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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이야기
한 달 전 성남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해 있던 한 마리의 강아지.
한 생명이라도 더 살려보려고 그곳을 방문한 분홍님.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이 아이는 하남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주인을 기다리다 흘린 눈물인지 녀석의 눈 주위엔 온통 눈물자국이었습니다.
봉사자들은 더 이상 눈물 흘릴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답니다. 곧 성별이 수컷인 것을 알고는 ‘캔디’의 수호천사 '테리우스'에서 앞 글자를 따와 ‘테리’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는 해프닝을 끝으로 테리의 신고식은 즐겁게 마무리가 되었죠.
하남에서 안정을 되찾아가며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테리.
그러던 며칠 전 분홍님이 안 계신 사이, 강아지들 사이에서 갑작스레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테리가 척추에 큰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병원에서는 ‘하반신 마비 또는 생명의 존속이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여기에서 저희들은 큰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남의 쉼터는 재정이 넉넉한 상황이 아닙니다. 분홍님의 자비와 20여명의 회원님들이 보내준 후원금으로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리가 수술을 받을 경우 거기에 들어갈 비용을 어디에서 어떻게 충당해야 할 지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고민에 고민들 거듭하고 있던 때 테리가 입원한 병원을 다녀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눈을 뜨려고 하는 테리의 몸짓에서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묻어 나왔다는 것을.......
그 순간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테리는 하나의 생명입니다. 연약한 한 생명은 그래도 살아보려고 몸부림을 치는데 저희들은 수술에 들어가는 경비와 생명을 놓고 저울질 했다는 사실이. 테리의 경우가 한 개인의 문제였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지만,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는 개인이 아닌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에 이르러서는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십시일반의 힘을 믿고 싶습니다. 아니 믿어버립니다.
후원해 주시는 금액은 천원이든 만원이든 숫자만 다를 뿐 거기에 담긴 의미와 사랑은 똑같습니다.
수술비는 입원비 포함 총 200만원이 들어갑니다..
저희 봉사자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을 보여주시면 희망이 보일 것 같습니다.
저희들 스스로 방법을 찾지 못함에 용서를 구하며 아래에 계좌를 남겨드립니다.
후원계좌 : SC 제일은행 452-20-014721 이용녀
- 덧붙이는 글 -
(신문에서 읽은 기사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자신을 키워주던 주인이 어느 날 솥에다 물을 펄펄 끓이더니 자기를 그 안에다 집어넣었습니다. 솥에 있던 그 개는 너무도 뜨거워 솥뚜껑을 열고 뛰쳐나왔답니다. 얼마나 놀라고 아프고 정신이 없었겠습니까. 죽을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그 개는 정신없어하다 누군가를 찾으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고 해요. 그리고는 이내 자신을 잡아먹으려 했던 주인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나머지 꼬리치며 그 앞으로 다가가 앉았답니다."
이 개는 왜 그랬을까요? 그 주인과 함께 한 공간과 시간이 녀석에겐 세상의 전부였기 때문이지요. 그게 다인 줄 아는 거지요. 저희들은 테리에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는 지금껏 테리가 경험한 세상과 사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야기 속 강아지처럼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 않도록.
회원 여러분. 너무나 미안합니다.
하지만 모금의 취지를 이해해 주실 거라는 믿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용기를 내어 ‘테리의 수술비 모금’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하남 이용녀 팬카페 봉사자 일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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