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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4329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3
    조회수 : 409
    IP : 175.113.***.3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11/15 18:54:15
    http://todayhumor.com/?readers_34329 모바일
    타는 태양 아래서 우리는 노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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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흑인문화,특히 음악과 민담에 대해 좋은 신간이 나와서 소개합니다.

    제목은 <타는 태양 아래서 우리는 노래했네>.

    혹독한 노예 생활 속에서 글도 못배우게 하는 상황 속에서 그나마 노래와 이야기를 통해서야 뭔가 집단적으로 전달 할 수 있었다는 것...그러다보니 노래와 이야기를 통해서 집단의 기억을 남긴다는 상황이 되고...그러다보니 흑인문화에선 노래와 이야기가 중요해지면서 이런 걸 통해서야 그나마 뭔가를 전달하고 집단 연대를 강화하게 되는 그런 역할을 노래와 이야기가 하게 됩니다.

    그리고 글도 못배우게 하고 반란일으킬까봐 감시도 당하다보니..노래를 통해서야 그나마 집단으로 뭔가 전달 할 수 있다보니 흑인들은 항상 노래를 부른다..라는 편견이 생기게 됩니다.

    그 노래 속에 남들은 모를 암시를 담아서 전달했던 거지만 속사정 모르는 백인들은 흑인들은 항상 노래를 부르기만 하는 걸로 착각하게 됩니다.
    이야기도 꽤나 중요한데 글을 배우는 걸 차단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통해서 지혜를 전달하려 했고 경험이나 꾀를 이야기를 통해서 공유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지적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흑인들의 이야기에서는 악마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이때 악마에 대해서 의외로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거죠. 

    신과 도덕을 자기네가 독점했다고 여기는 백인들의 세상에서 소외된 흑인들에겐 차라리 위선적인 신보다 나쁘지만 좀 능력이 있는 악마가 더 친숙해보이고 공감이 갔나?싶습니다.

    정의를 얻지 못하고 불의에 당하는 경우가 많은 사람들은 차라리 악마에게서 위안을 받을 수 밖에 없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사회는? 하고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우리사회도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도덕이나 신에게 반감 가지고 차라리 악마가 낫다 하는 식으로 가는 건 아닌가 하고요.

    흑인들이 사용하는 영어에서는 bad란 말이 나쁘다라기보다 좋은 것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부분도 나옵니다. 백인들이 온갖 좋은 명분을 독점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그 백인들에게 반대하는 편에 서있는 BAD(악함)가 오히려 백인들의 그럴 듯한 명분에 넘어가지 않는 멋진 존재라는 뜻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보면 식민지화의 폐해같기도 합니다. 침략자들이 좋은 도덕적 명분은 다 독점하고 자기네들만 도덕적이라고 주장하고 자기네들이 침략당한 사람들의 정신과 도덕까지 오히려 지배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당하는 사람들은 반감을 갖게 되고 그런 상황에선 오히려 나쁜 짓을 하는것이 체제에 엿먹이는 짓이니 환호를 보내게 되고 나쁘다란 단어가 오히려 좋다는 뜻으로 역설적으로 쓰이는 상황이 됩니다.

    게다가 정직해봤자 주인만 배불리는 꼴이니 노예도 일종의 보복으로 거짓말을 하고 꾀부리는 것이 현명한 것이 되다보니...침략당한 사람들에 대해서 저들은 거짓말 잘하고 성실하지 않고 꾀나 부린다란 편견이 더 커지게 되고...그런 버릇이 식민지시절 몸에 배면서 해방되고 식민지화에서 벗어난 후에도 그 시절에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잘하고 꾀부리고 속이던게 특성이 되버리는 바람에 식민지근성에서 못벗어났다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게 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참 억울한 상황이다 싶기도 합니다.

    흑인 민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악마와 승부를 겨루는 일이 많은데..여기서 악마가 아주 절대악이나 혐오스런 대상이라기보단 좋은 존재는 아니지만 의외로 나쁘지만은 않고 지혜를 겨루는 대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네요. 신은 자기네 곁에 없고 자기네 처지는 벼랑끝에 몰려있으니 자기네는 악마와 자주 마주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고 악마와 지혜를 겨루는 힘든 상황이 많다라고 민담이 은근히 전하고 있다고 할까요.

