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아..누나야..
대학교 4학년때 어느 여름 새벽이었지,, 정말 우연히 너의 분양글을 보았어,,
조그마한 자취방에 임용 준비로 너를 키울 여력이 되지도 않으면서,, 마치 뭐에 홀린 듯이 그 새벽에 연락을 해서 유성까지 가서 너를 데리고 왔었지,,
베란다도 없어서 방안에 조그마한 상자에 모래를 부어 생활하느라 늘 방 안은 모래알 투성이에 너의 털 투성이로 점점 엉망이 되어갔었지,,
그런데 너의 사랑스런 모습에 그런 것쯤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었어,,
너의 사료값에 모래값에 예방 접종비 등을 위해서 결국 누나는 임용을 볼 때까지 과외를 그만 둘 수가 없었지,, 공주에서 유성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과외를 하고 돌아오는 여정에도,,
힘든 것도 모르고,, 너가 혼자서 외롭게 집에서 기다릴까봐,,, 그것만 걱정이었었지,,
졸업을 앞두고 다시 집으로 들어오게 됐을때,,
그 전까지 한마디 한적이 없었으니 엄마 아빠가 엄청 놀라셨었지??
엄마한테 내내 혼이 나면서도 너가 들을까봐 품에 꼭 안고 니가 듣고 상처가 될까봐 니 귀 꼭 막을 생각만 했지,, 별로 혼이 나는 것 같지도 않았어,,
결국 어차피 들인 짐승 버리는 것도 못할 짓이라며 엄마가 먼저 마음을 여셨고,,
처음에는 제일 심하게 반대 하셨던것도,, 내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까봐,, 너랑 나 둘다 상처받을까봐 심한 소리 하셨던거지,,
그 다음 털이 옷에 너무 붙고 날려서 아빠가 안 좋은 소리를 하실때도 엄마는 말 못하는 짐승 혼내지 말라고,, 발정이 나서 아빠 이불에 오줌을 몇 번이나 쌌을 땐 엄마가 매일 몰래 몇 번이나 일을 하고 오셔서 힘든 몸으로 빨래를 하셔도 너한테 싫은 소리 한 번 안하셨었지,,
그래서 안기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엄마가 누워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서 옆에 아기처럼 누워서 안겨있었는데,,
아빠도 화장실 치우는 일이며 밥 주는 시간만 되면 일하다가도 들어오셔서 밥 챙겨주고,, 어디서 뽑아 오셨는지 여러 인형이며 장난감들을 가져오셔서는 아이처럼 웃으시며 너랑 놓아주셨지,,
어느 새벽인가,, 아빠가 주무시다 베게 밑에 손을 넣었는데 너가 놀아주는 건 줄알고 손가락을 세게 물었다가 그 새벽에 아빠가 놀라서 깨셔가지고는 소리를 지르셔서 온 가족이 모두 뛰쳐 나왔었지,, 결국 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있자 기분 좋아서 뒹굴며 애교 부리는 너의 모습에 웃을 수 밖에 없었지,,
정말 마음 속 깊이 부모님께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물론 우리 호랑이가 화장실도 잘 가리고,, 애교도 잘 부리고,, 말썽도 안부리고,,
아빠 차가 주차하는 소리만 들어도,, 엄마나 내가 현관문도 아니고 빌라 유리문을 열 때부터 반갑다고 입구에서 뒹굴고,, 혹시 우편물을 챙기느라 늦으면 애가 탔는지 현관문에 머리를 박으며 밀고 있었지,,
거기에 가족이 "뽀뽀"하면 누워있다가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고개를 번쩍들어 입을 맞춰줬었는데,, 물론 도도한 고양이의 본성을 버릴 수 없었는지 한 번 해주면 시간이 지나기 전까진 절대 다시 해주지 않았지만,, 그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러웠어,,
집에 있을 땐 언제 어디서나 내 눈에 띄는 곳에 너가 있었고,,
짖궂어서 편히 쉬고 있는 너를 자꾸 내가 괴롭혀도 계속 참아주었지,, 그러다 견디기 힘들어지면 살짝 입을 대며 그만 하라고만 하고,, 그래도 계속 괴롭히면 나를 공격하기 보단 슬그머니 몇 걸음 걸어가 조금 멀리 누워 쉬는 길을 택하던 너무 착한 너였는데,,,
그렇게 착했으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거겠지??,,
이제 한 달 뒤면,, 4살이 되었겠구나,,
지난 주 토요일 할머니 방에서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 니가 이상해서 들어가보니,,
비닐 봉지에 싸여있는 오징어 다리를 씹고 있는 니가 있었고,,
너무 놀래서 뺐었지만,, 얼마나 먹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
2년 전에도 할머니 방에서 육포를 먹고 췌장염에 걸렸을 땐 바로 토하고 설사를 했었으니까,,
