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살 차이의 든든한 남편을 만나 올해 4월 친구들과 또래 언니들 제치고 제일 먼저 유부녀의 생활에 들어온 유부징어에요.
친정엄마는
"이 뇬아 조금만 더 있다 해 뭘 그렇게 서둘러 니 나이가 제일 예쁘고 좋을 나인데 그냥 결혼 하지말고 혼자 살아"
라고 이른 결혼을 반대하셨지만 남자가 없던 친정집에 든든한 아들이 되어주기로 약속하고는 진짜 가족이 되었어요.
결혼 하고 아직은 행복한게 더 많은 1년도 안된 신혼 부부지만 확실히 결혼하고 나니 바뀌는게 많긴 하더라고요.
옷 사입는거, 화장품 사는거, 나에게 투자하는게 인생 제일 큰 기쁨 이었던 아가씨 생활과는 다르게 그래도 가계를 책임져야 하니 씀씀이가 많이 바뀌더라고요.
이거 하나 살 돈이면 우리 남편 맛있는거 사줘야지 하면서 뭐 하나 사려고 해도 두번 세번 생각하고 꼭 필요한거 아니니깐 안 사게 되고요 ^^
벌이가 부족한 건 아니지만 내년에 남편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해서 열심히 자금 모아주는 중이거든요.
그러던 2일 전에 아침에 출근 준비하고 먼저 나가는 남편이 안나가길래 "오늘 늦게가도 돼?"
그러니 혼자 안절부잘 못하던 남편
저보고 " 빨리 출근 먼저해" 그래서 준비하고 있는데
누가 띵동 하길래 차 빼달라고 하나 보네 하고 나가러는데 옷 방에 들어가 있으라길래
"나 화장해야해 ㅜㅠ" 하니깐 파우치 던져주며 여기서 하고 있어! 하길래 준비하고 있는데 밖에선 우당탕탕 난리가 났더라고요
불안한 기운이 슬슬 드는데 한 10분 후 나타나더니 눈 가리고 안방으로 가는 남편..
그리고 짠 하고 메리크리스마스! 하며
이걸 똭 !!!!!
그 전부터 쇼파에 앉아서 화장하는 제가 안쓰러웠다며 준비했데요. (근데 나 화장대 있어도 화장 쪼그려서 하는데.. 그게 편해서 그렇게 하는건데..ㅋㅋ)
근데 저도 아줌마가 다 되었는지 이게 얼마지 하는 생각부터 들더라구요.
남편은 내심 준비하느라 고생했을텐데 기쁜 표정보다는 "이런거 괜찮은데.. 얼마 주고 샀어?"가 먼저 나오니 남편이 서운했나봐요.
바로 출근하고는 카톡도 단답으로 하길래
그게 속마음이 아닌데..
나도 꾸미는거 좋아하고 이런거 좋아하는데 하는 생각에 미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하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후딱 집에 퇴근해서 화장대 정리해서 짠~ 여보 덕분에 이제 너무 편할 것 같아 너무 좋아 고마워 하니 남편도 웃네요. 남편은 이 정도 못할 거 아닌데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ㅎㅎ
그래서 저는 오늘부터 화장대에서 화장해요~ ㅋㅋㅋㅋ
처녀 때 모아온 화장품 넣어놓고 버릴게 더 많더라고요.
미련없이 버리고 오늘부터 같이 갈 녀석들이에요
기초는 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써서 여긴 그냥 색조 전용으로만 쓰려고요 ㅎㅎ
남편 덕분에 아마 오늘부턴 더 행복한 날들이 될 것 같아요.
글이 넘 길어서 죄송해요 그냥 대리만족 하고 살았던 뷰게에 놀러와서 넋두리 하고 가요^^
모두 좋은 지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