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래 웹에 글을 잘 안올리는 편인데 용기내어? 글을 올려봅니다
이번에 황금연휴라고 다들 놀러가고 하는데
저는 어제 오유를 알게 돼서 글을 보는데
다른 커뮤니티보다도 댓글이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서
저도 고민글을 올리게 됐네요~
저는 20대 초반 여자 대학생이에요
이 나이대 여자하면 떠오르는 이쁨 상큼함 그런거 하나도 없는,
거리를 걸어가면서 키크고 늘씬하고 이쁜 여자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저 사람들이랑 같은 여자인가 싶은 생각이 자꾸 드는
못생긴 여자에요
중학생때 까지는 피부도 하얗고 몸무게도 보통이고 또래에 비해서 꾸미는 거에 관심이 많아서
가끔 이쁘장하다는 말도 듣고 저를 좋아해주던 남자애들도 꽤 있었어요
제 친구들한테 제 번호를 물어서 연락이 온다던가, 빼빼로데이에 책상위에 빼빼로 바구니가 있다던가..
그리구 남친도 사귀고 잊지 아직까지도 못할 연애도 해봤구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제가 가정형편이 많이 어렵고, 이쁘지 않다는 걸 자각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친구들이랑도 덜 만나면서 공부만 했어요
공부하는 동안에는 좋은 대학교 가서 좋은 사람들 만나면서
능력, 인품 기르고 성형도 해서 엄친딸 되는 상상하면서 힘을 냈어요
남들 다가는 학원은 한번도 못다녀봤지만 sky 중 하나에 붙었어요
수능끝나고 나서는 엄마한테 울고불고 졸라서 빌려오신 돈으로 겨우 쌍꺼풀 수술을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뭐 사달라고 조른 적이 없는데 정말 불효인 줄 알면서도 그만큼 간절했죠
처음엔 맘에 들었는데 붓기빠지고 눈은 그닥 커지지는 않고 인상이 좀 사나워졌더라구요
그런데 원래 제가 얼굴 골격이 광대도 좀 크고 턱도 비대칭인데다가 약간 주걱턱 끼가 있고
코도 좀 삐뚤빼뚤하게 생겼다 해야되나.. 하고 치열도 고르지가 않아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인상이 굉장히 안 좋은 것 같아요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쎈 이미지죠..
그래도 대학 입학하고나서 저학번일 때는 열심히 동아리활동, 과활동, 봉사활동
다 열심히 했었어요 간부도 했었구요
외모가 다가 아니야, 외모는 언젠가 성형으로 바꿀 수도 있고
그러다 마음 바뀌면 안 바꿀 수도 있으니까
여러가지 경험하고 내면을 충실히 채워야지 하면서 매사에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깨달았죠
그나마 sky 정도라도 돼서 그런지 대놓고 욕먹거나 무시당하는 일은 없었지만
아무도 제 이름을 먼저 부르지 않는구나
언제나 내가 먼저 다가가고 노력해야 나의 존재라도 알게 되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남자한테 아무리 어필해도 그 남자에게 한번 아니면 아닌거구나
그리고 나는 화장이든 뭐든 해도 안 이쁘구나..
저랑 같이 다니는 제 같은 과 친구는 저랑 성격이나 가정형편, 성적 같은게 다 비슷한데도
이뻐서 준재벌정도의 착한 남친 사귀면서 재미있게 연애도 하고
남자 뿐만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친해지고 싶어서 그 친구에게 접근해요
제가 열심히 꾸며서 이뻐질 것 같으면 악착같이 노력해서 잠을 줄여서라도 노력을 했을 거에요
그런데 골격이 크고 치열이 이상하다보니까 정말 교정이나 양악을 하지 않는 이상
화장을 하고 머리를 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옷도 빼입어도 이쁘지가 않아요
정말 슬픈건 하관이 안 이쁘니까 웃을수록 안예뻐서 자꾸 안웃게 된다는 거에요..
그래서 요즘은 맨날 자살하고싶다는 생각, 나는 쓰레기같다는 생각 밖에 안들어요
아니면 빨리 돈모아서 성형하고 싶다는 생각..
그런데 집에 빚이 많아서 제가 과외해서 버는 돈을 집으로 보내거든요
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전문직을 하려고 준비중에요
그런데 또 학비가 만만치 않을텐데 이미 학자금 대출은 꽉차있고..
그런데 또 전문직도 이쁘지 않으면 시기를 놓쳐서 결혼하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고 하고..
정말 세상살기가 왜이렇게 힘든가요, 왜 못생기고 가난한 여자에겐 이렇게 가혹한가요
물론 삼시세끼 굶지 않고 잘 곳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핸드폰도 있고..
일단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는 참 감사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한번 외모에 컴플렉스를 갖게 되다보니까 점점 사람들도 만나기 싫어지고
자취방에서 죙일 컴퓨터하고 먹기만 하고 점점 멍청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과외로 한달 직장인 월급만큼 버는데 그 말은
그만큼 연애할 시간, 자기관리할 시간, 친구만날 시간도 없이 과외만 한다는 거거든요
과외도 스트레스가 은근히 많이 쌓이고 요즘은 특히 외로워서 자꾸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게되고 살만 찌는 중이네요..
에휴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까 글이 길어졌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결국 또 울게 되네요..
누군가 아무말이라도 따뜻한 위로가 되는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냥 '힘내세요','사람은 누구나 아름답습니다' 류의 격려는 와닿지가 않아요
아무말이나가 아니네요 ; ㅋㅋ
저보다 인생 선배이신 분에게 살면서 깨달은 조언을 듣고싶어요
길고 이상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복받으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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