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롤을 까내리거나 비하하는 걸로 느낄 수 있는 발언이 있습니다. 롤을 정말 좋아해서 롤에 대한 공격적인 말을 참기 어려운 분은 그냥 뒤로가기 부탁드립니다. 궁서체 입니다.
왜 AOS류엔 다른 게임보다 더 욕이 난무하고 서로 감정이 잘 상할까요..
그건 심리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게임의 쾌락 매커니즘과 AOS의 장르적 특성입니다.
우리는 왜 게임에서 즐거움을 얻냐는 질문의 답인데요,
놀랍게도 게임에서 충족되는 욕망은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 이론에서 4~5단계의 욕구라고 합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되고싶은 무언가" 가 되는 욕망을 게임이 채워주는 것이 게임의 쾌락이라고 합니다. (도박이나 마블같은거 빼고요. 물론 엄밀히 보면 도박이나 마블류도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다라는 증명을 해주는 4단계의 욕구를 채워주기도 합니다만 조금 약한 편입니다.)
롤만 봐도 알 수 있는게, 왜 실론즈는 싫고 다이아 플레기가 좋나요.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인정"을 받는게 바로 티어기 때문입니다. KDA부심도 마찬가지구요.
또한 RPG류의 성장형 게임에서 더 잘 나타나는 현상인데 자기 자신과 게임 내의 캐릭터를 동일시 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 동일시된 케릭터를 무언가 "대단한 존재"로 만드는 그 자체가 바로 5단계의 자아실현 욕구의 대리 충족이 되는 것이죠.
게임으로 충족되는 이 두가지 욕구 실현이 AOS 게임의 특성과 맞물리면 어마어마한 파괴력이 발생합니다.
AOS게임에서 잘하는, 인정받는, 최상으로 대단한 존재, 최상으로 실현된 존재가 무엇인가요.
"남을 잘 쳐죽이는 존재" 입니다.
결국 알게 모르게 AOS를 하게되면, 남을 잘 쳐죽이는 것, 남을 약하게 하는 것, 남을 이기는 것이 자아실현의 욕구에 조금씩 스며들게 됩니다.
물론 이에 영향을 받는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0.01%라도 이상적인 나라는 청사진에 폭력성이 가미가 되는 겁니다. 이건 어느정도 자아가 확정된 성인보다 어린 친구들이 훨씬 더 크게 영향을 받아요. 그래서 뿌려진 폭력성이 언어폭력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시뮬레이션 효과입니다.
우리는 AOS를 하면서 저쪽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상대와 동일시되는(인지하던 인지하지 못하던) 존재를 "공격"하는 것을 게임을 통해 계속 시뮬레이션 학습을 합니다.그래서 총싸움 게임이 위험하다는 것이고 롤은 다행히 여러 스킬이 "판타지적인" 즉 현실과 괴리를 확연히 느낄수 있어 강도가 약하긴 합니다만,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렇게 시뮬레이션 된 공격성이, 언어공격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두번째로 AOS에서 험한 말이 쉽게 오고가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깨진 창문 효과입니다.
이건 롤이 도타에 비해 심한건데요, "남들도 하니깐" 자연스럽게 험한 말이 용인되는 분위기가 됩니다. 여기에 약간 갈래를 치는게 젊은 베르테르 효과인데, 이른바 스타 플레이어들이 과거 혹은 현재 험한 말을 하는 것을 보고, 험한 말을 하면 "멋있어 보인다"고 느끼는 것도 있습니다.
스압을 줄여드리기 위해 요약하자면
"자꾸 사람 쳐죽이는 연습을 하고, 남들도 욕하는 걸 보면서 당신의 뇌도 공격성을 학습하고 있다. 그리고 학습된 공격성은 결국 욕으로 나타난다"
입니다.
멘탈관리가 안되시는 분들은 남탓 내탓 하지마시고 AOS를 걍 끊으세요. 분위기 좋고 이쁜 게임 많습니다. 맹모삼천지교라고, 좋은걸 보고 좋은 분위기에서 즐겨야지 정신도 건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