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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38360
    작성자 : 푸흐하오
    추천 : 0
    조회수 : 249
    IP : 1.224.***.151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2/05/27 22:28:59
    http://todayhumor.com/?gomin_338360 모바일
    한심하다 생각되는거 아는데 한번만 조언해주세요.
    먼저, 장문의 글이 될 것 같아서요. 긴 글 읽으실 준비가 되신분은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준비 안되신분들도 봐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21살 대학생남자입니다
    이 사이트는 평소에 유머정보같은거 자주 인터넷으로 찾아보다가 알게됬는데 그냥저냥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지만요.ㅋㅋ

    다름이 아니라 제가 고민하는건 첫사랑에 관련된 고민인데요.

    작년에 같은 과에서 어떤 여자애를 만났는데요 저는 한눈에 뿅 반한다는거 별로 믿지도 않았고, 나름 과에서 학기초엔 인기가 좋았던 터라 처음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다른 아이를 좋아하기까지 했구요.

    그냥 그렇게 잘 살다가 어느날 걔가하는 행동이 눈에 보였어요. 그 다음엔 하는 말 들이 들리더군요. 그리고 나선 걔 생각만 나게 되었습니다. 두달동안 끙끙앓았습니다. 처음엔 제가 이상한건 줄 알았어요.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거일리가 없는데? 하고 스스로 의심도 했구요. 결국 아주 친한, 몇년지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봤고, 좋아하는거 알게 되었고, 고백을 해서, 7월달 부터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좋아 죽었죠 아주그냥 ㅋㅋ

    저희는 나름 잘 사귀었'었'어요. 처음 100일간은요.

    뜬금없이 하는 이야기지만은요 저는 가정환경이 안좋다고 스스로 생각해왔어요. 물론 경제적으로 그렇단건 아니에요. 오히려 지방에 사는 집 치고는 굉장히 부유한 소득을 자랑하죠. 하지만 아버지는 거의 매일 술에 취해 들어오셔서 집안 기기들 때려부시는게 일과고 어머니는 저에게 그 스트레스를 풀어놓고 욕을 던지는게 일과고 저는 그런 집안에서 자라서 문제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죠. 뭐 지금 생각하면 또 아니지만요. 그래서 그런가 저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세가 있었고, 자책을 심하게 하는 성격에, 한 번 우울해지면 땅을 파고 지구의 외핵까지 파고들어가서 내 몸을 지져버릴, 심지어 가끔은 스스로 자해도 하는... 아 솔직히 정신병이라고하면 그런 정신질환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100일동안 잘 사귀었었습니다. 하지만 성격이 어디갈까요? 걔가 싫어져서가 아닙니다. 그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이거 핑계인거 압니다-갈수록 점점 더 편해졌고, 제 속내를 숨기지 않고 모두 말하고-우울한이야기- 짜증의 빈도가 심하게 많아지고, 여자친구에게 집착을 하면서 주위 친구들은 모두 나를 떠났으니 나에겐 너뿐이다. 나를 제발 떠나지말라 라는 식으로 징징대기 까지 했습니다. 이거 쓰면서도 눈물나네요. 얼마나 한심하고 멍청하고 후회되는 행동들이었는지 ㅋ

    그래도 여자친구는... 절 진짜로 사랑했나봅니다. 무려 300일, 그러니까 200여일이 넘는 시간동안 제 모든 아픔과 슬픔과 우울증 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안좋은 성격 다 적고싶네요. 어쨌든 그런것들 모두 받아주면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옆에서 지켜주고 모든걸 주고 그리고 받아갔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100일간은 제가 집이 싫다고 뛰쳐나와 혼자 자취하면서 생활했는데, 거의 대부분을 제 여자친구에게 기대서 생활했죠. 금전적인건 아주 많이 좋게말해서 더치라고 쳐도, 생활용품이나 그런건 거의 걔가 웃으면서 해줬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저번달, 300일이 되기 직전 일이 터졌죠. 저희는 크게 싸웠고 헤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니었죠. 매달리고 매달렸어요. 내가 바뀌겠다고. 잘하겠다고 믿어달라고 수십번 말하고 울며불며... 자존심같은건 없었습니다. 심지어 죽겠다고 자살소동도 일으켰습니다. 결국 다시 잡아내었죠. 그때 그런 선택을 가져준데에 정말 감사해요 지금도.

    그런데 그때... 걔가 다시 나를 잡아줬을 때. 그때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갈등은 저에게서 비롯된 것들이었고, 제가 먼저 일을 벌렸죠. 항상 그랬어요. 제가 잘못한거죠. 빈정거리는게 아닙니다. 정말 진심으로 가슴깊게 인정합니다. 지금에서야 하는 말 치곤 웃기지만요. 그런데 그때는 제 탓을 하고 스스로 바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웃기죠? 한번 헤어져놓고 개선을 할 생각을 안했었습니다. 그때 제가 무슨생각을 했느냐구요?

