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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지쳤다.
지금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에 큰 대(大)자로 뻗어있다. 물도 없다. 먹을 것도 없다. 정신이 희끗희끗하다. 문뜩 태양을 떠올리는 언니가 원망스러우면서도 보고싶어 졌다.
"윽..."
태양이 너무 뜨겁게 그녀의 몸을 내리 쬐었다. 화상입을 것만 같다.
루나는 다시 한 번 더 물병을 체크해 본다. 한 방울도 없다. 아아, 후회막심이다. 사막에 들어오자마자 덥다고 물을 벌컥벌컥 마신게 이런 결과를 불러 올 줄이야.
"....."
그러더니 덜컥 겁이났다. 어쩌면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알리콘이라고 해서 이런 식으로 죽지말라는 법은 없다. 늙지않고 영원히 산다해도 목을 잘라내면 죽어버리듯 물이 부족하면 말라 죽는다.
"이잉..."
그녀는 아무도 보지않는 사막에서 투정을 부렸다. 어린망아지가 때를 쓰듯 애꿎은 모래를 발로 찼다. 뭐, 아무도 보지 않는데 어떠하리.
그러다가 갑자기 마법으로 허리에 찬 가방을 들어 거꾸로 뒤집어 버렸다. 그녀의 가방에서 떨어져 나오는 소지품들은 이러했다.
칼 한자루, 고글, 물병, 나침반, 수건 한 장, 텅 빈 도시락, 그리고...
세계지도.
루나는 지도를 보자 아직 자신이 반은 커녕 10분의 1도 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란다.
"크윽..."
자신이 한 말이 후회스럽다. 뭐하러 이런 걸 시도 한 걸까? 벌서부터 가족이 보고싶었다. 언니...트와일라잇...케이던스...
언니가 하지 말라고 말릴 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히잉..."
그만 서러워서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주위에 널브러진 소지품들과 푹 찌그러진 가방과 함께. 체면이야 아무도 보지 않는데....
"보소!"
"?!"
그녀는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걸 들었다.
"뉘신데 제 집 앞에서 울고계신교?"
외국 포니다.
흰 몸에 검은색 복슬갈기, 페가수스의 몸을 가졌고, 그의 큐티마크는 톱니바퀴였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맑은 초록색눈은 마치 어린 암컷포니를 생각나게 했다는 점이다.
그의 허리엔 여러가지 괴상하게 생긴, 흔히 말하는 스팀펑크 류의 기계들을 등에 지고 있었다. 기계들은 생김새와는 달리 소음 하나 내지 않았다. 그저 작은 호스에서 증기 만을 내뿜고 있었다.
"에...."
루나는 상황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자 울음이 뚝 그쳐버렸다.
"보소! 귀머거린교?!"
그는 다시 한 번 외쳤다.
"......"
그는 그의 초록색 눈을 그녀에게 들이대었다.
"아무리봐도 정상인데..."
"무..물러서거라! 무슨 짓이냐?!"
루나는 그가 얼굴을 들이대자 그제서야 상황판단이 되었다. 그녀는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무슨 짓이기는?! 내 집 앞에서 머하는 교?!!"
그가 언성을 높이자 루나는 움찔했다.
"무..무례하도다! 짐이 누구인지 아느냐?!"
"....? 이건 또 먼소린 교?"
그제서야 그는 그녀를 위, 아래로 자세히 관찰했다. 뿔과 날개가 동시에 있다? 그는 피식하고 웃었다.
"참내...소수민족이면 내 집 앞에서 깽판부려도 되는 교? 지가 무슨 공주인 줄 아나..."
그러나 그는 루나의 예상을 깨뜨리고 도리어 따지기 시작했다. 루나는 그의 말에 잠시 어리둥절 하다가 그녀가 다른 제국의 땅에 서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그녀의 공주라는 계급은 여기서는 쓸모가 없던 것이다. 외교적 문제로 온 것이라면 몰라도....
루나는 그만 힘이 빠졌다.
"죄송하도다...."
루나는 일어나서 고개를 푹 숙인채 가방을 들어 다시 소지품들을 챙겼다.
"알면 됐수."
그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녀가 그렇게 짐을 챙기던 도중 한가지를 깨달았다.
여기 근처에는 집은 커녕 선인장 한 그루도 없었다는 사실을....그럼 왜 나한테 저러는 거야? 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쳤다.
"잠깐! 여기 어디에 집이 있다는 것이냐?"
그녀는 인상을 쓰고 그에게 물었다.
"여기 있수."
그는 별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그녀가 누웠던 자리를 발로 파냈다. 그러자 어느정도 크기가 큰 철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겉 모습만 봐도 굵기가 굉장할 것같은 느낌이다. 그는 문고리를 입에 물고 철문을 들어올리려고 노력했다.
"아...."
그녀는 의문을 해결했다. 그녀는 다시 축 늘어졌다.
그러나 돌아가려던 찰나 그녀는 다시 뭔가 하나를 떠올렸다. 그녀는 한동안 곰곰히 생각하다가 그에게 물었다.
"저기...물 좀 다오."
"야?"
그는 철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중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되물었다. 그러더니 한동안 곰곰히 생각하다가
"따라오슈."
하고 답했다.
그것이 에멜션 공화국의 천재이자 괴짜 발명가인 레미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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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팬픽은 설정파괘ㅋ 망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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