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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찬님의 글입니다.
[1] 시체
저위에 무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데서나 죽어도 결국 가게 될텐데 하필 무덤에서 죽냐. -_-;
무덤 옆에 보니 신고자로 보이는 아저씨가 서 있었다.
부소장 : 신고하신 분인가요?
아저씨 : 예..
무덤옆을 봤더니 할머니가 오른쪽으로 웅크리고 마치 잠이든 듯이 죽어 있었다.
신고한 아저씨 눈이 젖어 있는걸 본 부소장님.
부소장 : 어머니신가 보군요.
아저씨 : 예....................크흐흑....T_T
부소장님이 사진을 찍는동안 나는 시체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 시체는 경찰학교에서
보던것과는 달리 끔찍하지도, 처참하지도, 무시무시하지도 않았다.
마치 잠들어있는 사람처럼 우리가 떠드는 소리를 듣고 금방이라도 일어날것처럼
할머니는 그렇게 누워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이유야 어쨌든간에 시체가 아닌가.
주변에는 할머니가 섞어서 마셨다는 소주병과 농약병이 뒹굴고 있었다.
리앨 : 부소장님. 저승사자가 오고 있습니다.
부소장 : 응...나도 봤어.
병원 영안실에서 응급차가 도착했다. 우리들은 그들을 저승사자라고 불렀다.
옮겨도 좋다는 부소장님의 말에 덩치좋은 저승사자 2명이 할머니 얼굴이 하늘을
향하도록 바로 눕히자 나는 할머니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할머니 얼굴이 뚫어졌냐구? -_-
할머니 : 끄윽..
리앨 : 힉.....+_+
할머니 : 콸콸콸콸..........
할머니 입에서 액체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주가 역류하여 흐르는것이었다.
식사하시며 이글을 읽는분들 죄송..-_-
시골사람들이 자살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중 하나가 바로 농약을 마셔버리는거다.
농약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살충제와 제초제가 바로 그것이다.
살충제는 단순한 유기성분이라 그에 반하는 해독제가 있어 처음 마셨을때는 곧
죽을것처럼 보여도 병원가서 위세척을 하고 해독제를 복용하면 거의 다 살아난다.
하지만 제초제는 여러 가지 복합성분이라 그에 반하는 해독제가 없고 마시고 나서
바로 위세척을 한다고 해도 이미 흡수되어 천천히 장기들을 차례로 파괴시키기 때문에
위세척후 겉보기에는 멀쩡해보여도 결국 며칠 지나고 나면 죽고 만다.
괜시리 자신이 정말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란걸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농약을
마시더라도 제초제만큼은 피하시길..-_-
[2] 도로연수.
고참 : 리순경 순찰차 운전 좀 해
리앨 : 어? 면허따고나서 운전을 한번도 안해봤는데요?
고참 : 그럴줄 알았어. 내가 갈켜줄테니 운전대 잡아봐.
이리하야 순찰차를 타고 도로연수를 하게 되었는데...
고참 : 자........시동걸고......옳지. 1단 넣고 전진....잘하네 뭐..
리앨 : 오호.......잼있다.
고참 : 기아 2단 바로 넣고.......자 이제 도로로 나가봐.
순찰차가 2차선 도로로 나갔다. 이것이 바로 고참의 실수였다.
고참 : 자 저기 사거리에서 좌회전 해.
리앨 : 예.
빨간불이 켜져 있었지만 비보호 좌회전이었기 때문에 깜빡이를 넣고 좌측으로
핸들을 꺽는데 고참이 소리를 빽 지른다.
고참 : 우왁........뭐하는거야? 신호위반 하지마..
리앨 : 에이......비보호잖아요. ^_^
고참 : 너 면허 어디서 땄지? -_-
알고보니 비보호 좌회전은 녹색불일때만 좌회전 할수있는거였다.
의외로 수많은 운전자들이 이걸 모르고 있다.
리앨 : 음..... 아! 녹색이 켜졌다.
그러면서 좌회전을 하는데 맞은편 차량이 전진하다가 놀래서 끼이익..급정거를 했다.
고참 : 야 임마! 뭐하는거얏? -_-+
리앨 : 글쎄말에요. 저 자식 뭐하는거야? -_-+
고참 : 너 말야 임마. -_-
리앨 : 왜요? -_-
고참 : 녹색이라도 비보호니깐 좌회전하다가 사고나면 네 책임이야.
