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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341701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3
    조회수 : 3389
    IP : 121.140.***.123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3/25 03:33:33
    원글작성시간 : 2011/03/19 22:35:37
    http://todayhumor.com/?humorbest_341701 모바일
    브금주의]인연








    / #1 첫만남.
    .
    .
    .
    그녀와의 첫만남은 참으로도 신기한 우연의 연속 이였습니다.
    딱히 같이 점심을 먹을 동료가 없는 상황에 할짓이 없어 길을 걷다 그녀와 부딪힌게 첫번째였고요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그녀의 옆자리에 앉은게 두번째였습니다.
    그리고 같은역에서 내리고 꽤나 높은곳에 위치한 집으로 한참을 올라가다 마주친게 세번째였죠.

    하지만 세번째의 우연찮은 마주침에서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리시더라고요.
    그렇게 선한 외모를 지닌것도 아닌지라 제가 자꾸 미행하는 걸로 여기셨는지
    무서워하는 표정을 지으시고는 미친듯이 달리시더니 파출소로 들어가더군요..
    물론 미행따위는 하지도 않았고, 평소 그런 범죄와는 거리와 멀었던 저이지만
    그래도 상황이 그 쯤 되니 혹여나 잘못될까 떨리는 마음에 집을 향해 내달리다가
    뒤쫓아 오는 경찰들에게 잡혀 발로 차이고 주먹으로 두들겨맞고..
    난생 처음 수갑도 찬채로 파출소로 끌려 들어갔었죠.
    결국 그렇게 반강제로(?) 네번째로 만남을 가졌을때에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는데
    그때 그녀가 했었던 말이..

    " 개새끼야! 니 눈데 자꾸 쫓아오는데? 니 미칫나? "

    였었던가요... 얼굴도 이쁜 그녀 치고는 참으로 험악한 욕설이였드랬죠.


    집이 바로 앞이라고, 집을 가다가 우연찮게 만난거라고 아무리 항변해도
    경찰들은 유치장에 저를 가두어 놓은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어요.
    욕을 하며 우는 그녀를 달래기에 급급했거든요.
    사실 제가 딱 미행할 것 같은(?) 외모를 지닌 탓도 있었겠지만,
    그녀가 너무 이뻣어요. 수십명이 미행을 한다고 해도 믿을만큼요.

    어쨋든 결국 집을 바로 앞에 놔두고선 유치장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말았죠.
    하루 세번, 이쁜 그녀의 얼굴을 우연찮게 세번이나 구경한 댓가 치고는..
    작게 치룬셈이였네요.








    / #2 우연의 연속.
    .
    .
    .
    결국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연락이 닿은 어머니가 파출소에 도착하셔서
    모든 혐의가 풀려 유치장에서 나올 수 있었어요. 제가 어떤식으로 처벌을 받는지 궁금한탓이였을까요
    아침 일찍부터 찾아왔던 그녀는 연신 허리를 숙이며 저한테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죠.
    뭐 어쨋든 좋았어요. 여자라는 동물과는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저로써는
    그정도의 미모를 가진 여자와 이야기를 나눈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꽤 괜찮았죠.
    혹여나 다음에 다시 집을 향하다 마주치면 인사라도 나눌 수 있을테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됐었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그녀와 계속 해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더라고요.

    같은 초등학교.

    같은 고등학교.

    같은 대학교에

    같은 직장...

    파출소에서 바로 출근을 하면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참으로 신기하더군요.
    어떻게 그녀처럼 이쁜 사람과, 같은 학교와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모를수가 있었을까..
    참으로 황당한 노릇이 아닐 수가 없었죠.
    마치 귀신에게 홀린것 같아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지만.. 그것도 잠시,
    같은 직장이니 사과의 뜻으로 점심을 사겠단 그녀의 말에. 마냥 기뻤날뛰던 저였습니다..









    / #3 인연.
    .
    .
    .
    점심을 함께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런것들은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죠.
    길가다가 흔히 볼만한 외모가 아닌, 그녀와 이렇게 단둘이 밥을 먹는것도 황홀한 저였지만
    그런 저의 모습을 마냥 부러워하며 '남자가 돈이 많을꺼야..' 라는 말을 내뱉는 사람들의
    시선에 더욱더 기분이 좋았었죠.
    어떻게 이런 기회가 나에게 다가왔는지..
    단 한번도 여자친구라고 집에 여자를 들여와본적 없는 저를 위해, 어머니가 거금을 들여
    써왔다는 부적이 효능이 생긴것인지 혹은 전생에 했었던 선행같은것이 이제서야 보답을 받는건지
    싶어 참으로 기뻣지요. 그러던 도 중 그녀에게 놀라운 말이 튀어나왔죠.

