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3줄 요약
1. 가볍고 유쾌한 단순 코메디 영화가 절대로 아님
2. 음악을 소재로한 음악영화가 아니고 음악 그 자체에 대한 음악영화
3. 대중들이 가진 비주류를 보는 시선에 대한 항변
페이스북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 시사회 초대권을 나눠준대서 응모했는데 호옹이?! 추첨의 신은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괴짜 천재 음악가의 캐릭터를 코믹하게 연기 했다는것과 어바웃타임(ㅡㅡ)의 돔놀 글리슨, 그리고 매기 질렌할까지 나온다는것만으로도 일단 배우빨로 한 수 먹고들어가고 예고편만 봤을때는 영화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메디로 보여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별 생각 안하고 봤습니다.
그러나 시사회가 끝나고 나오며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중에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나 멘붕이니까 말 시키지마" 였슴다.하지만 이 영화는 웃깁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멘붕을 하게하는 만큼 절대 가벼운 코메디 영화는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멘붕한다고 해서 스포일러를 당했다고 착각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배드엔딩이 절대 아닙다. 그러나 착각할 만한 여지가 좀 있죠. 한마디로 말해서 모두를 위한 영화는 아니다 이말입니다.
참 재미있게 보긴했지만 악평을 받으며 흥행 못할 것을 생각하니 참 가슴 아프네용ㅠㅠ.
이 영화는 음악영화로 분류되긴 하지만 최근 음악영화라고 하는것들이 음악을 소재로한 영화에 그치는것에 비해 이 영화는 주제가 음악이에요. 주제의식이 음악을 향해 있죠. 그것을 망각하고 영화를 본다면 아마 아무것도 건질거리가 없을것입니다. 음악 혹은 예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에요. 그렇다면 음악중에서도 어떤 음악을 소재로 하느냐면은... 음...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음악이라는 바다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진 않지만 뭔가 개념적인 선을 그어 여러 지역으로 구분하면. 그 중에 락음악이라고 하는 넓은 구역이 있죠?. 그리고 그 넓은 구역안에도 여러구역이 있을것이고요. 이렇게 구역안에 여러 구역이 있고 또 그 구역안에도 오밀조밀 여러 구역들이 나뉘어있습니다. 바다가 넓은 만큼 무수히 많은 구역들이 존재하죠. 한번 더 말하자면 그 구역들을 구분하는건 실제로 존재하는 선이 아니에요, 개념적인 선이지. 그래서 영역간 구분이 모호한 부분도, 비교적 뚜렸한 부분도 있죠. 이 영화는 그 넓은 바다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잊혀진, 알려지지 않은 해역에 대한 영화에요.
(바다가 넓은 만큼, 그리고 무수히 많은 구역으로 나뉜것만큼 그것들을 다 파악하긴 매우 어려워요. 본인의 음악적 무지에 대하여 보험을 들기위해 일부러 바다 드립을 쳤슴다. 이 글에서 음악에 대한 설명은 잘못된 부분이 많을 수가 있어요.)
슈게이징이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슈게이징(shoegazing)은 신발을 뜻하는 shoe와 바라본다는 뜻을 가진 gazing의 합성어 인데. 공연할때 관객을 보지않고 자기 신발만 뚫어지게 쳐다본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은것이죠. 과격하고 일그러진 기타와 함께 뭐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읇조리는 보컬이 특징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뭔소리야?' 소리 나오는 장르라는 것이죠. 그것과는 다르게 연주자들은 신발만 쳐다보고 자기만의 세계로 깊이 침잠하여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요. 몽환적이고 우울하며, 무겁고, 무기력한 그 특유의 분위기는 여러 사람들을 연주자와 함께 내면의 바다속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공감을 얻지못해, 극 소수들의 밴드들말고는 외면 받았으요. 비주류이자 인디이죠.
요 멍청하고 약간은 소름끼치는 얼굴을 한 주인공의 음악도 비슷해요. 철저하게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죠.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그 가면 속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엄청난 영감들이 존재하고 있어요. 슈게이징 밴드들은 자신의 신발만 바라보고 공연을 하지만 프랭크는 가면속에서 가면 안쪽만 바라보죠. 이 자는 비주류이자 인디인거죠. 이 영화가 단순한 코미디 영화인줄 아는 사람은 프랭크의 음악이 청자에게 친절하고 감미롭다고 예상하겠지만 아닙니다. 이자의 음악은 철저하게 대중과 유리됩니다. 우리가 공연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선 관객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하는 존의 말에 프랭크는 사람들이 마음을 열어야 우리의 음악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니 말이죠
우리주인공 프랭크에겐 소설 광염소나타의 백동수처럼 세상적인 방법과 시선으론 길들일 수 없는 천재성과 야성이 있으요. 과연 존의 의도대로 프랭크는 천재성을 지키면서 세상이 알아주는 음악을 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프랭크의 음악을 이해할까요? 프랭크는 어디에 서야하는걸까요? 대중과 떨어진 예술이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고 비주류에 대한 차가운 시선에 대한 항변이라 생각해요.
정말 재미있어요 최곱니다 올해 수준을 넘어
제 인생영화로 넣을까합니다 의미있는 영화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