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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ports_33800
    작성자 : 시바슬럼프
    추천 : 12
    조회수 : 1448
    IP : 218.52.***.233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0/12/13 23:55:28
    http://todayhumor.com/?sports_33800 모바일
    아스날의 선택과 벵거의 위대함
    “뭐니 뭐니 해도 돈 버는 데는 부동산만 한 게 없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명제였다. 맞다. 부동산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그냥 가지고만 있어도 은행보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했다. 알짜배기 하나 가지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물론 요즘이야 ‘부동산 불패’ 신화에 약간 금이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무너진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 들려온 아스널의 잭팟이 그렇다. ‘축구 클럽’인 아스널과 부동산이라, 좀처럼 연관이 안 될지 몰라도 엄연한 사실이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간 경영 감각과 과감한 결단은 아스널에게 돈벼락을 안겨다줬다.



    새로 지은 에미레이트 경기장과 부동산 수입으로 재정이 좋아진 아스널에 남은 것은 대규모 선수 영입으로 옛 영광을 재현하는 일이다. (사진=연합)

    지난 9월, 아스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재정적인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올해 회계 연도에서 5600만 파운드(약 1002억 원)의 세전 수입을 냈다고 발표했다. 클럽 역사상 최고 수치다. 총 매출액도 3억 8000만 파운드(약 6800억 원)나 됐다. 전년도 수치가 3억 1300만 파운드(약 5600억 원)였으니, 그야말로 껑충 뛰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차라리 마법이었다.

    그런데 그 내역을 살펴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클럽 수익의 원천이 되어야 할 축구적인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이다. 아스널은 전년 회계 연도보다 5번의 홈경기가 줄었다. 당연히 입장 수입은 전년에 못 미쳤다. 소비자도 경기 침체에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다. 아스널의 상품 판매 수입은 전년도 4810만 파운드에서 4400만 파운드(약 788억 원)로 소폭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수들의 연봉까지 올랐다. 아스널이 전체 선수들에게 지급한 연봉은 1억 1000만 파운드(약 1970억 원)가량으로 전년도보다 600만 파운드를 더 썼다. 그렇다면 아스널의 기록적인 매출 신장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야심 차게 시작한 부동산 사업에 그 해답이 있다.


    하이버리 시절의 최고 스타 티에리 앙리. 앙리는 이 곳에서 무패우승과 득점왕 어시스트 왕 동시 등극 등 모든 기록을 세웠다. (사진=연합)

    과감하고 위험한 도박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클럽인 아스널은 1990년대 후반부터 고민에 빠졌다. 성적은 그럭저럭 나왔지만, 매출이 성적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은 경기장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1913년 개장한 하이버리는 아스널 팬들의 안식처였다. 상징성도 컸다. 그러나 수용 인원은 3만 8000석 정도에 불과했다. 경기장이 가득 차 봐야 들어오는 돈은 한정되어 있었다.

    또 경기장이 낡아 다른 수익 사업을 펼칠 만한 환경도 안 됐다. 그 때문에 아스널은 더 큰 경기장에 목말라했고, 결국 이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현재 아스널이 사용하는 최신식 경기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러자 기존의 홈경기장인 하이버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논란으로 남았다. 여기서 아스널은 다른 클럽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원대한 사업 계획을 세운다. 바로 하이버리를 허물고, 그 부지에 럭셔리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이른바 하이버리 스퀘어였다. 축구 클럽이 부동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지만, 우려감도 짙었다. 역시 돈이 문제였다. 경기장 신축이나 아파트 단지 건설이나 천문학적인 돈이 들기는 매한가지다. 경기장을 짓자마자 또 대규모 사업에 손을 대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랐다.


    이전 구장이었던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헐고 아파트를 지어 거액의 부동산 수익을 올린 아스널. 하이버리 스퀘어의 전경

    상황은 다소 다르지만, 첼시의 실패도 부담이 됐다. 아스널과 같이 런던 연고 클럽인 첼시는 1990년대 중후반 ‘첼시 빌리지’ 건설을 추진한 전력이 있다. 홈경기장인 스탬퍼드 브리지 주변에 숙박 및 편의 시설을 지어 수익 사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건설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컸고,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악재가 터지며 팀 재정이 휘청거렸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첼시가 파산 위기에 몰리는 데도 일정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

    아스널도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려웠다. 하이버리 스퀘어 건설 부분에서만 1억 3000만 파운드(약 2328억 원)라는 빚을 졌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건설 비용을 갚기도 벅찬데, 여기에서도 돈이 새고 있었으니 재정적으로 쪼들릴 수밖에 없었다. 또 기대한 것만큼 돈도 잘 돌지 않았다. 아스널은 지난 4월로 예정되어 있던 대출금 상환을 12월로 연기해야 했다.

