는 구어적 언어가 윤세양을 진지한 소설가로 대우하고 접근한다면 욕먹을 부분인지 몰라도 청소년을 상대로 한 대중적 드라마로 본다면 (이 정도의 재간은 널려 있는지 몰라도) 칭찬 받을 여지가 있다고 믿습니다. 적어도 대학에 진학하여 수업을 받을 자격은 있다고 봅니다. 
    글이 길어져서 안됐지만 끝으로 한마디만 덧붙이겠습니다. 윤세양의 수시 입학에 대한 네티즌들의 질타의 목소리는 성대뿐 아니라 다 이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나온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간혹 거칠고 단정적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과 일방통행식 억지 논리를 대하면 본말이 뒤집힌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윤세양을 비난만 하기에 앞서 비난할 수 있는 자격을 먼저 갖추어야 남을 설득할 수 있다는 말을 남기고자 합니다. 만약 강압이 아니라 진정 설득에 목적이 있다면 말입니다. 

    할줄알어?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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