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지난 18개월간 이적 시장의 인기남은 단연 에딘 제코였다. 하지만 마침내 제코의 행선지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독일 언론들이 일제히 볼프스부르크와 맨시티가 제코의 이적을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오늘자 기사에선 제코가 1월 5일 아스널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단 독일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맨시티의 제시액은 3500만 유로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3000만 유로는 일시불이고, 나머지 500만 유로는 맨시티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게 될 시 주어지는 옵션이다.
여기까지는 모든 독일 언론들에 공통으로 실려있는 내용이기에 100% 확실한 팩트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볼프스부르크 지역지의 경우 3500만에 더해 500만 유로를 선수와 에이전트에게 추가 지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3500만 유로라는 금액은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 이적료(종전 기록은 마리오 고메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달성했던 3000만 유로)일 뿐 아니라, 제코의 바이아웃으로 책정된 4000만 유로에 근접한 금액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 제코와 볼프스부르크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기에 그의 이적을 더이상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지배적이다.
그러면 6개월여에 걸친 제코와 맨시티의 이적 진행 상황을 간단하게 추려보도록 하겠다.
맨시티는 이미 지난 여름 제코 영입을 위해 32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제코의 바이아웃 금액은 4000만 유로였고, 볼프스부르크 구단은 제코를 새로운 주장에 임명하는 등 제코 지키기에 여념이 없었던 시기였기에 자연스럽게 맨시티의 제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결국 제코 영입에 실패한 맨시티는 인테르에서 마리오 발로텔리를 영입하면서 공격수 보강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맨시티는 물론 볼프스부르크에도 많은 일들이 터져나왔다. 먼저 볼프스부르크는 디에구와 아르네 프리드리히, 시몬 카예르, 그리고 마리오 만주키치 등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기를 4승 7무 6패 13위로 마치면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르더 브레멘과의 15라운드 경기에서 제코가 페널티 킥을 실축하자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은 경기 종료 직전 제코를 교체했고, 악수를 건넸으나 제코가 이를 거절한 채 벤치로 들어가 논란이 되었다.
이 사건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잉글랜드 정론지 '가디언'은 제코가 맨시티 구단에 메일을 보내 자신을 영입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독일의 타블로이드 '빌트' 역시 볼프스부르크가 3000만 유로면 제코를 팔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볼프스부르크의 디터 회네스 단장은 "이제 우리는 팀 개편에 나설 것이다"며 제코 판매 가능성을 넌지시 내비쳤다.
원래 제코가 이적하고 싶은 곳은 AC 밀란이었다. 실제 제코의 우상은 안드레이 셰브첸코이기에 자주 밀란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밀란은 제코를 영입할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제코 대신 올 여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바르셀로나에서 임대로 영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코로부터 멀어져 갔다.
유벤투스 역시 제코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인 구단이었다. 하지만 유벤투스가 볼프스부르크에게 문의한 이적료는 2600만 유로가 전부였다. 당연히 볼프스부르크 측에선 수용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맨시티 역시 많은 일들이 터져나왔다. 2009년 여름에 2800만 파운드라는 거액의 이적료와 함께 맨시티에 입단한 장신 공격수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는 출전 시간 부족을 가지고 불만을 토로하다 이젠 조한테 밀려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있다. 로케 산타 크루스 역시 이적을 추진 중에 있다. 최근 교체 멤버로 자주 출전 중인 조는 여전히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공격수 보강에 나서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독일 언론들은 맨시티가 2100만 유로에 영입한 로케 산타 크루스를 1/7에 해당하는 300만 유로에 팔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 산타 크루스는 라치오를 비롯해 분데스리가 리턴 등 다양한 클럽들과 연결되고 있다. 또한 최근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있는 아데바요르 역시 이적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볼프스부르크는 제코를 판 이적료를 통해 다양한 포지션을 보강할 예정이다. 트벤테 시절 맥클라렌 감독 밑에서 뛰었던 엘레리오 엘리야(함부르크)를 필두로 브라이언 루이스와 테오 얀센(이상 트벤테)이 볼프스부르크 영입설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카이저슬라우턴의 간판 공격수 스르단 라키치 역시 제코의 대체자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