2년 전 전부터,, 특히 2년전 일이 있고 난 후에는 매일같이 제발 오징어나 육포 같은건 방에 두면 안된다고,, 그렇게나 말했지만,, 이미 치매 초기 진단을 받으신 할머니에게는 매일 매일 들어도 모르는 일이었어,,
너무 화가 나서 할머니한테 소리를 치고,,걱정이 돼서 계속 지켜봤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어 다행이라 생각했어,,
그리고 내방 침대에 누워있다가 내려가서는 자꾸 휴지통에 있는 비닐을 씹길래 못 씹게 하려고 들어서 침대로 던지다 싶이 올렸었지,,한 3번 정도,,
그러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니가 헐떡이기 시작했어,,
너무 놀랬는데 토요일 저녁이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었지,,
그런데 헐떡이다가도 좀 누워있으면 괜찮아지고,,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가고,, 물도 먹고,, 애교도 똑같이 부리는 너의 모습에,, 털이 걸렸던 걸까? 하고 쉽게 생각했었지,,
인터넷 검색을 아무리 해봐도,, 몸이 안 좋으면 밥부터 안 먹고 표시가 난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2번이나 잊어버렸는데,, 결국 하루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널 찾아서 데려올수 있었고,, 췌장염때도 남들은 몇 일씩 걸린다는 치료를 너는 하루 만에 훌훌 털고 일어났었기에,, 중성화 수술도 잘 견뎌낸 너였기에,,
조금은 결국엔 괜찮아질거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엇지,,
낮이 되면 너무 멀쩡해져서 내려갔다보다 하다가,, 새벽만 되면 헐떡이고,, 다음날 병원에 가야지 했다가도 또 낮이 되면 벌떡 일어나서 밥 먹고 돌아다니고,,
수요일까지 그렇게 한 편으론 계속 걱정하면서도 괜찮을거야,, 괜찮아야만해,,라는 생각이었어,,
결국 수요일 저녁 화장실은 가면서도 저녁은 안먹은것 같은 모습에 안되겠다 싶어서 목요일 병원문이 열기 한시간 전부터 가서 기다려서 진찰을 받았지,,
2년전에 췌장염에 걸린 병력이 있고,, 일상생활을 했었기에,, 병원에서는 급체끼로 우선 진단을 내리고 하루 지켜보자 했었지,,
혈관주사에 영양제에,, 무슨 주사까지 총 3개를 맞고 집에 왔었어,,
얌전히 자길래,, 마음을 놓고 일을 하고 저녁에 돌아왔을때부터,, 악몽이 시작됐지,,
침대 밑 저 구석에 있는게 아무래도 헐떡이다 먼지를 먹을까봐 마음에 걸려서 나오기 싫어하는 걸 꺼내서 침대 위에 올려주었지,,
이상하다 싶을 정도고 힘을 못썼어,,
호흡이 점점 가파지고,, 급기야 헐떡 헐떡 헐떡 깨액,,, 헐떡 헐떡 헐떡 꺄아옹,,,
바닥으로 있는 힘을 다해 내려가서 거실로 나가 이렇게 뒹구르며 비명을 질렀지,,,
그러다 할머니 방 구석에 자꾸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가,,
투명한 액체를 오줌으로 쌌어,, 약간 약냄새가 섞인 듯한 생각이 들었지,, 얼릉 닦아 주고 눕혀서 콧잔등을 어루 만져 주었어,,괜찮아 괜찮아를 계속 중얼거리며,,
그런데 또 있는 힘들 다해 이불에서 내려가더니,,,, 피가 섞인 액체를 잔뜩 토해냈지,,
무서웠어,, 정말 너무너무,,, 새벽 2시쯤이었는데,, 너무너무 아파서 돌아다니면서,, 그 와중에도 이불에는 절대 안 토하고 바닥에 계속 토했었지,,
그러고 지쳐 누워서는 조금씩 입에 거품을 물기 시작했고,, 울면서 밤새 닦아 주며 괜찮아를 하며 콧잔등을 만져주니 조금 나아졌는지 입을 닫고 잠을 청했지,,
한 2시간 정도 잤었나?? 너의 배에서 계속 꾸르륵 소리가 나길래,,, 드디어 소화가 돼서 내려가나보다라는 일망의 희망을 갖게 되었었어,,
그런데,, 또 구석으로 낑낑 가더니 샛노란 오줌을 쌌어,,,,,
오 제발,,, 1분이 10년같은 시간을 기다리며 병원에 달려갔어,,,,,
의사 선생님이 아무래도 단순 췌장염이나 급체가 아닌 것 같다고,, 더 심한 문제 같지만 우선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해서 찍었고,,,, 위에 가스가 찼다는 것 외에는 알 수 없었지,,,,
좀 더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고,, 곧바고 좀 더 큰 병원에 찾아갔어,,,
너는 집에 오는 줄 알고 그렇게 싫어하던 이동집에 힘 없는 와중에서 기어서 들어왔는데,, 다시 나온게 또 병원이니 없는 힘을 쥐어짜며 안나오려 했었지,,
그런데 헐떡이는 걸 보시더니 안되겠다고,, 대학병원에 가야겠다고 예약을 해주시겠다고,,
그때 시간이 10시 50분쯤이었어,,
몇 십분을 기다리자 대학병원에서 연락이 왔고,, 바로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2시에 오라고 했었지,,