    그리고 악마에 대해 가끔 인간미도 있다고 묘사된다네요 악마라면 무조건 절대악으로 여기는 백인들에 비해 흑인들은 자기네 처지 때문에 악마에겐 오히려 친근감을 느꼈던거 같네요.

    그리고 한 민담에 대해 작가는 이런 평가를 내립니다. 흑인 주인공이 악마하고도 겨루어서 이긴 이유는 주인공이 천국의 권위 같은거 따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악마도 이길 수 있었던 거라고 하네요. 즉 민담 속에 자기 나름대로의 지혜를 담아서 전달하고 싶었던 누군가가 이야기를 듣는 흑인 동료들에게 뭔가 지혜를 전달한 것 같네요. 백인들이 대단히 여기는 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을 가져라 그래야만 흑인 자신에게 이롭다라는 식으로요. 신도 종교도 두려워하지 않고 아무거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자 악마에게까지 승리하는 강자가 되는 거라고...이런 메시지가 담겨있네요.

    그래서 이 책에선 이런 분석도 나오네요. 악마에게 공감하고 동료로 느끼던 흑인들은 이상형의 여성을 악마의 딸이라고 설정했다고요.

    심지어는 신에게는 기댈 수가 없었을때에 악마가 구해주는 손길을 내밀었다는 민담도 있었다고 합니다. 흑인의 이야기나 노래에서 신은 그들을 구원해주는 이야기가 별로 없고 그나마 뭔가 방법을 알려주는 건 악마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댑니다. 신에게 반대되는 악마가 그나마 좀 도와주려고 손 내미는 존재로 나온다라...

    백인들은 자기네가 기독교로 흑인들 세뇌시켰다고 착각했겠지만 흑인들의 이런 민담은 흑인들이 그렇게 순순히 넘어가지 않았다는 걸 말해줍니다.

    그리고 악마에게 친근감을 느낀다고 악마가 착하게 묘사되는 것도 아닙니다. 잘 다루면 보상도 얻고 승리자가 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면 당할수 있는 위험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당시 흑인에겐 악마가 신보다 더 가까운 존재로 느껴지나 봅니다.

    근데 악마에 대해 의외로 시선이 나쁘지 않은 이유가 흑인들은 자기들이 악마처럼 천국에서 배제된 존재라고 느꼈나 봅니다. 하긴 기독교는 백인들이 독점해서 흑인들에게 강요한 사상이니 흑인들은 거부감 느끼고 게다가 순종하라고 설교하는 백인들의 기독교를 접하면서 자기네들은 백인들의 천국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느꼈겠네요. 그래서 차라리 악마처럼 천국에서 소외된 존재에게 친근감 느낀게 아닐까 싶습니다.

    식민화의 폐해를 다시 실감하게 하는게,.,..상황이 나빠서 침략과 식민화를 겪은 종족들이 좋은 명분을 독점하고 자기네들 정신까지 지배하려고 하고 세뇌하려고 하는 침략자들에게 반감을 느낀 나머지 우리는 차라리 악이 좋다, 악의 세계로 들어가자...하다보니 나중엔 정말 악덕에 물들어서 침략자에게 벗어난 후에도 게속 어둠의 세계,악한 것만 추구하다보니 저 종족은 식민지 시절에 익힌 나쁜 근성 떨쳐내지 못했어 발전할 싹이 없어...하는 편견을 계속 뒤집어 쓰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건가 싶습니다.

    글구 보니 유명한 소설 엉클톰에 이런 대목이 나오죠.

    기독교적이고 순한 흑인 톰아저씨는 불쌍한 흑인여성 플루의 사연을 듣고 하느님이 도와줄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이미 마음에 상처입은 플루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하죠.천국이란 곳은 백인이나 가는 곳이니까 거기가서 백인들에게 시달리느니 난 차라리 지옥에 가서 편하게 지내겠어요. 라고요.

    아마 백인화된 기독교는 흑인에겐 오히려 반감만 부르는 대상이고 차라리 그런 신과는 반대편인 악마가 오히려 마음 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착하고 절대적이라고 주장하는 유일신에게서 오히려 상처를 받은 자들은 차라리 악마의 편엔 서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들을 그렇게 몰아간 기독교와 백인들은 나중에 어떤 천벌을 받을까 궁금하네요.

