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가 '맹자'네요;

작년에 재수해서 연대 1학년 다니고 있는 20살 학생입니다.
과는 적성 진로 감안할 때 나쁘지 않구요.

그런데 그놈의 서울대에 아직도 미련이 남습니다.

특목고 출신인데 현역 고3때 10월까지도 모의고사 성적이 꾸준히 유지됬던 터라
서울대 외에 연고대는 수시조차 지원하지 않는 패기(라고 쓰고 허세라고 읽는)를 부렸다가
수능날 1교시 멘붕으로 재수했습니다. (3 1 1 1 1 1 1)

부끄럽지만 재수 때는 현역 때의 반도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정형편도 있고 현역 때처럼 패기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라 
연고대 수시를 몇개씩이나 썼는데 다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기에
수능에 힘쏟아봤자 납치되면 소용없단 생각이었거든요.
(특목고 발;내신이라 수시로는 서울대 지원이 힘들었습니다.)
건방일지 몰라도 차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수능이야 작년에 해놓은 게 있으니 하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고요.
그리고 예상했던 것 만큼이나 쉽게 연대 수시에 붙었어요. (수능점수 영향력X)

가족들이며 주위에서는 SKY 갔으니까 잘 갔지 하는 반응인데
19년간 서울대 외에 목표한 적이 없던 저로서는 사실 좀 혼란스럽습니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학기가 다 지나가는 데도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어요.
편협한 고등학생 마인드일 뿐이다,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해봤지만

서울대에 들어간 고등학교 동창들과는 연락도 하기 싫고,
괜히 서울대 다니는 사람을 만나면 속으로 위축되는 제 스스로가 역겹습니다.
서울대라는 프리미엄으로 나중에 이득을 보겠다는 욕심보다는
제 자존심의 문제인 것 같아요.
컴플렉스라는 걸 안고 살아갈 줄을 모르는, 스스로에게 독이 되는 성격입니다.

사소하게는 아버지가 서울대 출신인 것에도 많이 압박을 받았던 것 같고
재수하면서 가족들에게 받았던 냉대에 대한 보상 혹은 반발심리도 어느정도 작용하는 것 같구요.

재수까지 한 마당에 3반수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해졌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10대 때의 아쉬움으로 앞으로의 몇 십년을 끙끙대는 것 보다 나은 게 아닌가 싶어요.
여자라 군대 문제는 없습니다만, 나이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건 아니네요.

저처럼 3반수나 아니면 편입으로 서울대 가신 분 있으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인생선배로서 조언들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