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고등학교때 마칭밴드부였거든요. 윈드오케스트라..
원하던 고등학교를 중학교 담임이 추천서 안써줘서 못가서 잔뜩 삐뚤어진채로 참석했던 신입생 환영회때 본 무대에 반해서
악보도 못보고 박치인주제에 그날 오후에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올라가서 입부했었습니다.
악보는 지금도 못봐요. 박자 맞추는것도 아직 못해서 항상 먼저 음악 찾아서 악보랑 비교해가면서 보면서 외워서 다 했어요.
그래서 항상 초견으로 연주해야 할땐 립싱크 했던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은 항상 왜 안부냐고 바라보시고 그때마다 시선 피하고..후배들하고 동기들은 사정 알지만 창피하고
선배들에게 기합 받을때는 진짜 당장 때려쳐야지 이러다가 다음날 다시 리드 상태 점검하고 연습하면 언제 그런 생각을 했냐 이러면서 다시 활동하고..
일요일에 이른 시간에 악기 나르면서 행사 가고 그랬던것도 기억나고(진짜 팀파니와 대고 들고 5층에 있는 부실까지 올라갈땐 입에서 욕설이 계속 나왔어요 ㅋㅋ) 행사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운전수 아저씨가 휴게소에 안들리셔서 버스에서 화장실 참느라 2시간동안 진땀 뺐던거랑.. 여름방학때 학교에서 숙식하면서 합숙했던거, 홀 빌려서 연주회 했던 날.. 공식적으로 은퇴할때 몰래 울고 그랬어요. 더이상 악기 불지 못한다는 상실감과 입시에 쫒겨 왜 열심히 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 때문에요.
저희 기수 입학하기 전엔 시에서도 상당히 실력있는 학교여서 일본에 대회 참여하고 그랬던 학교였는데 저희 들어오고 나서 점점 실력이 떨어져서 대회준비하다가도 포기했던건 지금 생각해도 아쉽네요. 왜 그땐 좀더 열심히 하지 않았는지..
지금은 바빠서 기회가 없지만 나중에 시간이 나면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같은 곳에서 다시한번 합주의 기쁨을 즐기고 싶네요.
1학년때 처음 마우스피스에 리드 대고 소리내던거랑 들어오고 얼마 안되서 1학년끼리 애국가 합주했던건 아직까지 기억에 계속 남네요. 당시 퍼스트여서 틀릴까 어찌나 조마조마 했던지..
유포니엄 얼마 안있으면 종영인데 2기 할지 모르겠네요. 자꾸 보고싶어요. 옛날 기억과 오버랩되서 더 그렇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