    글구 보니 생각납니다. 나폴레옹 시대에 대해 탁월한 글 올려주신 역사블로거 나시카님의 블로그에서 본 이야기인데 아이티 혁명의 최초 불씨는 부두교의 술사가 한 짓이었고 부두교 의식에서 노예 반란과 노예 해방의 예언이 최초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게 불씨가 되서 흑인 혁명이 일어납니다. 

    흑인들이 의외로 악마에게 친근감을 느낀다는 이 책의 내용과 웬지 오버랩됩니다. 백인들의 신에게 거부감을 느껴서 악마에 가까운 부두교에 마음이 쏠렸고 그런 흑인들의 민심을 모으게 된 부두교의 술사는 당시 힘들게 살던 흑인노예들에게 반란이 일어나서 니네들은 해방될 거라고 예언을 해서 봉기를 일으키게 하고..이게 아이티 흑인혁명(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혁명)으로 이어지네요,.

    백인들이 그래서 부두교를 두려워하긴 했나 봅니다. 소설 뿌리에선 쿤타킨테에게 백인 주인이 네가 무슨 부두교의 주술이라도 하냐고 묻는 장면이 나오지요. 자기가 도덕적이고 신을 믿는다고 뻐기던 사람들에겐 억압받아서 음지로 내려간 사람들이 악마의 힘이라도 빌어서 자기네들에게 복수하려 할까봐 겁이 났나 봅니다. 

    근데 블로그의 글에 의하면 아이티 혁명이 부두교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 나라가 애초에 악마와 게약했기 때문에 벌받아서 가난한 거라는 기독교언론인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언급됩니다.

    근데...제가 보기엔 노예생활을 하는 흑인들이라면 차라리 악마와 계약해서라도 자기네 노예 생활을 끝장내고 싶을 거 같은데요. 그렇다면 그게 과연 나쁜 짓이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흑인민담이나 나중에 세계적으로 히트한 흑인음악들에 대해서도 잘 나옵니다. 흑인음악의 역사나 유명했던 초기 뮤지션들, 블루스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자료가 있는 책이네요.

    이 책에서 씁쓸한 이야기도 하나 나옵니다. 당시 흑인뮤지션들 중엔 시력이 나쁜 경우도 좀 있었답니다. 왜냐하면 빈곤한 사람이 많아서 산모가 제대로 영양을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기가 태중에서 영양을 제대로 얻지 못해서 시력 나쁜 상태로 태어난 경우가 있었댑니다.

    흑인들의 노동요에 대해서도 잘 나온 책이 적을텐데 이 책엔 좀 나오네요. 노동요가 생기고 어떻게 전해내려져왔는지 어떤 노동요들이 있는지 가사도 채록되어 있네요.

    그리고 당시엔 백인이면 벌금으로 끝날죄도 흑인에겐 교도소로 보내서 중노동을 시키려는 핑계로 써먹었는데 교도소에서 흑인들 사이에 불려지던 노래에 대해서도 정리하고 연구해주었네요. 슬픈 역사를 그리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이 재치있게 이야기,노래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지혜가 잘 나와있고 재미있는 민담들과 노래들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혀지는 책입니다.
     
    추천하는 이유: 이 책 보고 느낀건 침략자의 지배하에 들어간다는게 이렇게 처참한 것이로구나 싶습니다. 문화를 다 말살당해서 그나마 간신히 노래랑 이야기로 전하는데 그렇게 전해봤자 문자로 전해진 기록같은게 많이 말살당하면 얼마나 전하겠습니까. 그나마 지혜를 전달해도 조심스럽게 숨어서 전달해야 하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침략당해서 너무 슬프게 살다보니 선한 것, 신, 정통적인 도덕과 가치관에는 반감을 갖고 배격하게 되고 차라리 악마나 반항적인 것에 호감을 느끼게 되는 정서를 갖게 됩니다.

    당시엔 통쾌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독립해서 제대로 자기네 정통성을 세워야 할때는 이미 이렇게 도덕과 선한 것을 못 믿게 가치관이 파괴된 사람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우리나라가 다시 침략당해선 안되는 이유를 오히려 다른 민족의 경우인 이 책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요.

    출처 https://blog.naver.com/arandel/221685989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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