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부터 저희집에는 외할머니가 같이 사시게 되었습니다
외가쪽에 남자형제들이 많지만 저마다 이런 저런 사정을 대며 외할머니를 모시지 못하겠다 하여
여자형제중 맏이인 저희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눈물을 보이며 부탁해 현재 외할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가족모두들 평소 할머니를 자주 뵙지 못했던 터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잘해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루이틀 지나면서 조금씩 안 맞는부분이 생기더니 이젠 정말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입니다
몇가지 이야기 해보면
저희 집안 사정상 저와 할머니 두분만 집에 있을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같이 밥을 먹어야 하는데 우리 할머니 " 안먹어 "를 입에 달고 계십니다
아니 무조건 "안먹어" 부터 말씀하세요 거의 매끼 제가 밥을 차려 드려야하는데
할머니 점심에 이거 먹을까요
"안먹어"
저거 먹을까요
"안먹어" ㅜㅜ
그런다고 안드시냐구요?? 아닙니다 정말 잘드세요
팔십이 넘는 고령이신데 성인 남성이상의 식사를 하세요
때문에 매번 식사시간때마다 전쟁입니다 안드신다니 억지로 앉혀서 차려드려야하고
먹네 안먹네 실랑이를 벌어야 합니다 하지만 드실때는 두공기 세공기...
어떨때는 "안먹어" 했을때 진짜 차려드리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끔 웃긴건 "안먹어"가 자동이다보니 정말 먹고싶은 음식이 이었는데
할머니 짜...
"안먹어"
근데 뭐 먹자고 할라고 했니??
짜장면이요
한숟갈만 먹어볼까....
이런 웃긴일이 많습니다ㅋㅋ
다음은 모든 반찬을 손으로 드십니다
김치를 비롯 하물며 동치미까지 손을 담구셔서 집어드세요
뭐 괜찮습니다 그러실수도 있지요
그런데 할머니 절대 손을 닦지 않으세요 씻는건 바라지도 않는데
절대 안닦으시고 그냥 식탁이며 벽 바닥에 자연스럽게 닦으시죠
할머니 손좀 닦아봐..하며 물티슈를 드려도 그냥 옆에 던져 놓으세요
가족들 모두 식사할때는 엄마가 아무말없이 할머니 뒤를 따라다니며 물수건으로
흔적들을 닦으시는데
위에 말했다시피 저와 식사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 일을 매번 제가 해야하고
제가 가끔 일이 생겨 식사만 챙겨드리고 잠깐 나갔다오면
거실바닥이고 쇼파고 김치국물 천지입니다
다음 제가 학교 끝나고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데
할머니...거실에서 너무 크게 티비를 보세요 물론 티비가 거실에만 있는것만은 아닙니다
그런데 할머니... 방은 답답하시대요
또 귀가 어두우셔서 볼륨은 거의 맥스를 찍습니다 ㅜ
할머니가 화장실에 가시거나 하면 제가 몰래 볼륨을 좀 줄이는데
그럴때마다 할머니 제게 묻습니다
oo야 시끄러우면 할머니 방으로 들어갈까??
제가 공부에 방해가 돼 볼륨 줄인걸 눈치 채셨으면 방으로 들어가주시거나 그냥 봐주시면 좋은데
꼭 저한테 저렇게 물으세요
그러면 저는 당연히..
아니요... 전 괜찮아요 라고 말합니다ㅜ
할머니는 다시 볼륨을 키우시고 티비를 보세요
이 밖에 너무 많은 일이 있어요
화장실 문을 안닫고 볼일을 보시는거...
군것질거리가 드시고 싶다고 수시로 심부름을 시키는거(물론 평소에 심부름은 잘 하지만 가끔 아주 바쁠때나 아플때 시키시는건... 한번은 제가 감기때문에 몸이 안 좋아서 조금만 있다 갔다올게요 했는데 쉬어라 내가 갔다올께 하시며 불편하신 다리로 외출준비를...ㅜ 어쩔수 없이 제가 갔어요 ㅜ)
집안에서 담배 피시는거...
이밖에 정말 짜잘한게 너무 많아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며칠전에는
결국 견디다 못해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머니 기회를 보시다 할머니에게 유순하게 말씀을 드렸어요
할머니 그날 부터 꼬박 이틀을 굶으셨습니다 ㅜㅜ
이러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에요
가실데는 없고 고칠수는 없고 그냥 이렇게 쭉 지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방법은 없겠죠?? 그냥 참고 지내는수 밖에
그냥 너무 답답해서 그동안 즐겨보던 오유에 넋두리한번 해봤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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