리앨 : 그런가? -_-
고참 : 리순경 정말 이론부터 다시........으악....차....차....옆에 차 있어.....으아
오른쪽에 차가 있는줄도 모르고 끼어들기를 한 것이다.
리앨 : 어? 백미러로 볼때는 분명히 없었는데?
고참 : 잘 안보이는 사각지대가 있잖아. 정신 차려.
리앨 : 아! 방금 그 지역이 사각지대였구나?
고참 : -_-;
고참은 점점 긴장하기 시작했다.
고참 : 자. 이제 그만 파출소로 돌아가자구..
파출소로 돌아오는길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유턴지역이 아닌곳에서의 유턴하기, 우회전하는데 신호대기 하기등 구사일생으로
파출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순찰차는 하루 400∼500km정도를 뛰고 여러사람이 모는데다가 초보들의 운전연습용
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수명이 일반차에 비해 매우 짧다. 금방 고물이 되고 만다.
고참 : 헉헉.......오늘 십년 감수했다.
리앨 : 근데 운전하면 성질 다 배린다더니 그렇지만도 않은거 같아요.
고참 : 뭔소리여?
리앨 : 운전하시는분들이 얼마나 성격들이 좋으신지 사고날뻔해도 욕하는사람
하나 없고 얼굴 붉히는 사람 하나 없고 모두들 양보해주시고......햐
고참 : 리순경..-_-
리앨 : 예..
고참 : 비번날 리순경 차몰고 그렇게 운전한번 해봐. 아마 다음날 출근못할걸. -_-
어쨌거나......지금은 순찰차로 열심히 운전연습을 한결과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었다. ^_^
[3] 경찰의 비번.
밤을 새워 근무하고 아침 9시가 되자 새로 출근한 직원들과 함께 아침 조회를 했다.
조회를 하고 나니 이미 10시. 졸려서 미칠 지경이다.
퇴근하려는데 핸드폰이 와서 받아봤더니 서울에서 직장다니는 친구다.
리앨 : 어? 해일이? 응.......그래 나 경찰됐어. 하하.. 계급? 순경이지 뭐.
뭐임마? 너는 회사들어갈 때 말단부터 시작했지 대리부터 시작했냐? -_-+
응...그래 오늘 비번이야. 그래 좀있다 서울서 보자.
그러고 전화를 끊는데 고참이 씨익.. 웃는다.
고참 : 오늘 서울 못갈걸
리앨 : 아니 왜요?
고참 : 오늘 경찰서장님 바뀌어서 우리 파출소 초도순시오시는날이잖아.
하루종일 청소하고 대기해야해.
리앨 : 음........하는수없죠 뭐. 모레 만나야겠군.
고참 : 모레는 사격훈련이 있지. 저기 군부대 사격장까지 가서 사격해야해
리앨 : 이런......젠장. 그럼 4일뒤에 가야겠군.
고참 : 4일뒤에는 오전에 직장훈련과 오후에 체육대회가 있지.
리앨 : 이익....그런건 빠지면 안되나요?
고참 : 신참이 벌써부터 그런데 빠지면............빠졌다는 말들어. -_-
리앨 : 친구 만나는데 6일이나 기다려야 하다니....젠장
고참 : 6일뒤에는 새벽에 비상응소훈련이 있을거같고, 아마 넌 다른 경찰서가서
전산교육도 받으러 가야할걸. 전산시험도 치러야 하고...
리앨 : 아니, 그럼 앞으로 8일후에나 쉬는날이 돌아온단 말인가요?
고참 : 8일뒤에는 데모 진압훈련이 있어. 오전,오후 다 하는거라 무지 짜증날걸.
리앨 : 끄으으으윽...............10일뒤에는 쉴수 있는건가요? -_-;;;;
고참 : 10일뒤면 토요일이지? 퇴근해서 오전에는 교통질서 지키기 가두 캠페인을
해야하고, 응급구조에 관한 교육도 받을지 몰라.
리앨 : 오오.........이것이 정녕 현실이란 말인가? 12일뒤에는 뭐가 있죠? T_T
고참 : 12일 후에는 추석 일주일전이군. 은행 비상 근무에 들어갈꺼야.
