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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에 또라이가 많네, 매너가 없네 를 떠나서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일베와 오유를 평가할 때
일베가 오유보다 나은 점은
오만하지 않다는 것.
그러한 판단은 예전부터 했지만
어떤 사람이 잘 정리해줬길래
여기에도 올립니다.
대선 결과를 보면서,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 19일 밤이 늦도록 "아직 희망을 놓지는 말자" 같은 간절한 다짐을 무심한 전화기에 찍어대던 그들 때문이었다. 1987년 이후, 20대가 이렇게 정치를 자기 일처럼 생각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성난 얼굴의 세대들은 세상이 한번 뒤집히길 바랐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고 믿는 아버지·어머니 세대는 아들·딸 세대를 이겼다. 젊은 세대의 '집단 의지'가 꺾인 것이다. 그들의 열패감에 마음이 갔다.
동시에 마음 한쪽이 후련했다. 여당 지지자를 '정의감이 없는 사람' '저능아' '부패세력'이라 부르며 저주를 쏟아내던 이들은 과연 무슨 표정일까. 조금 옹졸한 생각이었지만, '문재인 지지'를 빙자해 생각이 다른 사람을 비웃고 조롱했던 이들이 제 손가락의 행위를 반성하길 바랐다.
저마다 다르게 대선 결과를 해석하겠지만, 이번 대선의 결과를 '문재인의 패배'가 아니라 '문재인 패거리의 패배'라 부르고 싶다. 법대 교수라는 이는 국정원 직원의 거주지를 SNS로 퍼뜨렸다. 그가 사과를 했던가? 경찰대 교수였던 양반은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서 국정원 직원 집을 알아낸 것을 두고 "스토킹 행위는 8만원 범칙금이면 된다"고 했다가 사과했다. 인권이나 법치에 민감해야 할 그들이 그 정도였으니, 본업 대신 SNS에 몰두하던 다른 이들의 말과 글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배울 만큼 배운 그들은 왜 그토록 비이성적인 행위를 했을까. 바로 배울 만큼 배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 생각이 남의 생각보다 더 진실하고, 자기 말이 남의 말보다 더 고결하다고 믿었다. 자기 확신이 강할수록 혀끝과 손끝은 가벼워진다. 마음껏 말을 뱉고, 마음껏 문자를 찍어댔다. 남을 그렇게 대놓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남의 생각에 그렇게 쉽게 침을 뱉어선 안 된다. 이번 선거는 말에 상처받은 사람들에 의한 '표의 복수전'이었다.
'네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 하는 선거 캠페인 때였으니까' 하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일은 아니다. 우리 삶에는 선거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더 많다. 가벼운 손끝과 혀를 가졌던 사람들은 선거가 끝나고도 그 관행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소설가 공지영의 "나치 치하 지식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란 발언이 그 예다. 지금 세상이 나치 시절이 아니듯, 그런 말 하는 사람도 지식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무자비한 말은 일부 야권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가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으로 선택됐을 때, 그의 말은 비수로 되돌아왔다.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를 '더러운 작당', 야권으로 옮아간 이들을 '정치적 창녀'라 표현한 것이 당선인 대변인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으로 비화한 것이다.
일부 야권 지지자의 오만한 언어, 칼럼니스트의 과한 표현이 일으킨 '후폭풍'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아직도 격 낮은 언어는 도처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괴롭힌다. '정치적 창녀' 중 하나로 지목된 정치인은 "깃털 같은 권력 나부랭이 잡았다고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는데… 창녀보다도 못난 놈"이라는 글을 올렸다.
스스로를 '깨어 있는 시민'이라 칭하는 이들께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정권을 잡지 못해 슬픈가. 일단, 나만 깨어 있는 게 아니라 남들도 깨어 있다는 걸 인정하라. 젊은 세대를 팔아 남을 비웃을 자격증을 얻은 듯 행동하지 말라. 혀와 손끝을 조심하시라. 그런다면, 5년은 짧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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