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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33868
    작성자 : 쉴버라인
    추천 : 11
    조회수 : 26674
    IP : 175.211.***.171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4/09/24 21:15:21
    http://todayhumor.com/?movie_33868 모바일
    타짜1과 타짜2 , 그리고 원작과 비교리뷰 (스압 스포주의)
    타짜1.PNG
    타짜2.PNG

    타짜 원작.PNG


    맘에드는 것들은 사골 국물의 뼈가 녹을 때까지 보는 스타일의 나로선 타짜1은 역대급의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원작 만화 역시 1부에서 4부까지 셀수 없이 정독을 하며 각종 노름에 대한 분석도 했었는데 

    그냥 만화는 만화일 뿐 실제로 그런 기술들을 쓸라고 하면 하염없이 어색한 손놀림에 옆집 순이도 비웃곤 했었다.


    일단 이 작품은 절대 도박을 권장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원작및 영화를 보고있으면 도박을 하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용솟음 친다. 프로의 세계가 그렇듯 잘하는 놈 위에는 항상 더 잘하는 놈이 있고 그놈을 이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면 비웃기라도 하듯 신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원작에서 주연들의 표적이 되는 사람들은 진짜 아무것도 못하는 호구들도 있지만

    자신이 나름대로 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항상 돈을 잃는다. 진짜 목숨을 걸고 할 수 있을 만한 깡다구가 없으면 그냥 생업에 종사하는것이 

    잘 사는 길이다.


     만화 및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많지만 타짜1 처럼 이렇게 잘 살린 영화는 처음봤다. 물론 영화를 먼저보고 원작을 봤는데도 

    오히려 타짜1은 영화가 더 재밌는 듯 하다. 1의 최동훈 감독이 원래 '범죄의 재구성' , '도둑들' 등 지하세계 문화를 잘 표현하는 사람인 것도 한몫 했지만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연출력, 캐릭터들의 재해석 및 미친 연기들이 하나의 맛있는 모듬 요리를 만들어냈다.

     스토리의 전개를 보면 흡사 크리스토퍼 놀란이 떠오르는 액자식 구성이다. 

    현재와 과거, 더 과거(대과거라고 하자)를 유연하게 넘나들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 부분에서 타짜2 및 원작에서 차이가 난다. 너무 왔다갔다 하면 관객들로 하여금 햇갈림을 유발시키지만 

    주인공들의 절묘한 대사들로 인해 시간이동을 한다는 점은 놀란 감독의 '메멘토' 보다 훨씬 친절하다.


    그리고 음악. 어디서 이런 분위기에 딱 맞는 음악을 가져왔는지 감탄만 나온다. 도박은 쪼이는 맛에 하는 것인데

    섹소폰소리인듯 한데 암튼 그 음악이 내가 패를 쥐고있는 것처럼 심장을 쪼인다.

    이런 장면들에선 원작이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느낄 수 있기에  더 재밌는 것 같고 타짜2에서 심각하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빙글빙글은 너무했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캐릭터의 재해석. 

    사실 몇몇 사람들은 원작에서의 고니의 모습, 약간 덩치있는 묵직한 캐릭터로서의 모습이 없어서 아쉬워 했다고는 하나

    영화에선 조승우의 비주얼에 맞게 원작에는 없는 스토리를 곁들여 고니를 재탄생시켰다.

    평경장 밑으로 들어가기 전 평경장 원래 보디가드(?) 했던 애한테 배에 철판을 숨겼다가 이기는 장면이나

    곽철용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서 복수하는 장면 등이 그 예이다. 

    원작에서 고니는 산에서 나무를 베는 일을 하다보니  기본 근력이 좋아 싸움을 좀 하는 편이지만 영화에선 조승우의 깡다구에 초점을 맞춘것이다. 


    또한 평경장(백윤식) 및 정마담(김혜수)과 아귀(김윤석) 역은 오히려 원작이 영화를 따라한 듯 캐릭터를 기가막히게 살려 냈다.

    원작에서의 평경장은 그냥 맘씨좋은 할아버지였다면 백윤식은 특유의 이북 사투리로 감칠맛을 더했다.

    아귀는 김윤석 정도의 포스는 아니었고 정마담 역시 아줌마와 아가씨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미모와 성격. 김혜수가 아니면 누가하리오

    타짜2에서는 이하늬가 비슷한 역할을 했었는데 상대적으로 너무 가볍게 묘사해서 아쉬웠다.  

    그리고 예림이 그패봐봐 역할 역시 우리가 상상하는 호구에 걸맞는 캐릭터를 보여준 것 등등 얘기할 것이 너무 많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분량을 맞추다 보니 못 넣은 것일 수도 있으나, 

    짝귀를 만나서 도박에 대해 다시한번 각성하는 장면에서 중요한 대사들이 우수수 쏟아지는데 너무 간략하게 나와서 정신이 없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아~ 구라칠 때 눈을 보지 말라고' 하고 넘어가버릴 수도 있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대사는 원작에서 짝귀가 말했던

    ' 나는 돈을 따려고 하는데 고니는 돈을 뺏으려고 한다' 라는 것이다. 도박 그 자체를 즐기면서 돈을 따야하는데 어떻게 하면 상대 돈을 뺏을 수 있을까만

    생각하다 보니 그것이 상대에게 티가 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이후에 눈을 보지 말라는 대사가 나오고 고니는 이로인해 큰 성장을 하게된다.