    '이건 나의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다. 나도 바뀌어야 하지만 주위 환경도 이제 서서히 바뀌어가니 잘 될것이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개소립니다. 제가 잘못 한건 다 해놓고. 걔한테 할 말 못할말 다 해놓고. 애인이랍시고 주지말아야 했을 상처 다줘놓고. 남탓만 했습니다. 이기적이게요. 진짜 못됬죠?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그런 멘탈로 한달이나 간게 대단합니다. 제 전 여자친구가 좀 천사긴 해요 ^^

    남탓하고, 미루고 안하고 게으르게굴고 짜증만내고 불평만하고 그렇게 하다가 결국 이번주 월요일 이별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번과 뭔가 달랐습니다. 눈물이 나오는데, 잡아달라고 눈물이 나오는게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슬펐습니다. 많이요...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여태까지 내가 해왔던거. 내가 입으로는 싫다고 해놓고 내 스스로 해왔던 행동들이 전부 보이더랍니다. 미안해서 울었어요. 죽고싶었어요. 제가 싫어서 진짜 사람이 되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건지 사랑한다고 다 바치겠다고 말만 해놓구서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건지. 진짜 펑펑울었어요..

    짧은 며칠의 시간동안 엄청나게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하나 정리해봤습니다. 너무나도 제 잘못들만 많아서 생각하기에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계속 생각했어요, 반성은 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상황까지와서 남탓을 하거나 덮어두거나 회피하거나 하는건 진짜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한참 생각하다보니 그냥 알겠더군요. 아~ 내가 진짜 위선자놈이었구나. 쓰레기였구나. 남에게 상처만주고, 상처받기는 무서워하는 그런 인간군상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순간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 순간 알아차린 그런 뭔... 자기합리화 이런게 아니에요. 요 며칠동안 미친듯이 술 안먹으려고 노력하고 친구들과 만나서 내 이야기 털어놓고 지금까지 친구들에게 해왔던 제 행동들에 대해 모두 사과하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깨달아갔거든요. 그러면서 알았어요... 아. 헤어짐으로써 내가 변했구나. 남자가 헤어지고나서야 그 이유를 알고 후회를 한다던데 이게 그거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 애가 저한테 하라고 했었지만 제가 귀찮다고, 시간없다는 핑계대고 놀면서 안했던 그런 행동들 하나하나 해보고있어요. 비단 그 애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제 인생을 위해서, 저를 믿어주고 제가 힘들때 와줘서 제게 힘을줬었던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이렇게 앉아있을수만은 없다고 생각해서 바뀌기 시작했어요. 안좋은 버릇, 습관, 말투 등등 모두 바꿔가고 있어요. 핸드폰에 내가 바뀌어야 할 점 생각날때마다 메모 계속 해두기, 멜로영화보고 연인사이에 사랑을 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배우기, 말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말하기,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보기... 이제와서 그 아이가 말했던거 하나하나 해나갈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이걸 왜 일찍 안했을까 하고 제 자신에 대해 실망감도 많이 듭니다. 그래도 바뀌어야 할건 바뀌어야하니까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친구들도 만나고, 취미도 만들었어요. 지금 걔가 제 옆에 없어도 혼자서 잘해나갈거라 믿어요. 혼자서 해야만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들이 저 보고 너 은근히 바뀐것같아. 라고 할때마다 마음이 뿌듯하면서 아려요..

    근데 고민거리가 생겼어요. 저는 옛날부터 마음이 가는건 사람이 생각이나 계산으로써 만들어내는게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음이 아직도 가요. 그렇게 잘못했는데 아직도 사랑해요 많이요. 지금 걔가 옆에 없는게 많이 힘들어요.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일단은 제가 변하고 나야 뭘 하든가 말든가 할테니까요. 그게 문제인거죠..... 제가 지금부터 정말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사람으로 바뀌어서, 만약 마음이 아직도 있다면. 걔 그때도 사랑한다면 고백하고 싶어요. 지금 막 헤어져서 그렇게 느끼는게 아니라 그렇게 될거에요... 이건 확실히 느껴요. 다시 시작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리셋해서 시작하는거라고... 그렇게 해보고싶어요.

    여기는 인터넷이라 누가 제 이름도 모르고 제 얼굴도 몰라요. 그래서 이 일에 대해 누구보다도 더 객관적으로 저에게 의견을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하나요? 감히 제가 아무리 좋아진다 한들 그 아이한테 다시한번 다가가도 되는걸까요?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 하나하나 들어보고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신이 워낙에 없어서 두서도 없는글일텐데요. 한마디씩 조언 해주시면 더욱 감사할거에요. 물론 안하시고 읽고만 가셔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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