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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33813
    작성자 : 이원Z
    추천 : 32
    조회수 : 1712
    IP : 211.205.***.172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3/30 21:51:37
    원글작성시간 : 2004/03/30 17:20:19
    http://todayhumor.com/?humorbest_33813 모바일
    엄마와 아들의 일기(슬픈건가?-_-;)
    [엄마의 일기]

    눈물을 흘리며 어두운 밤 눈가에 흘리는 눈물을 누군가 볼까 봐 연신 주의를 살폈다.

    내일은 내 사랑하는 아들 현이가 소풍을 가는 날이다.

    주인집 아줌마에게 사정을 해서 만원을 빌렸다.

    김밥 재료를 사고 3000원이 남았다.

    아들은 내일도 웃으면서 돈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벌써 애는 일어나 나를 멀그러니 바라보고 있었다.

    김밥을 싸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혹시나 볼까 봐 뒤로 앉았더니, 애는 뭘 아는지 밖으로 나간다.

    벌써 다 큰 걸까?

    남들처럼 잘 먹였으면 키도 많이 컸을텐데 올 겨울이 걱정이다.

    주인집에선 나가길 원하는 눈치인데…… 내일은 파출부 자리나 알아봐야겠다.


    [아들의 일기]

    엄만 오늘도 우셨다.

    내일은 말해야 할텐데 학교 등록금을 안냈는지……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 이제 반년만 지나면 졸업인데 자꾸 가슴 아픈 게 심해진다.

    양호실에 또 가서 진통제를 받아야 하나…….

    엄만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은데…… 신문배달도 요즘 들어서 하기가 힘들어진다.

    뛸 수가 없으니…….


    [엄마의 일기]

    오늘도 아이는 도시락을 조금 남겼다.

    매일 김치만 싸주니 오늘 저녁은 또 뭘 먹이나?


    [아들의 일기]

    어제 저녁에도 엄마에게 등록금 얘길 못했다.

    간장에 밥 비며 먹는 내 모습에 어머니가 서럽게 울었다.

    내일은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자퇴를 내야겠다.

    돈을 벌어 어머니를 내가 모시는 게 나을것 같애!

    아버지 제사날이 내일인데 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엄마의 일기]

    아이가 잠을 못자는 것 같다.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아들의 일기]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내일은 신문보급소에 가서 얘기하고 병원에 한번 가 봐야겠다.

    어제밤에 한숨도 못 잤다.

    몹시 아팠지만, 어머니가 걱정하실까 봐 물도 못 마셨는데…… 밥을 너무 못 먹어서 그런가 간장만 먹으면 설사를 하니…….

    1200만원에 내 장기를 사 준다니 엄마에게는 그냥 주었다고 말해야겠다.

    좀더 살고 싶지만, 엄만 너무 힘들어 하신다.

    내일은 아버지 산소에나 가봐야겠다.


    [엄마의 일기]

    아들에게 고기를 사 주려고 머리를 잘랐다.

    보자기를 쓰고 있는데, 아들이 그냥 울고만 있다.

    고기는 먹지도 않고…….


    [아들의 일기]

    오늘 돈을 받았다.

    엄만 길거리에 주었다고 하면 반드시 돌려 드리라고 하실건데, 당분간 내가 갖고 있어야겠다.

    방학을 맞아 친구네 놀러 간다고 하니 엄만 믿으신 것 같다.

    편지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엄마의 일기]

    아들이 방학을 맞아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단다!

    난 흔쾌히 허락했다.

    아무래도 여기 있는것 보단 잘 먹을 수 있겠지.

    그런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들을 다시는 못볼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에이, 괜한 걱정이겠지.


    [아들의 마지막 편지]

    어머니께.

    정말 사랑해요.

    슬퍼하지 마시고, 진지 꼭 챙겨 드세요.

    그냥 저 멀리 여행 갔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엄마에게 효도 많이 했으니까 아버지에게도 해야죠.

    아버지도 반가워 하실꺼예요.

    눈물은 제가 오늘 다 흘릴테니까요 어머니 이젠 눈물 흘리지 마세요.

    저 백혈병이래요.

    수술해도 안된데요.

    어머니, 저 잊지 마시고요, 다음 세상에도 제 어머니 되어 주세요.

    사랑해요.

    돈은 제가 선한일 해서 번거니까 마음껏 쓰시고요, 먼저 가서 죄송해요.

    참, 저 생각 나시면 김밥일랑 만들어 두세요.

    어느집 보다 맛있어요.

    울지 마시고요, 꼬옥 오래 사시고 오세요.

    아들 현이가.
    이원Z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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