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응답시리즈 이야기 하시면서 응팔에 대해 평가하시는 분들 중, 간혹 스토리가 너무 지루하다고 하시는데
뭐 보신지 오래되서 기억 못하시는건지 본인이 그렇게 믿고 싶으신건지 모르지만 응답시리즈는 같은 노선을 걸어왔습니다.
먼저 응답시리즈의 시즌1격인 응칠을 볼까요?
시원이와 윤제는 14회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결 됩니다. 부제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편이었죠.
윤제형의 수술 문제로 병원에서 보게된 시원이 윤제에게 "넌 날 어떻게 생각하냐고"라고 물어보고
윤제는 키스로 화답 하죠.
이런 응칠은 16부작으로 제작 되었습니다. 각 회마다 두편씩 붙여서 방영을 해줬죠. 1~2, 3~4, 5~6, 7~8, 9~10, 11~12, 13~14, 15, 16
마지막에 인기가 많아져 광고섭외가 짭짤해서인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15화와 16화만 각각 1편씩 나눕니다.
그러나 여기까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거고 윤제형이 시원에 대한 마음을 접었는가 모든 상황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화는 15화 입니다.
성동일씨 작은 아버지가 찾아와 형(성동일씨 아버지)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며 그 이야기 속에 윤제형이 윤제에게 양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됩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2회 남겨 놓고 15화에 확정을 지어버리죠.
그럼 시즌2격인 응사를 볼까요? 총 21부작으로 제작 되었습니다. 원래 20부작인데 내용을 알차게 하려고 했다 뭐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죠
결과적으로 종영한게 21부작이니까요 ㅎㅎ
응사에선 마지막 두편을 남겨 둔 20화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부제 "끝의 시작" 편이죠.
응칠은 서로의 마음을 안건 마지막 3편 남긴 시점이지만 윤제형이 확실히 포기하고 맺어주는 장면은 15화 이므로 실제로 남편찾기는 15화에서
확정(마지막 두편 남긴 시점)이 되는 반면, 응사는 나정이의 생각은 항상 재준(동료 의사들에게 감기로 못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감기약을 사지만
그걸 전해주진 못합니다. 그러나 우연히 나정의 소지품을 보게된 칠봉이는 그게 감기약임을 알게되죠)이에게 가있다는 사실을 알고 병원에서
조기퇴원(원래는 퇴원하면 안되는데 이대로 붙잡고 있어봐야 아무 의미 없다는걸 알고 포기함)하려고 나정에겐 거의 나은것처럼 거짓말을 하죠.
그러고 난 후, 나정이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타고 단 한번도 동생 이상 연인으로 대하지 않았던 재준은 나정이에게 아프다며 문자를 보냅니다.
(이 부분에 오해는 하지마세요. 항상 재준은 나정을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자신이 보호해야할 가족처럼만 여겼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처음으로 연인으로서 나정이에게 부탁한 거죠(나정이 고생할까봐 어머님 부고 안알리려고 전화를 안했을 정도로 나정을 아끼지만 사실
나정의 입장에선 연인으로서 재준 집안에 면목없는 짓을 한게 됩니다. 재준의 지나친 배려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 된 거죠)
이 문자를 받고 나정은 한없이 웁니다. 처음으로 자신을 동생이 아닌 연인으로서 도움을 요청했으니까요.(재준은 항상 혼자만 아파하려고 했습니다)
이후 만나고 초반 나정은 앙탈을 부리지만 결국 서로 부둥켜 않고 키스를 하며 확실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두편을 비교해서 보시면 아시듯 항상(기껏 두편 보고 이런 말 하는것도 웃기긴 하네요 ㅎㅎ) 마지막 2회 남았을때 확실하게 마무리 합니다.
물론 보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어느것에 촛점을 두느냐의 차이가 있고 그 틀에 누가 과연 여주의 남편인가란 주체가 담겨 있긴 합니다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풋풋한 사랑과 조연들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그 시절에 담긴 노래와 추억을 촛점으로 두시면 정말 행복한 드라마입니다.