    " 저기.. 성찬씨는 인연 을 믿어요? "

    .. 저는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 를 외쳐대는 사이비도사가 생각나는 탓에 저도 모르게
    살며시 미소를 지었죠. 그런 저의 모습이 좋은쪽으로 인연을 믿는다는 것으로 생각 되었을까요?
    그녀의 입에서, 저로써는 상상도 하지 못한 말이 계속해서 나왔어요.

    "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성찬씨랑 저랑은 인연인가봐요. "





    인연.. 이라..
    저는 인연 같은건 믿지 않아요. 여태껏 '인연'이구나.. 하는 경험을 해본적도 없는데다가
    뭐 행복한적 한번 없었던 불행한 삶을 살아왔던 탓이였죠.
    하지만 그녀.. 아니, 혜정이 덕분에 저는 인연을 믿게 되었답니다.
    혜정이와 저는 직장내에서 '미녀와 야수' 커플로 소문이 나게 되었죠.
    그 뒤로 어떻게 된 영문일까요. 늘 직장내에서 꾸중을 들으며 은근히 따돌려 지던 저는
    순식간에 부서내에서 가장 인기 좋은 사원으로 변모해버렸죠.
    혜정이로 인해, 전과는 180도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저였습니다.








    / #4 사랑.
    .
    .
    .
    혜정이는 제가 본 그 어떤 여자보다도 이쁘고, 아름다웠어요.
    처음으로 저희집에 데려가 어머니를 소개 해 줬을때도, 처음에는 저를 신고했던 여자인걸 알고
    꺼림칙하던 어머니였지만 그녀의 상냥함에 녹아.. 몇시간 지나지도 않아
    자신께서 보셨던 그 어느집의 '며느리'보다도 혜정이가 최고라 하셨었죠.
    그렇게 저희 둘은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어떤 커플보다도 이쁜 사랑을 키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만남이 꺼림칙하고, 꽤나 웃긴모습의 것이였던지라 잘 안풀릴것 같다는 생각과는 달리
    혜정이와 저는 너무도 잘 맞았죠.
    여자친구를 사귄것은 처음이였던 탓에 늘 저를 이끌어 주는 혜정이였고요,
    혜정이의 말이라면 죽으라고 해도, 따르려 하는 저였고요.
    저희는 그렇게 둘도 없는 '인연'으로, '천생연분'으로, 그렇게 사랑했습니다.







    / #5 결말.
    .
    .
    .
    3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둘은 어느 덧 회사내에서 인정받는 사원으로 승승장구 하며 몇단계나 승진을 거듭했고요.
    월급도 보통의 이들과는 큰 차이가 났죠.

    하지만 우리 둘 사이는 그렇게 발전하지 못했어요.
    너무도 이쁜데다가 상냥하고, 능력있는 혜정을..
    따르는 남자들이 너무도 많았던 탓이였죠.
    저도 혜정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고 능력을 인정받아 그녀못지 않은 엘리트로 거듭났다지만,
    그녀를 쫓아다니는 남자들 보다 잘난것은 하나도 없었기에..

    늘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그녀를 의심하며, 집착하기 시작했죠.


    처음부터 우리들은 안될 커플이였나봐요.
    너무 잘난 여자와, 너무도 못난 남자의 만남은..

    결국 어느 날..
    회사 사장의 잘난 아들이 고급외제차로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는 모습을 보고
    욕을 하며 싸우다 결국 그녀의 뺨을 때린... 그 밤 이후로는 그녀에게 더 이상 연락이 오지않았죠.
    회사에서 만나더라도 모른척 지나쳐갔고요...


    너무도 힘들었어요.
    그녀로 인해 용기를 얻고, 회사에서 쌓아논 것들을..
    또 다시 그녀로 인해 모두 잃게 될 까봐.. 너무도 힘들었죠.

    어떻게 해야 그녀가 나에게 돌아 올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그녀가 영원히 나의 곁을 지켜줄까요?

    방법은 하나 뿐이였어요. 딱 하나 밖에... 없었죠.

    저는 그녀의 집을 찾아가 그녀를 의자에 묶었어요.
    그녀가 말하더군요.


    " 너 왜이래? 미쳤어? 이래봐야 아무런 소용없어. 이 병신아!! 신고하기 전에 빨리 풀어 "

    " 혜정아 난 너 없이 안되는거 알잖아.. "

    " 뭐. 너도 다른사람 만나러 가. 나는 성찬이랑 잘되고 있으니까. 방해하지 말고 "

    " ... 안되! 안된다고! 너는 나만 가질 수 있고, 영원히 내꺼야. 인연 이랬잖아. 우리는 인연이라고!! "

    " 그딴 말을 아직도 믿나? 이 멍청한 새끼야. 고소 해버리기 전에 빨리 풀어라. 인생쫑나기 싫거든!! "

    " ... 아.. 너를.. 놓아주지 못해.. 난.. 너밖에 없어.. 너 밖에.. 없어... 죽어서라도.. 영원히..
    함께하자... 사랑해.. 혜정아 사랑해.. 사랑해.. "


    석유를 그녀 의자 양옆에 두루 뿌린 후 나머지를 제 몸에 모조리 뿌렸어요.
    그러자 울고 불고 난리를 치는 혜정이였죠. 저는 그녀와 같이 죽는다면 겁나는게 하나 없는데,
    그녀는 죽는게 무서운 모양인지 살려달라고 몸부림을 치더군요.