비번날 모두 나와서 은행 문 열때부터 닫을때까지 근무를 하지.
약 2주정도는 비번을 못찾아 먹을껄.
리앨 : 그럼 한달뒤에나 쉴수 있단 말인가요? 크흐흑.........T_T
고참 : 한달뒤면..........기소중지자 검거 기간이야. 가장 힘든때라고 할수있지.
리앨 : 포기했습니다. -_- 미리 다 말해줘요. 또 뭐뭐가 있죠?
고참 : 있긴 뭐가 있어? 경찰이 시도때도 없이 일만 하는줄 알어? 그게 다야.
리앨 : ;;;;;;;;;;;-_-;;;;;;;;;;;;;;
경찰이 쉬는날에도 일을 해야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과연 이정도였단 말인가?
이건 너무 하지 않은가? 비번날 일한다고 돈이 더 나오는것도 아니고..
고참 : 그래서 경찰들은 나이보다 더 늙어보이고 수명이 짧다는 얘기가 있지.
건국이래 사망한 군인보다도 사망한 경찰이 더 많은거 알어?
전쟁나면 제 1순위로 죽임을 당하는게 바로 우리 경찰이지.
리앨 : 돈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정말 너무하네요. 이러니 어느 여자가 경찰에게
시집오려고 하겠어요?
고참 :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진거야. 옛날엔 5일에 한번 쉬는날이 돌아오는데
그날마저 무슨일 생기면 열흘에 한번 쉴까말까였어.
리앨 : 우린 무늬만 공무원이군요. -_-
이러면 경찰은 언제 쉬고, 언제 연애하며, 언제 볼일들을 보죠?
고참 : 근무중에......-_-
[4] 여고생 모델 지망생
근무나갔던 고참이 파출소로 들어오더니 밖을 향해서 외쳤다.
고참 : 아, 빨리 안들어와? -_-+
무슨일인가 싶어 문쪽을 쳐다봤더니 한 여고생이 삐쭉..문을 열고 들어온다.
리앨 : 뭡니까?
고참 : 아 저녀석이 나에게 와서는 서울가야하는데 차비를 빌려달란거야.
무슨잡지 표지모델 사진을 찍으러 가야 한다나?
여고생 : 정말이란 말에요.
고참 : 정말인지 아닌지 집에 전화해서 물어볼테니 전화번호를 대라구.
여고생 : 싫어요. 빌려주기 싫으면 그만이지 집에 전화를 왜 해요?
고참은 그 여고생이 가출을 한 것이 아닌가 싶어 집에 사실여부를 확인하려 한거고
그 여고생은 어머니 몰래 모델생활을 하던터라 울상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고참 : 당장 대지 못해? -_-+
여고생 : 아버지 알면 안된단 말에요. 엉엉...........엉엉....
급기야 울기 시작하는 여고생..
리앨 : 너 정말 모델이니?
여고생 : 엉엉......진짜란 말에요.. 저번에는 '이야기속으로'에도 출연했단 말에요.
리앨 : 옹? 내가 그 프로를 한편도 안빠지고 다 봤는데 언제 나왔단말야?
여고생 : '사랑의 쪽지'편에 나왔어요.. 엉엉..
리앨 : 어? 사랑의 쪽지도 봤는데 ........무슨 역할로 나왔었는데?
여고생 : 엉엉............귀신요............엉엉..
리앨 : 우웅...-_-;
평소에 아무일없을때는 경찰을 좋게 보지도 않고 매일 욕만 하던 시민들도
어려운일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게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경찰이 아니라면 생판 처음 보는 사람에게 누가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겠는가?
지갑에서 3만원을 꺼내서 여고생에게 주자 고참들이 놀란다.
고참 : 아...아니 뭘 믿고 돈을 빌려주는거야?
리앨 : 설마 귀신이 거짓말 하겠어요? -_-
여고생 : 고마워요 아저씨......^_^
리앨 : 고맙긴.. 나도 한가지 부탁이 있어.
여고생 : 뭔데요?
리앨 : 나중에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날 찾아줘. -_-
후에 여성잡지 CECI 표지모델로 나왔다는 그녀..
어서 어서 대성하여 나를 찾아줘야 할텐데...^_^;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