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도덕심 특별 집중 관리 기간으로 정하기로 합니다.
마이너스 도덕심인 양심리스 딸에게 예의를 가르치기로 합니다.
별로 반성한 것 같은 표정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도덕심이 소폭 상승했습니다.
야생의 사랑꾼이 나타났습니다.
도덕심을 관리해야 합니다. 성질을 죽이고 얌전히 따라가기로 합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피아노 연주 발표회에 참가하기로 합니다.
항상 모든 예술 대회는 같은 곳에서 열리는가 봅니다.
침착해, 침착해... 성질을 죽이고...
짧았지만 도덕심 관리의 성과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훌륭히 에고를 극복해내었습니다.
이제 이 마을에서는 음악으로 귤을 당해낼 자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금은 고사하고 트로피마저 없습니다. 빛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심신을 수양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찾아옵니다.
요새 부쩍 친한척하는 기품자객 미치루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옵션남친 켄이치도 따라왔습니다.
그림 좋~다?
얼마전에 공동 사육을 시작한 고양이을 보러가는 모양입니다.
켄이치가 당연하다는 듯이 약속이 없을거라 단정지으며 도발해옵니다.
정답입니다. 약속이 없습니다.
집구석에서 빈둥거리지 말고 친구랑 나가서 놀기라도 하렴
그런데 고양이가 사라졌습니다.
길고양이가 순순히 한 곳에 머물러 있을거라 믿었다니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켄꼬맹이가 쓸데없이 불길한 소리를 합니다. 케이코인줄
행동대장 미치루 말을 따라 얼른 찾아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 근처를 돌아봐도 모습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어두워지면 날도 추워지고 더 찾기 힘들텐데 슬슬 걱정이 됩니다.
이와중에 켄이치까지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미치루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회를 노려 탈출을 시도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주변엔 까마귀가 많으니까, 혹시...
이번에는 미치루가 불길한 소리를 합니다. 이렇게 사망 복선을 깔아버리면 가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부른다고 대답했으면 이 고생을 하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도덕심 집중 관리 기간입니다. 성질을 죽이고 미치루의 방식에 따라주기로 합니다.
얼마 전 케이코와 우물에 빠진 날 배운 것도 있으니, 좀 더 맨땅에 헤딩해보기로 합니다.
미치루의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강철같은 그녀의 소녀소녀한 속내가 들통나고 말았습니다.
꼭 이 상황에 속마음 고백을 해야겠니...?
하지만 미치루는 철저하게 드라마의 클리셰를 지키며 숨겨왔던 수줍은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참 빨리도 눈치채는 귤입니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낭떠러지 아래에서 사람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이런 순간을 틈타 발견된 사람이 때마침 또 켄이치라니 참 운도 좋습니다.
미치루가 사랑을 위해 몸을 내던집니다.
아부나이...!!
다행히도 켄이치는 무사 구출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낭떠러지까지 내려간 모양입니다.
마왕의 낭떠러지에서 구출된 켄이치 왕자님이 깨어났습니다.
정신을 차린 왕자님의 눈 앞에는 프린세스 미치루가 늠름하게 서 있었습니다.
방금 전까지의 수줍은 모습과는 달리 어느새 평소와 같은 태도로 돌변했습니다.
친구끼리 한 판 붙고 난 뒤에 화해하는 느낌의 일러스트입니다. 박카스라도 한 병 따야할 것 같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볼은 발그레 고정입니다. 아주 츤데레들 납셨습니다.
노눈치 미치루는 1절만 할 줄을 모릅니다.
하지만 켄이치의 발그레는 사라질 줄을 모릅니다.
모야모야 나 촉 완전 좋아~
어쩐지 귤이야말로 눈치없이 이 자리에 끼어있는 기분입니다.
저기... 얘들아 일단은 나도 옆에 있거든...?
무슨 말을 해도 이미 둘에게 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괜히 끼어들었다가 욕만 먹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켄이치 왕자님은 완전히 반해버린 것 같습니다.