    또 아귀를 만났을 때 역으로 속이는 방법 역시 짝귀의 조언 때문이었고 

    후에 도박을 끊게되는 계기 또한 짝귀의 대사인 '구라를 쓰다 걸려서 귀가 짤리고, 안쓰니까 손이 짤렸다, 걱정하지마라 너도 곧 이렇게 된다'

    에서 욕심을 계속 부리며 도박을 끊지 못하면 결국 나락에 떨어진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 있었다.

    그래서 원작에서도 고니는 짝귀를 두번째 스승이라고 생각하여 자주 찾아뵈며 보필하며 산다.


    또 고니가 화란이에게 삐삐 음성 남기는 대사

     '니가 나한테 사랑을 모른다고 했었지? 사랑 어차피 그거 다 구라다. 내가 너한테 돌아간다면,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땐 의리 꼭 지킬께'

     여기서도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그냥 넘어가버릴 수도 있으나, 고니의 인생관(사랑에대한?)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사였다.

    평생 친구도 없고 원수도 없는 도박판에서 구라(손기술)를 치는 것처럼 사랑 역시 필요에 따라서 배신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고니는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고광렬을 구하러 간다. 

    이처럼 고니에게 의리는 사랑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라 믿고 화란이에게 평생 의리를 지킨다는 말을 하는것이다.. (아 멋진새킈)


    뭐 이런 아쉬운 점들은 다른 찰진 대사들로 묻어버리기 때문에 이런 것으로 깎아내릴 수 없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곽철용의 대사들도 귀에 착착 감긴다. '고니야 담배한번 꽂아봐라, 그럼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등등)

    종합적으로 타짜1은 원작을 완벽하게 분석한 작가 및 감독의 재창조물이라고 해야한다. 스토리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개연성을 놓치지 않았고

    마지막 클라이막스 아귀와의 일전에서는 이미 원작을 초월했다.

    적어도 타짜1 영화는 최소한 원작과 대등한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나 타짜2로 오면서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타짜2에 대한 혹평은 많이 쏟아졌고 단순 오락영화로서의 긍정적인 반응 역시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영화가 원작을 따라하고 표현하는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애초에 원작 타짜1은 배경이 60년대에서 70년대 초였고 타짜2는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반이다.

    그것을 현대버젼으로 각색할 때 많은 수정을 해야하는데 문제는 여기에 너무 집중한 듯 하다.

    강남 하우스에서 고스톱을 하다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하늬가 돈을 따는 과정에서 짓고땡을 했던것도 같은데 그게 언제쩍 도박인가..

    또 마지막 부분의 배신의 배신의 배신 및 아귀가 나오는 과정 등이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고

    없어도 되는 장면들이 많이 삽입되었다. 

    감독 특유의 개그를 넣고싶은 욕심은 알겠지만 긴장되는 장면에서 '싫으면 시집가'는 긴장감을 추욱 떨어트리고

    추격장면에서 빙글빙글... 진지한 표정의 곽도원만 바보됐다.

    마지막에 벗고친다 역시 원작에서 타짜들 사이에 호구하나가 나름대로 타짜들을 이기기 위해 머리를 쓴건데 

    영화에선 타짜들끼리 있는데 뭣하러 그런짓을.. 또 안경에 특수장치가 있다는 것을 우사장(이하늬)이 고니에게 왜 알려주는것이고 

    아귀가 그걸 공개하는 과정 자체도 아귀스럽지 않았다. 
     
    아 글고 신세경 사러가서 왜 둘이 싸워야 하는건지.. 


    원작을 안봤다면 그냥 아무생각 없이 보기에 괜찮았을 텐데

    원작을 수십번 정독했던 나로선 답답하기만 했다. 한마디로 이건 타짜2 원작도 아니고 재창조한것도 아니다.

    물론 쉴드를 치자면 원작 타짜2 역시 타짜1의 속편 컨셉으로 나와서 내용의 깊이가 엄청 깊진 않았다.

    해리포터 소설보고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했으려나? 그래도 해리포터는 영상미라도 있었지..

    기억나는 대사도 없고 곽도원과 유해진이 그나마 하드캐리 했다.

    김윤석만 억울하게 된 것 같다. 애초에 상황 자체가 캐릭터를 살릴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대사 역시 한계가 있었다.


    탑과 신세경의 연기는... 언급하지 않겠다..


    2를 보고나니 아귀의 제자역으로 복선을 깔아둔 여진구의 존재가... 두렵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창조해 낸건데.. 과연 3에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원작 3부에서도 딱히 여진구의 역할을 할 만한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제발 스토리 라인 제대로 짜서 재밌는 영화 만들었음 좋겠다.




    쉴버라인의 꼬릿말입니다
    그게 인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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