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어서 글써봅니다..
30줄에 들어선 남자구요
여자친구랑은 한살차이 납니다
오랫동안 맘에 두고있던 여자였습니다
맘에만 담아두고 있다가 1년전쯤 연인으로 발전했네요
사귀기기 시작할때는 결혼하면 잘 맞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출발했네요
그래서 처음부터 우리는 결혼을 염두고 두고 만남을 가져보자고 이야기해서 만나게 됐구요
오랫동안 맘에 두고 있던 사람인만큼 처음에는 날아갈 것처럼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만남을 지속하다보니 마찰이 자꾸 생기더라구요
먼저 경제적인게 가장 크다고 볼수 있겠네요..
저희는 편도로만 약 4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커플입니다
장거리 커플 특성상 잦은 데이트가 불가능해서 주말에만 보고 있는데
거의 제가 여자친구를 보러가는 편입니다
제가 가는 건 아무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피곤하지만 이정도는 할만하다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문제는 돈이더라구요
차비도 차비지만, 그 지역에서 쓰이는 데이트비용을 거의 전액 제가 냅니다
여자친구가 아직 학생이긴 하지만 저도 박봉 월급쟁이인지라 부자가 아닌데 적어도 커피값 정도는 여자친구가 내주는게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말해봤다가 싸움만 생겼네요
제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길 원한답니다
몇번의 싸움끝에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이 문제는 제가 한수 접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갈때마다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지만.. 10년만에 이어진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았었나봐요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더라구요
사귀다 보면 선물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기념일이 아님에도 자꾸 요구를 하더라구요
원하는 품목도 굉장히 구체적입니다. 어떤 브랜드에 어떤 모델을 사달라는 식입니다
한번은 구체적으로 모델명을 지정하지 않고 귀걸이를 사달라고 한적이 있었는데,
제가 악세사리 브랜드를 잘모르다보니.. 지나가다 많이 보이는 브랜드에서 제딴엔 잘어울릴만한걸로 고르고 골라서 선물했습니다.
짠!하고 내밀었다가 욕만먹었습니다 애기들이나 하는 브랜드래요
이 사건이 있은 후로는 요구사항이 구체적으로 변하더라구요
제가 보기엔 여자친구는 명품류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가지고 있는 명품도 많구요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명품백을 요구하더라구요
가방이 그렇게 비싼줄 몰랐어요.. 제 한달월급쯤 되는거 보고 깜짝놀랐네요
처음엔 그냥 웃고 넘겼는데 계속 사달라는 요구에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이걸로 무척이나 싸웠습니다
결국 안사주는걸로 마무리 되었습니다만, 몇달이지난 아직까지도 이건 뭔가 싶습니다
가방말고 다른 것들은 많이 사줬네요..
시계, 핸드폰(요금까지), 카드지갑(명품), 화장품 등등..
특히 소모품인 화장품은 떨어질때마다..쩝..
여자친구 집에도 명절이다 어버이날이다 해서 이것저것 보냈구요
저도 스킨로션, 향수, 목도리, 바지 받았네요.. 물론 저는 요구한적 없습니다..
사실 저는 물욕이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 정신적 교감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저는 선물이라는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해야된다고 생각하는데..
여자친구는 아닌가봐요
받고싶은걸 받는게 선물이라고 생각한대요 그리고 그걸 통해서 사랑을 확인하고 싶대요
저는 사소한거 하나하나 감동거리를 찾고 사랑을 느끼려 하는데.. 여자친구는 아닌가 봅니다
저는 우리 결혼을 위해서 돈을 아끼자고 말하는데..
여자친구는 돈은 쓰기위해 있는거라 말하네요
사실 좀 두렵습니다
여자친구가 외국에 어학연수가서 얼굴 못 본지 세달가량 되다보니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더라구요
제가 좀 결혼을 일찍해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이 예전부터 꿈이어서..
내년 상반기 결혼을 염두에 두고 만남을 지속해오고 있지만,
결혼을 하더라도 과연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요새 자꾸듭니다
어학연수 같은 경우에도.. 아직 학생(그 지역 대학교 다닙니다)이고 장거리 커플이다보니..
결혼하더라도 주말부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일찍 졸업하길 바랬는데..
꼭 가고 싶다며 훌쩍 가버리더라구요..
얼마전에는 저보고 꿈이 뭐냐고 묻기에..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는게 최대 목표고 꿈이라고 대답했더니..
자긴 현모양처가 꿈이 아니래요..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살꺼고.. 하기싫은 건 못참겠대요..
어떻게 사람이 하고싶은거 다하고 사냐고 물어볼래다가.. 또 싸움날것 같아서 그만뒀습니다
석달넘게 얼굴을 못보니 주말에 심심해서 요리를 취미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하다보니 재밌긴하더라구요..
요리 하나하나 할때마다 사진으로 남겨서 여자친구에게 보내줬습니다
맛없게 보여도 말이라도 칭찬 받길 원해서 한 행동인데..
반응은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받듯이.. 평가를 받게 되더라구요.. 기분이 참..
저는 여자친구한테 바라는게 별로 없습니다..
그냥 잘 살고 있는지 사진이라도 가끔 보내줬으면 했는데..
외국가서 얼마 안지나서 처음에 딱 한장 받아봤네요 그것도 조르고 졸라서..
이번주말에도 졸라서 한장 받기로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사는게 바빠서 까먹은 거겠지요..
제 여자친구.. 아직 사랑하지만 결혼하기가 무섭습니다
고민스럽습니다
내 여자친구지만 너무 이기적인거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백번 양보하고 결혼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분명히 어긋날거란 생각이 요즘 부쩍듭니다..
이런글을 제가 쓰고 있는 걸보니 저도 맘이 식어가고 있나봅니다.. 슬프네요..
사고싶은거 다 사야되고, 가지고 싶은거 다 가져야되고, 하고싶은거 다 해야되는 여자..
10년만에 이어진 사랑을 다시 놓자니 두렵습니다..
잠이 안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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