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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34214
    작성자 : 과자는칸초
    추천 : 14
    조회수 : 508
    IP : 183.100.***.191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3/02/23 19:49:31
    http://todayhumor.com/?pony_34214 모바일
    [팬픽] 군왕의 자매 외전 #2


     피가 흩날렸다. 허공에 퍼진 피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것을보며 루나는 땅에 내려섰다. 순간 한쪽 무릎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뻔 했으나 눈앞의 그것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루나는 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버티고 그것을 노려보았다. 여기서 무너질 순 없었다.


    "하아, 하아"


    가슴이 그녀의 호흡에 따라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펄떡이는 심장은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기 위해 세차게 펌프질을 하고 폐는 몸 이곳저곳에서 요구하는 산소를 공급하기위해 그녀에게 빠르게 숨을 들이키라 종용하고 있었다.


    "이퀘스트리아의 밤의 공주? 하! 겨우 이 정도였나? 타르타로스의 문 저편에 있는 동료들이 이 사실을 알면 아주 허탈해하겠어. 뭣 때문에 지금까지 건너오지 못했나 하며 말야."


    루나의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이름조차 모르는 그것은 루나에게 조소를 보내고 있었다. 루나의 입에서 '까득'하며 이 갈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이곳 이퀘스트리아에 나타나서는 안되는 존재였다. 그래야 했을 것이다.



    켈베로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그것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켈베로스를 순식간에 침묵시키고 타르타로스의 문을 완전히 개방하려던 그것을 루나가 발견한건 놀랍게도 우연이었다. 모두가 잠든 밤, 다른 포니들의 꿈을 살피는 것에 질린 루나는 잠시 기분 전환을 위해 이곳까지 산책을 나온 참이었다. 그냥 바람을 쐬러 나온 것일 뿐이었다.

    언니인 셀레스티아에게 연락할 틈은 당연히 없었다. 아주 잠시만의 시간이라도 있다면 그녀의 꿈에 들어가 소식을 전할 수 있을텐데.



    이를 악문 루나가 다시 한번 그것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귀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고 루나는 다시 한번 하늘로 높이 떠 올랐다가 모든 물체는 땅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절대불변의 진리에 따라 떨어져내려 그 몸에 상처를 더했다.


    "언니만 있었다면...조화의 요소만 쓸 수 있다면 네놈쯤은..."


    언니인 셀레스티아와 함께 사용하는 조화의 요소는 포니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법구였다. 이퀘스트리아의 통치를 시작한 이후 수 많은 적들이 나타났지만 셀레스티아와 루나가 힘을 합쳐 사용하는 조화의 요소에 저항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 조화의 요소만 있었다면 이런녀석쯤...


    "조화의 요소? 하! 그 망할 신의 도구. 그래 그거라면 날 다시 저 문 뒤로 보낼 수 있겠지. 하지만 네 말에 따르면..."


    그것은 한쪽 입가를 비틀며 웃음 지었다.


    "지금은 그걸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렸다? 그럼 여기서 널 죽여버리면 조화의 요소를 사용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단 얘기군."


    '실수다' 루나는 생각했다. 성급했다. 조바심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무의식중에 해버렸다. 약점을 스스로 밝히다니 바보, 멍청이 루나. 어떡하지? 달의 마법은 준비 시간이 필요해.


    루나는 실수를 자책하며 필사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루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것의 눈에서 강력한 열을 동반한 빛이 쏘아졌고 루나는 빛을 피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녀야 했다.


    "하하하. 밤의 공주가 꼴이 말이 아니군. 겁에 질린 개새끼 같지 않은가. 저쪽에 쳐박힌 놈처럼 너도..."


    그것은 문을 나서자마자 처리했던 삼두견이 쓰러져 있는 장소를 손가락질하다 말을 멈췄다. 이유는 간단했다. 조금전만해도 쓰러져있던 삼두견이 없어졌기 떄문이다.


    "뭐야. 이놈은 어디로....크억!"


    그것이 한쪽에 널부러져 있어야 할 삼두견을 찾아 주위를 둘러볼 때 그의 머리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것이 흠칫하며 고개를 들때 켈베로스의 가운데 머리가 그의 목에 이빨을 박아넣었다.


    "으아악. 이놈의 개새끼가!"


    그것이 양손을 들어 켈베로스를 떼어내려 했으나 남은 두개의 머리가 그것을 막았다.


    "그대로 버텨. 켈베로스!"


    켈베로스에게 소리친 루나는 곧장 달의 마법을 개방했다.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법인 달의 마법은 달이 가진 기운을 빌려 마법의 기운이 닿는 모든것을 얼려버리는 것이었다.