    그러나 고생 끝의 열매는 달았다. 속속 입주가 진행되면서 엄청난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스널은 올해 회계 연도에만 362채의 아파트를 팔아 치웠다. 전체 711세대의 절반에 해당한다. 아스널은 하이버리 스퀘어와 퀸스랜드 로드에서 얻은 수익을 기반으로 대출금 1억 3000만 파운드를 모두 갚아버렸다. 또 1억 5690만 파운드에 이르는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대출금 잔액도 일정 부분 상환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팀의 총 부채는 전년도 2억 9770만 파운드에서 올해 1억 3560만 파운드(약 2428억 원)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맨유는 총 7억 1600만 파운드(약 1조 2824억 원)의 빚을 지고 있었고, 리버풀도 팔리기 전까지 2억 3700만 파운드(약 4244억 원)의 부채가 있었다. 첼시는 지난해 아예 4400만 파운드의 적자를 냈다. 이를 감안하면 아스널의 재정 상태는 상대적으로 건전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동안 열악한 구단 재정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스쿼드를 짤 수밖에 없었던 벵거 감독. 이젠 이적시장에서 웃을 일만 남았다. (사진=연합)

    벵거 감독님, 고마워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추가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돈 들어 올 일이 줄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이버리 스퀘어에 남은 85채의 아파트는 내년 회계 연도까지 모두 입주할 예정이다. 2014년에는 메인 스폰서라고 할 수 있는 에미레이트 항공, 나이키와의 재계약 협상에 돌입한다. 그다음에는 하이버리 스퀘어와 비슷한 사업 형태인 퀸스랜드 로드에서 수금이 가능할 전망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스널 고위층의 태도다. 부동산 사업 담당자가 아닌 아센 벵거 감독의 공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벵거는 어린 선수들을 조련해 팀을 꾸준히 상위권으로 인도했다. 팀이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 가장 중요한 축구 사업에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벵거였다. 그래서 아스널은 이제 벵거에게 보답하려 한다. 아스널의 우승 기억은 2005년 FA컵이 마지막이다.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내년 여름 이적 시장부터는 섭섭지 않은 실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고난의 시기를 빠져나온 아스널. 이제 즐길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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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요약

    경기장이 작아 재정 확장 구조가 한정적이었던 아스날이 경기장 지으려고 돈을 많이 썻음.
    (이 때 앙리킹, 피레스, 비에이라, 융베리, 투레 등 무패우승 멤버들 줄줄이 나감)

    경기장 신축을 하면서 예전 경기장 부지에다가 모험수인 부동산 투자를 해서 대박 났음.
    (덕분에 EPL 빅4중에서 가장 재무상태가 좋음)

    구단 고위층은 부동산 사업 담당자 보다는, 그동안 정말 열악했던 구단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발굴한 비교적 무명의 싸고 어린선수들로만으로도 EPL 상위권을 유지했던 벵거를 높이 평가하고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 때, 지갑 열 준비하고 있음.

    -----------------------------------------------------------------------------------------------------

    해가 갈수록 조금씩 네임밸류 떨어지는 스쿼드로 그래도 꾸준히 1,2위 해먹는 껌거슨의 맨유 팬인데,

    이렇게 보니 벵거 감독의 위대함을 알겠네요.

    첼시는 무리뉴 감독의 지략도 지략이지만 러시아 오일머니도 무시할 수 없었고,

    맨유는 원래부터 EPL 이적료 지출순위 최상위권이었지만...

    짠돌이 아스날이 리버풀이나 기타 클럽처럼 돈줄 막혔다고 가라 앉기는 커녕,

    오히려 대박신인 키워내서 팔면서도 항상 챔스 진출권에 드는거 보면 정말 굉장하다고 느낄수 밖에 없네요.

    이제 새 구장 짓고, 지갑 사정도 좋아진 아스날의 당찬 모습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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