마음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남편 이야기에만 촛점을 두시면 응답시리즈는 분명 고구마100개 먹은 진행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작은 에피소드에 감동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그 시절에 들었던 노래로 추억에 잠기는걸 목표로 본다면 이만한 드라마가
없습니다. 응답시리즈를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이유는 악역이 없어요. 선악구도의 기존 드라마를 벗어나 사랑의 라이벌구도로 긴장감을 배가
시키면서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감동을 주죠.(근데 그 라이벌 마저도 뺐기위해 악행을 저지르는게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펼칩니다)
사실 이런 글이 뭔 도움이 되겠습니까 나이부심이 아니라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은 분들은 그 시절 추억이 없으니 당연히 남편이 누군가냐만
중요할수 있다고 봅니다만, 시대상을 조금만 감안하고 이해하시면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분들에겐 트로트 가요대전이나 남진 나훈아 디너쇼가 재미 없지만 그들을 스타로 생각하던 동년배들은 그들이 바로 자신들의 추억인 겁니다.
어른들이 "요즘 노래가 노래냐?"라고 말하면 본인들도 듣기 싫지 않으시던가요?(그 안에 본인이 지지하는 그룹이라도 있으면 더 그렇죠)
마찬가지에요. 그 시절을 추억으로 간직한 분들에겐 이런 드라마가 너무나 신선하고 따뜻하고 좋은겁니다.
어른들이 저렇게 말했으니 우리도 저 시대를 이해할 필요 없고, 누가 남편인지나 빨리 알려줘 하신다면 저 어른들과 본인이 다른게 뭘까요?
또한 응답시리즈의 큰틀 중 하나인 남편찾기와 그안에 엉키는 스토리를 풀고 예측하고 복선을 푸는 재미로 보는 드라마인데 미리 아니 이번 화에서
남편이 누구임을 알려줬다면 나머지 4부는 어떻게 이어가도 이미 큰틀이 깨져버렸기 때문에 흥미도는 반감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땐 또 그러겠죠. "이어지고 나니 지루하다" 왜? 긴장감을 줄 내용이 없으니까요.
아마도 빨라야 18회 늦어도 19회에 확정 될겁니다. 이건 응답시리즈가 질질끄는게 아니라 항상 그런 포지션을 고수해 왔기 때문입니다.
응답시리즈는 사실 변한게 없는데 몇몇 시청자들은 본인이 보고 싶은것만 빨리 보고 싶어서 투정 부리는것 뿐인거죠.
다음에 또 응답시리즈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남편찾기에만 몰두 하실거라면 안보시는게 낫습니다. 어차피 마지막 2~3회 남았을때
남편을 찾게 될테니까요. 그냥 안보시다 마지막 남은 3편 정도 방영하고 종방된 후, 보신다면 고구마 드신 기분 안느끼셔도 되고 속시원하게
보실수 있을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못하실겁니다. 그 안에 일어나는 소소한 재미에 이미 중독되어졌다는걸 본인들도 알고 계실테니 말이죠. ㅎㅎㅎ
드라마는 시청자로 하여금 궁굼증을 유발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성공합니다. 뻔한 스토리와 과정은 결국 외면을 받죠.
막장 드라마는 어디까지 가나 보려고 보고, 권선징악 드라마는 어떻게 저넘이 잡히는가 과정을 보려고 보듯
응답시리즈는 소소한 재미속에 남편이 누구인가가 궁굼하기에 보는거라 생각합니다.
최고의 반전 영화중 하나로 꼽히는 식스센스의 경우 표사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저쪽 건너편 버스타고 지나가던 뒷좌석 있는 눔이 창문 열고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를 들었을때 심정이 어떨까요?
여러분들의 그 궁굼증이 이 드라마가 인기있는 원동력인 겁니다.
이미 응팔에선 정봉 미옥 커플만으로도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지 않으셨던가요? ㅎㅎ 그래봐야 ASKY지만요 ㅋㅋㅋ
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