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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주택에서 이사온건지라 엘레베이터가 아직은 낯설다. 17층에 살기때문에 좀 오래동안 엘레베이터 앞에 서
있어야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것은 역시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생물이였다.
38도쯤되는 여름날이면 아이스크림이 땡기게 된다. 밤11시에 슈퍼에 나가는건 상당히 귀찮은 일이지만 안갈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대충
반팔티만 걸치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그때 비명소리와 함께 계단오르는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늦은시간에 왠 소란이지? 강도라도 들었
나? 하면서 비상구 계단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았는데 무슨 큰문제가 생긴건 아닌모양이였다.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였으므로 이내 관심을
접었다.
엘레베이터가 도착했다. 안에는 사람이있었다. 좀 특이한것이 앞이 아닌 뒤를 보고있었다. 거울이 설치된것도 아닌지라 얼굴을 알수가없었
다. 괜히 탔다가 강도면 어떡하나 고민되었지만 이런 사소한걸로 아이스크림을 포기할수는 없었다. 다행히 강도는 아니였다. 그래도 17층
부터 1층까지 가는동안 계속 벽에 붙어 뒤만 바라보고있는것이 뭔가 수상쩍었다.
'그것'은 내리지않고 엘레베이터에 계속 서있었다. 결국 얼굴을 확인할수가없었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산뒤에 다시 아파트 1층으로 돌
아왔다. 다행히 아무도 타지않았는지 엘레베이터가 내가 내린채로 1층에 머물러있었다. 신나는 마음으로 버튼을 눌러 엘레베이터 문을 열
었고 나는 죽기살기로 비상계단을 향해 달렸다.
'그것'은 앞을 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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