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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빠진 술집에서, 한 장의 사진을 손에 든 채 상사는 입을 열었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나는 산에 자주 오른다네. 사진을 찍으러 말이야. 대학에 다닐 때부터 산에 올랐기 때문에 기술에는 자신이 있었어.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5년 정도 전일까? 너무 멋진 경치에 푹 빠져 사진을 찍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 굴러 떨어지고 말았지.]
[큰일 날 뻔 하셨군요.]
[음. 그래도 다행히 뿌리가 튀어나온 곳에 카메라가 걸려서, 겨우 떨어지지 않았어. 하지만 무척 위험한 상황이었지. 1m만 더 내려가도 그대로 낭떠러지였으니. 어떻게든 몸은 걸치고 있었지만,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어.]
나는 술 한 모금을 넘기며 상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그 때, 위에서 갑자기 로프가 내려오기 시작했어. 나는 카메라를 목에다 걸고 그 로프를 잡은 채 열심히 올랐지. 안전한 곳까지 와서 한숨 돌렸지만 아무도 없더라구.]
[그럼 그 로프는 누가...?]
[나도 모르겠어. 소리를 질러도 대답은 없었으니...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 날은 그대로 산에서 내려왔다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사진을 현상해 봤더니, 찍은 적 없는 사진이 한 장 끼어 있는 게 아닌가.]
[무슨 사진입니까?]
상사는 손에 들고 있던 사진을 내게 건네 주었다.
벼랑에 걸려 있을 때 우연히 찍힌 사진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사진의 한가운데에는, 벼랑 위에서 내려보고 있는 한 남자의 얼굴이 찍혀 있었다.
[나는 말이지, 이 사람에게 답례를 하고 싶어서 혹시라도 만나게 될까봐 언제나 이 사진을 가지고 다니고 있어. 그렇지만... 너, 알겠냐?]
사진 속 남자의 얼굴은 주름 투성이였지만, 상사의 얼굴을 꼭 닮아 있었다.
[날이 갈수록 내 얼굴이 그 사진 속 남자의 얼굴과 닮아가고 있어...]
상사는 그것이 너무나 고민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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