    " 야.. 성찬!! 이 정신병자야!! 평생 너를 저주할꺼야..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너같은 쓰레기를 사랑했던 내가 또라이년이지. 이 개새끼야!! 지옥에나 떨어져!! 개새끼야! "


    ... 지옥이라도 그녀와 함께라면.. 행복 할 수 있는 저인걸요...
    저는 천천히 라이터를 돌려 그녀와 저의 몸에 불을 붙였어요.


    - E N D -












































































































    / #6 결말2



    한 여자는 의자에 꽁꽁 묶여 있었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쳐다보며 이상야릇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 왜이래.. 안치우나? 니 자꾸 왜이러는데? "

    " 혜정아 .. 난 너없이 안되는거 알잖아. "

    " 알아. 나도 성찬이 너 밖에 없어. 그래 근데 이건 왜 이러냐고.. 이거 빨리 풀으라니까? "

    " ... 안되! 안된다고! 너는 나만 가질 수 있고, 영원히 내꺼야. 인연 이랬잖아. 우리는 인연이라고!! "

    " 우린 인연맞아.. 나도 너밖에 없어.. 근데 왜 이러냐고..이거 풀어! 야.. 빨리 풀어!! 뭐해!! "

    " ... 아.. 너를.. 놓아주지 못해.. 난.. 너밖에 없어.. 너 밖에.. 없어... 죽어서라도.. 영원히..
    함께하자... 사랑해.. 혜정아 사랑해.. 사랑해.. "


    말을 마친 남자는, 언제 준비했던 것인지 작은 석유통을 꺼내들어서는 여자에게 뿌리고,
    자신의 몸에도 모조리 흩뿌렸다. 하지만 묶여 있는 여자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듯
    모든 것을 포기한 것 처럼 조용히 앉아만 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두려움에 벌벌떨며
    눈물짓는 남자였다.
    그렇게 무서우면 그대로 여자를 풀어주면 될 일을.. 남자는 정신에 이상이라도 있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어대면서도 급기야, 주머니속을 뒤져 라이터를 집어 들어 불을 붙였다.


    " 성찬아.. 사랑해..... 사랑해.. 우리 죽어서도.. 함께 할 수 있을까?
    어쩌다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미안해 성찬아..
    지옥에서라도..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널 다시 만난다면.. 우리 그때도.. 사랑.. "

















































    / #7 결말3


    부모하나 없는 고아. 못생긴 얼굴. 거기에다가 말도 없고 오로지 공부에만 열중하는 나는..
    그야말로 '전따' 였어. 전교생한테 따돌려 졌었지.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에게 관심을 주고, 웃음을 주던 단 한 사람..


    성찬.

    난 그런 그를 어렸을 때 부터 짝사랑해왔어.





    초등학교에서 갈라져 중학교 3년을 따로 보냈지만, 집이 가까운탓에 성찬이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어.
    다만 몹시도 못생긴 탓에 혹여나 반감을 살까 늘.. 숨어서 지켜봐야 했지만,
    누구라도 차별없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성찬의 모습에 난 남몰래 홀로 사랑을 키워왔어.
    그러던 와중에 고등학교에 들어서기 전 나는 어느 집에 입양되어 들어갔어.
    아들만 셋인 양어머니가 딸을 가지고 싶다해서 그곳으로 가게 된 것이였지.
    얼굴은 못생겼다지만 공부를 워낙 잘한다니, 나를 잘 봐주신 양부모님들이 얼마나 나를 아껴주시는지.
    늘 얼굴에 자신감이 없던 나를 위해 성형수술까지 시켜주시고
    나를 그 누구 부럽지 않은 뛰어난 학생으로 만들어 주셨지.


    내 성적으로 서울의 명문대를 들어 갈 수도 있었지만, 그 사람을 따라 작은 대학교를 들어갔어.
    양부모님들은 그런 나를 걱정하셨지만 나를 믿어주셨기에 아무런 반대없이 그 대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성찬이 양아버지의 회사에 면접을 본 것을 알고는 제발 합격시켜달라고 빌었었지..
    그리고는 양아버지의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어.
    나를 위해 처음으로 웃어준사람. 나에게 처음으로 관심을 준 사람. 힘들던 나를 위로해준 사람..
    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어. 그리고는 성찬이가 사는 곳으로 혼자 따로 나와 살기 시작했지.


    나 하나의 짝 사랑이던 감정을..
    인연으로 만들기 위해서...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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