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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34192
    작성자 : 루안네츠
    추천 : 0
    조회수 : 303
    IP : 121.174.***.237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3/01/23 00:33:10
    http://todayhumor.com/?animation_34192 모바일
    소설 시점 비교
    소년에게는 별 다를 것도 없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언제나 하듯이 학교에 가고 즐겁게 떠들고 시간이 되면 하교를 하는 일상이었다.
    그래, 소년은 언제까지나 그런 일상이 영원하리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쉽게 부숴지는 일상이었다.

    끼익──! 하고 브레이크가 제동을 거는 소리가 들리고 타이어가 마모되서 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럼에도 속도가 전혀 주는 기미가 없는 트럭의 정면에서 소년은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꼴 사나운 모습.
    그대로 트럭이 소년의 몸을 치었다.

    빠각, 하고 단조롭게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붕하고 허공에 떠오르는 소년의 몸.
    그 상황에서도 소년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은 순간 소년은 수많은 것을 떠올렸다.

    차에 치인거구나. 얼마나 아플까? 하는 사소한 생각부터 어? 그럼 죽는거야? 그럼 가족은 어떻게 하지? 점점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
    마침내 그 생각은 생명의 원초적인 본능, 생존에 닿았다.
    그 순간 소년의 머릿 속에는 삶의 갈망이 채워져가기 시작했다.

    죽기 싫어, 죽기 싫다고.
    아직 못해본 것도 많은데.
    정말로 이런건 너무하잖아?
    어떻게 하냐고.

    그것에 자신의 앞에 닥친 죽음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싫어, 싫다고.
    정말 이런건.
    엄마는, 아빠는, 여동생은 어떻게 하냐고.
    그러니까 죽는 건 싫다고!

    필사적으로 죽음을 부정했다.
    하지만 소년의 죽음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곧 소년의 몸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져서 죽음이 확정될 거였으니까.
    소년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것이 싫어서,

    하늘은 이렇게 푸른데.
    나만 이런 꼴이 되어버린다는게 너무나도 싫어서.

    소년은 이 세계에 빌었다.

    미안해, 미안해요.
    제발 살려줘요. 살려달라고요. 하고 빌었다.
    이 세계에, 모든 사람에게.
    하지만 결코 소년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소년의 몸이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져 죽음을 확정시켰으니까.

    ~

    그날은 무척 평범한 날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끼익────!!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
    둔탁한 충격이 온 몸에 전해진다.
    뼈가 으스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몸 안이 막 뒤섞이는 기분.

    몸이 붕 떠올랐다.
    세계가 흔들린다.
    파란 트럭이 보였다.
    그 트럭을 보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 차에 치인거구나. 하고.
    도대체 얼마 정도의 충격량이 내 몸에 전해진걸까?
    과학의 과도 모르는 주제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에 치이면 주마등 같은 게 떠오른다고 하던데.
    그런 건 없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아니, 시간이 느려지는 건 있구나.

    날씨는 참 이렇게 맑은데.
    오늘 오베하는 게임 해보기로 했는데.
    애니도 봐야하는데.
    라노벨도 사서 봐야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꼬리를 물고 한없이 이어진 생각.

    가족은 어떻게 하지.

    그 생각이 들자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죽기 싫어, 죽기 싫다고.
    아직 못해본것도 많은데.
    정말로 이런건 너무하잖아?
    어떻게 하냐고.

    싫어, 싫다고.
    정말 이런건.

    엄마는, 아빠는, 여동생은 어떻게 하냐고.
    하늘은 이렇게 푸른데.
    나만 이런 꼴이 되어버린다는게 너무나도 싫어서.

    미안해, 미안해요.
    제발 살려줘요. 살려달라고요. 하고 빌었다.
    아무에게나. 모든 사람들한테 빌었다.
    이 세계에, 신에게 빌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간절한 기원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몸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온 몸이 부숴지는 느낌과 함께 의식이 끊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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