프린세스 미치루도 싫지 않은 눈치입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옆에서 이걸 지켜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낄끼빠빠하고 고양이나 돌봐야겠습니다.
길고 긴 주말이 끝나니 히토시가 불러세웁니다.
중요한 얘기는 언제나 반갑지 않습니다.
요즘 좀 평화롭다 싶었더니 오랜만에 다시 절교타임입니다.
항상 너희들의 변명은 똑같지...
사요나라...!!
오늘도 ㄴr는 상ㅊㅓ를 입는ㄷr...☆
차라리 마침 잘 됐습니다. 발렌타인 초콜렛 하나 스킵할 수 있으니 개이득입니다.
올해도 큐브는 자신의 초콜렛을 기대하며 쓸데없는 오지랖을 펼칩니다.
물론 택도 없습니다.
일단은 켄이치에게 의리초콜렛을 건넵니다.
널 유혹했다간 미치루한테 죽을지도 몰라...
올해도 아야짱이 초콜렛을 줍니다.
잊지말고 인마이포켓 합니다.
선배 앞에서는 최대한 쑥쓰러운 연기를 하며 초콜렛을 건넵니다.
이젠 류노스케 선배도 어지간히 귤의 가증에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사랑꾼 신야에게 재도전입니다.
아직 신야에게는 약빨이 먹힙니다.
뒷골목 프린스에게도 한 점 나누어주도록 합니다.
학교 앞은 내 구역이니까 서로 건들지 말기로 OK?
역시 만만치 않은 녀석입니다.
먹든지 말든지!
아저씨에게도 뇌물초콜렛을 드려둡니다.
남말하는 것 같지 않아 마음이 쌉쌀해집니다.
곧이어 가난한 유튜버 아버지의 생일도 찾아왔습니다.
발렌타인 근처라서 겸사겸사 초콜렛 케이크인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어쨌거나 용돈을 모아 선물을 샀다니 기쁘게 받아보기로 합니다.
신야에게서 나쁜 것만 배웠습니다.
그래도 건강을 생각해준 거라 해몽하고 소중하게 쓰기로 합니다.
이렇게 귤과 큐브와의 다섯 번 째 생일도 지나갑니다.
학교에 가니 또 질투 시동이 걸렸습니다.
켄이치에게 초콜렛을 준 걸 들킨 모양입니다.
켄꼬맹이나 신경쓰지 남이사?
질투 이벤트이지만 왠지 켄이치보다 신야랑 친하다는 것에 안도한 것처럼 보입니다.
간만에 삐돌이 달래러 강변으로 산책을 갑니다.
오랜만이네 구남친
상당히 삐쳐있는 모양입니다. 나중에 다시 만나러 와야겠습니다.
이번달은 친구들의 방문이 잦습니다.
얼마 전까지 질투하더니 이번엔 또 친한척하러 미치루가 찾아왔습니다. 감정기복이 심한 것 같습니다.
너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균형잡힌 식사를 통한 조울증세 극복이 필요해보인다
친해진 기념으로 공물을 바치러 온 모양입니다.
아웃백 벽에 걸려있을 것만 같은 화려한 무늬의 부메랑입니다.
아무리 봐도 15세 소녀가 가지고 있을 법한 물건은 아니지만 감사히 받기로 합니다.
그나저나 친구 선물 수집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등교길에 또 미치루와 마주쳤습니다.
왜 부메랑 주고 나니 아깝든?
지난 주말 켄이치와 놀 때 끼어있던 걸 가지고 눈치를 줍니다.
그럴 땐 여러 남자를 만나보는 것도 방법이야
히토시를 한 번 만나보는 건 어떻겠니?
어찌됐든 끝까지 자신의 마음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남이 들어줬으면 좋겠는 모양입니다. 흔한 답정너였습니다.
기품까지 탈탈 털리고 말았습니다.
다도 교실에서 잃어버린 기품을 만회하며 2월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