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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cience_34227
    작성자 : 파스타리안
    추천 : 10
    조회수 : 1748
    IP : 112.146.***.106
    댓글 : 30개
    등록시간 : 2014/04/14 12:49:20
    http://todayhumor.com/?science_34227 모바일
    환 공포증에 대하여
    베오베 간 글을 보다보니까 환 공포증에 대한 글이 몇개 있더라고요. 흥미롭기도 하고 비록 학부지만 전공생 입장에서 몇자 나눠봅니다. 
    심리학은 과학이니 과게에 올립니다. 

    환 공포증을 보고 하는 이야기지만 정신병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될거 같네요. 좀 깁니다. 
    글 서두에 요약본을 제공하자면, 환 공포증은 없어요. 하지만 환 공포증인거 같다면 병원에 가세요 정도가 되겠내요. 

    일단 심리학 이야기부터 좀 하죠 

    분트의 실험실에서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태동하기 전부터 마음과 몸에 관한 수많은 견해가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은 하나다 라는 심신 일원론과
    몸과 마음은 하나가 아니다 라는 심신 이원론이죠.

    경험과학에서 몸과 별개로 존재하는 마음, 영혼, 순수이성, 등등으로 불리는 마음을 따로 증명하는건 불가능했고 따라서 현대 심리학은 심신일원론에 기반하여 성과를 쌓아올립니다.

    한마디로 마음은 몸과 별개로 존재하는 특별한 뭔가가 아니라 손, 내장, 뇌와 같은 인간을 구성하는 일부분일 뿐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인지행동치료나 신경생리학이 어떻게 인지심리학을 발전시켰는가 등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이정도만 이해해도 정신병에 대한 이야기를 할수 있으니 오늘은 넘어갑니다.

    정신병, 임상심리학 또한 심리학의 한 분파고 이런 일원론에 의거한 학문입니다. 그렇기에 정신을 다루는 것은 특이한 뭔가를 다루는것이 아닌 다른 신체의 일부를 다루는 것과 동일하며, 따라서 정신병은 다른 신체가 아픈것과 동일합니다. 손가락이 부러지면 외과에 가듯이 마음 한군데가 삐걱거리면 정신과에 가는 거에요. 

    여기서 정신병과 다른 질병과의 오해를 하나 말하자면 병의 '증세'나 '정도'보다도 질환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감기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요? '열', '오한', '기침' 등으로 구성된 감기증세를 느끼고 병원에 갑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지금 무슨 병을 앓고 있는가를 물어보는 대신 어떤 증세가 있는지 물어보니다. 의사는 이러한 면담과 여러 의료기기를 통해(체온계, 청진기 등) 측정된 데이터를 통해 '감기'라고 확진하는 거에요.  

    정신병 또한 마찮가지로 이게 어떤 정신병인가 보다는 어떤 '증세'가 있는가, 그리고 그 증세가 어떤 '정도'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정도' 또한 중요하죠. 자연치유가 가능한 정도라면 여기에 진단명을 붙이고 치료실에 보내는 대신 집으로 보내면서 그냥 푹 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잖아요? 우리는 다 똑같은 감기라고 부르지만 그 증세와 정도에 따라 수없이 세분화 되고 치료법도 물론 달라집니다.  

    정신병에거 감기와 동급인 우울증의 경우 상세한 진단명은 상당히 다양합니다. 단순 우울증부터 시작해서 조증을 동반한 양극성 장애일수도 있고 계절 전환에 따른 일시적 우울이나 혹은 성격장애 대충 떠오르는건 이정도인데요 전문가 분이라면 더 많은 예시를 들 수 있겠죠. 하지만 감기와 마찮가지로 이건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우울한 '증세'가 있는가, 이 우울한 증세가 일상생활을 위협할 정도로 강한 강도인가가 더 중요하죠. 

    정신병은 특히 '강도'가 중요한데, 외부로 발현되는 요소가 적기에 누구에게는 그냥 일시적인 우울감인 것이 누구에게는 일상생활과 인간관계를 해치는 우울증으로 올 수 있죠. 

    중간요약을 하면 병은 진단명 보다는 '증세'와 '강도'가 중요하며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정신병의 경우 이 '강도'가 더욱 더 중요해 집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셧다면 제가 하고싶은 말을 슬슬 눈치체신 분도 있을거 같은데요, 환 공포증이라는 특정한 병명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더 중요한건 그게 정말 일상생활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일단 인터넷에 보고되는 환 공포증은 대체로 공포증 보다는 PTSD에 가깝습니다. 환 공포증은 특정 공포증의 하위 분류로 봐야 하는데 여러분은 그 증상과 그다지 일치하지 않고, PTSD와는 일부 일치하거든요. 그로테스크한 짤방을 보고 받은 심리적 충격이 유사한 그림을 보고 재현되는 그런 증상들로 보입니다. 

    그리고 정도를 이야기하자면, 음... 일상생활이 불가능 하거나, 심각한 인지적 오류를 일으키거나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그러진 않잖아요? 그러니 무의미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판단이고 여러분에게는 분명 상처가 될 수 있어요. 그건 분명해요! 그러니 병원에 가서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정신병은 아무래도 외부로 발현되는게 없다 보니까 외부인이 심각하다고 느끼면 정말 심각한 겁니다. 개인적으로 심각하게 느끼는 상처를 비웃을 생각은 없어요. 그러니 병원에 가서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지금까지 환 공포증에 대한 임상 사례는 없어요. 하지만 여러분이 환 공포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면, 환 공포증은 없어! 나는 이걸 극복할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병원에 가세요. 그럼 정신과 의사들, 임상 심리학자들이 여러분의 아주 어릴적부터 현재까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서 사례집을 만들거에요. 그리고 그걸로 더 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겠죠.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정신병은 다른 질병과 마찮가지로 병명보다는 증세와 정도가 더 중요합니다.
    환 공포증은 없고, 사례도 없지만, 여러분이 그걸 불편하게 느낄순 있어요. 그럼 병원에 가서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여러분이 만약에, 만약에 환 공포증을 앓고 있다면 여러분은 환자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자격과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부끄러운게 아니에요. 병원에 가세요. 
    병원에 가세요. 전문가가 문제를 다룰수 있게 하세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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