어쩔 수 없이 집에 다시 왔어,, 이때도 넌 설 힘도 없으면서 이동집에 다시 니 스스로 들어갔지,, 집에 가겠구나라는 생각에,,,,
집에 와서 누웠는데,,, 헐떡임은 멈추지 않고,, 또 1년이 10년같은 시간을 보내며 겨우 1시가 됐을까,,
너가 또 구석에 가려고 해서 방문을 다 닫아놓으니 몸을 어떻게든 끝고 주방 식탁밑으로 가서 누웠지,,
그러고 다시 한번 이번에는 정말 피와 핏덩이를 토하기 시작했어,,,
비명을 지르며 돌아다녔고 샛노란 오줌이 줄줄 흘어나왔었지,,,
엄마가 등을 쓰다듬어 주시며 힘을 내라,, 용기를 내라,, 호랑아 할 수 있어,,, 힘을 내라 제발,,
우리 호랑이 아파서 어떡하니 하시며 계속 이야기를 하니 조금 마음은 편해진듯 축 늘어져 누웠지,,
마치 금방이라도 죽을것같아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아서,, 애타는 마음으로 축 늘어진 아이를,,
또 다시 이동집에 태우고 아빠 차로 30분 거리의 대학병원으로 정말 달려가기 시작했어,,
타고 10분쯤 지났을까,, 또 한번 너의 토하는 소리와,, 빙글빙글 돌다 비명이 들렸지,,,,
무사하길 괜찮길 기도했어,,,, 그런데,,, 이상하게 너무 조용했지,, 난 너가 지쳐 누웠구나 생각하며,,, 끝까지 기도했어,,,,그리고 심하다고 바로 준비해달라고 연락해달라고 2번째 간 병원 의사선생님께 다급하게 전화를 했지,,
병원에 도착하고,, 복도에서 의사선생님이 바로 보자고,, 문을 열었는데,,,
이상했어,,,,
그 10분쯤 됐을때의 비명이,,, 너의 마지막 목소리였더구나,,,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집에 오려고 있는 힘껏 이동집에 들어와서 집에 왔는데,, 난 널 계속 다시 이동집에 넣었고,, 결국,, 너의 마지막 모습은 지켜보지도 못한체,,,, 알지도 못한체,,,,,,,
그렇게 보내야 했어,,,, 집에 오는 시간 동안,, 죽을만큼 아팠는데,, 좀 더 너와 눈을 마주쳐 주고 이뻐해 주지는 못할 망정,, 난 널 계속 싫은 곳에 끌고다니기만 했어,,,,,
너무 내가 저주스럽고 원망스러웠어,,,,,,
집에 와서 엄마 품에 안겨 펑펑 울었지,,, 아빠가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시겠다며 널 데리고 갔어,,
시간이 흐르고 돌아오셔서는,, 아빠도 우셨다고 하시더라,,,,
호랑아,,
좀 더 이뻐해주지 못해서,, 빨리 너의 고통을 알아차려 주지 않아서,, 너무 미안해,,
늘 한결같이 사랑해줘서,, 너무 많은 행복과 추억을 주어서,, 너무 고마워,,
언제가는 왔을 이별이었겠지만,, 이렇게 빠른 이별이 될 줄은,,, 마지막 그 순간까지 절대 믿을 수가 없었어,,,
처음에는 너의 아팠던 모습만 떠올라 가슴이 너무 아팠어,,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행복했던 시간이 떠오르기 시작했어,,
솔직히 지금도 저기 침대 밑에서 너가 누워 자고 있을 것만 같아,,
누나도,,엄마도,,아빠도,,할머니도,,
너를 정말 누구보다 사랑했어,,
그러니 호랑아,,
몸은 곁에 있을 수 없지만,, 어두운 곳에선 혼자 있지도 못하는,, 불끄고는 잘 수도 없는,, 겁많고 부족한 누나 옆에서 누나 지켜줘야해,, 알았지??
누나도,, 보이진 않지만 니가 곁에서 늘 함께 한다고 생각할게,,
우리,, 죽을때까지 함께 하자,,
근데 너무 힘들면 먼저 좋은 곳 가서 기다려도 돼,,
아팠던 기억은 다 버리고,, 우리 행복했던 기억만 가져가,,
그때 누나 사랑하는 마음만 곁에 조금만 놔두고 가주렴,,
정말 너무너무 사랑했고,,,사랑하고,,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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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른 사람들은 천국에 가서 행복하길 바라는데,, 마지막까지 완전히 놓아줄수 없는 욕심많은 누나 입니다..
그래도 죽을만큼 아팠던 만큼,, 더이상 고통이 없기를,, 이제 행복하기만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주 잠시 1초라도 좋아요,, 우리 호랑이가 돌아올수 없는 먼곳에서도 행복하기를,, 더이상 고통이란것은 전혀 없기를,,기원해주고 축복해주세요,,
전 우리 호랑이를 위해 기원해주시고 축복해주시는 여러분을 계속 기억하며 감사히 여기고,, 힘을 내며 살아갈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글을 읽으신 당신과 저의 집안에 행복과 건강만이 가득하길,, 더이상 가슴아픈 이별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