    그것은 루나가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려는 걸 알았다. 루나의 주변으로 몰려드는 거대한 힘에 전율하며 저 힘에 적중된다면 단순히 문 너머로 추방되는 정도가 아닌 그 존재가 소멸되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것은 온 힘을 모아 눈 앞의 켈베로스와 그 사이의 공간에 폭발시켰다. 한번, 두번의 폭발이 지나고 세번째가 되서야 켈베로스가 튕겨나갔다. 켈베로스에게 입은 상처를 돌볼 새도 없이 그것은 루나를 향해 세번의 폭발을 일으키고 남은 힘 모두를 붉은 구체로 만들어 쏘아냈다. 그 힘은 세번의 폭발을 모두 합친것보다도 더 큰 힘이었다.

    붉은 구체가 루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구체가 루나에게 닿기 직전 눈을 감고 집중하던 루나의 눈이 띄여졌고 몸으로부터 서릿발같은 기운이 줄기줄기 흘러나왔다. 그 기운은 간단하게 붉은 구체를 소멸시키고 영역을 넓혀 그것을 덮쳤다.


    "크악! 이 망할 개새끼 때문에..."


    기운에 닿자마자 얼어붙는 몸을 보며 그것은 비명을 질렀고 손끝부터 침범한 마법은 팔과 어깨를 지나 몸통과 다리를 순식간에 동결시키고, 결국 비명을 지르고 있는 그것의 머리까지도 간단히 얼려버렸다.


    "후우"


    기운을 방출한 후 탈진해 쓰러졌던 루나는 짧게 한숨을 쉬고 상처투성이의 몸에 힘을 줘 일으켰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모습 그대로 얼어붙은 그것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루나가 발굽으로 가볍게 툭 하고 치자 얼어붙은 그것은 산산조각나 바닥으로 흩어졌다. 얼음이 녹으면 켈베로스의 먹이가 될 것이다.


    "이리 오렴. 켈베로스"


    루나의 말에 켈베로스가 천천히 다가와 루나의 앞에 섰다.


    "너도 상처가 많구나. 괜찮으냐?"


    루나가 켈베로스의 몸 이곳저곳에 난 상처를 보며 묻자 켈베로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가슴을 내밀었다.


    "강한 아이구나."


    그리고 루나는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상처가 심했다. 주저앉은 루나의 옆으로 켈베로스가 다가와 앉았다. 루나는 그것을 자신의 몸에 기대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래. 네 품을 잠시만 빌려다오."


    루나가 켈베로스의 몸을 늬이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녀의 숨소리가 곧 고르게 바꼈다. 잠든 루나에게 켈베로스의 한쪽머리가 다가가 조심스럽게 루나의 몸에 난 상처를 핥기 시작했다. 그러자 상처에 거품이 일며 느리지만 확실하게 재생되기 시작했다.

    루나의 몸에 난 상처를 꼼꼼히 핱은 켈베로스도 세개의 머리를 모두 땅에 누이며 눈을 감았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 어스름한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해가 뜨고 나서 잠에서 깬 루나는 몸에 난 상처가 모두 사라진 것에 놀랐다. 생각이 미치는 것은 켈베로스외엔 없었다. 그러나 켈베로스는 보이지 않았고 그것의 시체 조각 또한 사라져 있었다. 결국 루나는 의문을 뒤로 하고 캔틀롯으로 돌아갔다.


    왕성에 도착한 루나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상처는 사라졌지만 아픔은 남았고 무엇보다도 피곤했다. 방으로 향하던 루나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셀레스티아를 발견했다. 최근 언니인 셀레스티아를 자주 보지 못했다. 셀레스티아가 이퀘스트리아를 통치하며 바빠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루나는 어젯밤에 자신이 이루어 낸 성과를 - 켈베로스의 도움을 받았지만 - 언니에게 알리고 싶었다. 언니의 동생은 홀로 언니의 왕국을 지켜냈노라고... 자랑스러운 언니의 동생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티아 언니. 지난 밤에 타르타로스의 문에서..."

    "미안 루나. 지금 바빠서. 조금 있다가 찾아갈께. 다음은 항구의 건설 계획이..."


    루나는 자신을 바라보지도 않고 스쳐지나간 셀레스티아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자신의 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어깨와 날개는 쳐져 있었다.



    "항구가 완성된 후엔 반대편에..."

    "전하. 날개에 피가..."

    "응?"


    셀레스티아는 동행하던 이의 말에 아름다운 백색의 날개를 펼쳐보았다. 한쪽끝에 엷게 피가 묻어 있었다.


    "루나?"


    뒤돌아서며 작게 읊조린 셀레스티아의 눈에 복도끝으로 사라지는 루나의 꼬리가 눈에 밟혔다.


    "별일 아니니 신경쓰지 않아도 되네."


    몸을 돌린 셀레스티아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괜찮겠지? 내 동생'


    고개를 돌려 루나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는 셀레스티아의 눈에 안쓰러운 기운이 잠시 어렸다 사라졌다.


    과자는칸초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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