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난 어렸을때부터 무척이나 눈물이 많았다.
부모님이 어렸을적 나를 그냥 잠시 내려놓기만 하면, 바로 울음이 터져 주위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지금도 나를 무척이나 아끼시지만, 나는 그저 애처럼 대한다고 생각하여 싫어하였다.
내 위에 2살 차인 형이 있다. 어렸을적 부터 심하게 다투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느날은 형이 커터칼로 내 등을 긋어버렸다. 그떄 상처를 치료 했어야했는데,
둘 모두 혼날까봐 그것을 숨키고 혼자서 끙끙 앓았다. 그랬더니 등에 아직도 흉터가 남았다.
어렸을때, 집이 좁아서 항상 같은방에서 같은 이불을 덮고 잤는데, 이불속에서 각종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하루는 형과 함께 우주를 정복하러가고, 하루는 정글을 헤쳐가는등 이불속은 우리의 세상이자 낙서장이였다.
그렇게 나는 아무리 있어도 성인이 절대 되지 않을것 같았고,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초등학교가 6년이라는 기간에 비해 너무 빨리 지나갔었다. 나는 솔직히, 운동도 좋아하지 않고,
애들하고 말섞는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앉아서 공상을 펼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친구를 사귀기 굉장히 어려워하였고, 선생님들은 나를 멍청이로 취급하고, 말도 안들으며,
애들에게도 자주 시비를 붙이는 문제아로만 생각하였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초등학교가 지나갔다.
중학생이 된다는게, 교복을 입는다는게, 드디어 입시라는 기본 단계에 들어간다는게 낯설었다.
처음 교복을 입던날, 기분이 남달랐다. 다른 세계가 펼쳐질줄 알았다.
그리고 처음 가서 반배치를 받고, 교과서를 받아와서 읽어보면서 흥분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애들과 말을 섞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나는 왜 나를 싫어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정말, 나는 중학교때 기억이 없다. 중학교떄 기억이라고는, 항상 읽었던 삼국지 책과, 중2 여름방학때,
가족끼리 갔던 제주도만 기억이 남는다. 지금도 중학교 친구는 아무도 모른다.
중3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나도 곧 고등학교를 가야할 나이가 오자, 갑자기 신체변화가 급격하여졌다.
중2 말쯤에 나는 키가 매우 작았다(158).
그런데 고등학교 입학 하고 신체검사를 하는날, 내 키는 180 즈음이였다.
키도 크고, 항상 표정도 무표정이라, 애들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였다.
나는 애들과 친하게 지내고싶었고, 몇몇 애들도 그러고 싶어하였다.
그래서 나는, 애들이 하는걸 따라하였다.
그러자 나도 친구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고등학교때, 기숙사를 들어갔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기숙사를 총 관리하는 학생도 되었다.
그래서 후배들도 많이 알게 되고, 학생회 활동도 하고, 사적으로도 잘 만나고 그랬다.
그리고 그 지옥같은 고3. 그때는 생각하기 싫다. 내 인생의 낙은, 기숙사에서 주말에 PMP로 몰래 보는 영화
그뿐이였다. 괜히 하지도 않는 공부를 하겟다고, 친구들과 멀어져만 갔다.
그리고 수능날, 부모님의 응원을 받고, 수능을 치고, 수능 채점을 하며 눈물도 쏟고,
지금 한 대학을 자취하며 다니고 있다.
혼자 살다보니, 나는 몇몇 예전 친구들이 생각나지만, 그 친구들은 나를 모르것이다.
초등학교 부터 고등학교까지, 나는 지금 연락이 되는 친구가 없다.
단지 대학 동기들만, 가끔 술마시러 나오라 하고 같이 놀뿐이다.
과연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아무도 사귀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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