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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2013년으로 어언 서른살을 향해 달려가는 27살 파릇파릇한 청년입니다.
취업할 때도 되었고, 스펙은 쌓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뭘 할까 요즘 고민하다가 봉사활동을 나가보기로 하였습니다.
학교 카페나 인터넷 게시판을 뒤지다가 가까운 복지관에서 초등학생들 공부를 도와줄 사람을 찾는 공고가 있길래
지원을 해서 아이들 공부를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봉사내용은 간단합니다. 한 열댓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학습지 비스무리한 책에서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게 있으면
가서 도와주는 것입니다. 직접 선생님처럼 수업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다지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지원했습니다.
초등학생이라고 해봤자 불량한 중고딩들만큼 무섭지도 않고 귀여운 아이들이 있을 거라고 만만하게 여겼죠.
큰 오산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악마입니다. 만약 악마가 사람의 형상을 한다면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참다가, 한 초등학생이 올림, 반올림, 버림을 모른다고 나보고 좀 도와주라는 담당선생님 지시에
그 아이에게 내용을 가르쳐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으레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가 그렇듯이, 영 집중을 하지 않더군요. 가르치는 말을 흘려듣거나, 무시하거나,
그냥 쓰러져서 귀찮다는 태도를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야, 집중좀 제대로 해봐라." 라고 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대네..."
뭐? 시발!? 나대? 지금 그게 선생님한테 할 소리야?
ㅁ나ㅣㅓㄱㄹ먀ㅐㅈ러먀ㅐ;넒냐ㅐ;럼니ㅏㅇ럼나ㅣ;ㅇ럼;ㄷ제랴ㅐㅈ럼ㄻ자런아ㅣ러나ㅣ;
크아아아아아악! 야이 XX하고 XXX할 XXX야!!!!!!!!!!!!!!!!!!!!
진짜 순간 이성이 틱하고 끊어지면서, 한바터면 그대로 꼬마 얼굴에 죽빵을 날릴 뻔했습니다.
진짜 필사적으로 '난 26살이고, 상대는 4학년 초딩이다'라고 생각하며 주먹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 아이가 말하는걸 듣고 놀라서 아이에게 훈계를 했는데,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주먹이 날아갈뻔했습니다....
왠지 그 사건 후로는, 인터넷 등에서 초딩들의 귀여움을 어필하는 글이나 자료가 올라와도 영 감흥이 안생겨요...
진짜 아이 싫어하는 사람들이 왜 아이를 싫어하는지 알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진짜 초등학교때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존경심이 저절로 피어나더군요.
혹시나 다른 분들께서도 봉사활동을 하시려거든 초딩들이랑 같이 어울려야 하는 일은 비추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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