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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348255
    작성자 : 영좋지못한곳
    추천 : 27
    조회수 : 917
    IP : 126.70.***.112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2/12/31 14:12:2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348255 모바일
    손목녀 썰 하나 풀어봄 2.txt
    전 이야기 이어서 써내려가겠습니다.

    음슴체만 쓰면 지루하니깐 10줄 정도만 소설체로 한번 달려보겠습니다ㅋㅋㅋ


    "응. 좋아."
    손목녀는 한 번의 수줍음없이 그렇게 내뱉었다.
    그녀의 숨김없이 솔직한 모습, 이게 바로 그녀의 매력이다.
    그 가식없는 목소리는 내 마음을 쿡쿡 찌른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갛게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보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본다.
    "아무리 좋아도 이건 내 손목이니까."
    떨림을 주체하지 못하는 마음이 의미없는 아무 말을, 아무렇게 뱉어내버린다.
    마음이 정말로 원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건 이미 표정과 행동에서 드러나 있다 .
    "알았어. 손목 잡는 게 싫은거야?"
    그녀는 잡았던 내 손목을 틱 놓으며 말한다.
    아쉬워하는 손목이 축 늘어져버린다.



    다시 음슴체로 돌아와서ㅋ



    사실 그 이후로 그녀랑 잘 되기만 한 건 아님
    좋은 일만 있으란 법은 없는 거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거임
    그 내리막은 바로 수능 끝나고 찾아왔음
    사실 수능 전날 오랜만에 농구부 부장 형 그러니까 손목녀 오빠한테
    전화가 옴
    난 언제나 그렇듯 부장형이 시시한 이야기나 할 거라고 생각했음
    처음은 내일 수능 잘 보라고 격려를 했음
    자기처럼 공부안해서 원하는 대학 못가는 불상사없게 잘 하라고
    하지만 그 뒷 이야기가 문제였음
    "그건 그렇고 손목녀 하곤 좀 어때?"
    "...뭐가 좀 어때란 말이죠?"
    선배한테 약간 싸가지 없게 보일 수도 있지만 꼭 저렇게 말한 건 아님
    저런 뉘앙스였다는 거지. 이미 4년 전 일이므로 기억이 가물가물;
    "너 설마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니지?"
    곶아가 아니여서야 눈치채지 못할 남자는 없다고 생각했음
    근데 솔직히 그 때의 난 1년만에 미술대학 들어간다는 자신과 주위의 압박감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음
    부모님, 사촌, 할아버지 할머니 , 선생님 , 옆 집 아주머니까지
    이미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음

    솔까말 자랑은 아니지만 당시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전국구 특성화고였으니까
    원하던 대학 못 간, 놀러만 다녔다고 전해지는 그 부장형도 수능 평균3등급 컷이었음

    그렇게 여려 겹 압박이 쌓여았는 나에게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게 부담이였음
    그래서 몇개월간 손목녀와 늘 단 둘이였는데도 더이상의 진전이 없었음
    그건 내가 가진 압박때문에 앞으로 못 나아가는 것도 있었지만 
    한편 나 자신 또한 이 이상의 앞은 보고 싶어 하지 않아했음
    그래서 부장형이 직접 말을 꺼낸 거임
    원래 그 전까지는 절대 never 나한테 자기 동생이야긴 일절 한 적이 없음
    그런 부장형이 일부러 나에게 그런 말을 꺼낸 걸 생각하니
    내 어깨엔 또 다른 짐이 얹혀진다고,
    그렇게 안좋은 쪽으로만 생각했음
    "알아서 할게요"
    솔까말 이런 뉘앙스였다는 거고
    실제 대답한 말은 250배이상, 겁나 싸가지없게 말했음
    역설적이게도 부장형은 그런 나에게도 "그래 알았다 너 편할 때로 해"라며
    화났을 텐데도 표 한 번 안내고 전화를 끝냈음
    그리고 난 수능 전 날 그림그린다고 밀려둔 수능공부를 하느라 새벽2시까지 못 잤음
    그 상태로 수능을 봄
    그리고 수능 당일
    운좋게도 공부가 제대로 안 된 부분은 거의 안 나왔음
    가채점해보니 그럭저럭 노리고 있던 대학은 노려볼만 함
    하지만 예술계는 문과 이과랑은 달라서 수능이 다가 아님
    (물론 요즘은 문과 이과도 논술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실기의 중요성이 수능의 2배 이상임
    그래서 가채점 끝나고 바로 학원으로 감

    그래도 강사쌤은 수능 하나라도 끝나서 다행이라고
    나머지는 이제 그림만 집중하면 된다고 했음
    아마 손목녀도 그렇게 생각했나봄
    그녀도 내가 가진 압박감아 조금은 줄어들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임
    그래서 결국
    수능 친 날 학원 수업이 끝나고 단 둘이 남았을 때
    손목녀가 평소 솔직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없이
    우물쭈물 거리면서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함
    평소와 다르게 어정쩡 말까지 다듬던 그녀
    10분 정도를 포를 뜨다가
    결국 그녀는 나에게
    "나랑 사귀어주지 않을래?"
    고백했음
    그 말을 들었을 땐 나에겐 여러 감정이 섞여있었음
    그 감정들 중 대표적인 건
    와 내가 아닌 여자애부터 고백하다니 나란 놈
    진짜 실망이다 라는 마음과 수능이 끝난 뒤 압박이
    적어질 거란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난 더 압박받고 있었음
    왜냐
    그림이 정말 ...도저히 눈꼽만큼도 좋이질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음
    그래서 결국 난 거절했음
    손목녀는 내가 받아들일 거라고, 기뻐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 지 고백 후에는 뭔가 해냈다는 안도의 미소를
    짓고 있었음
    난 그걸 산산히 부순거임
    손목녀는 말도 하지 않았음
    그 자리에서 눈물 뚝 떨어지더니
    핸드폰이랑 가방이랑 그림도구들 챙겨서
    바로 나가버림
    .
    .
    .
    .
    .
    .
    .
    다음 이야기는 나중으로 이어집니다
    To be continued

    p.s.쓰고나니 최악이네요 나란 남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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