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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33733
    작성자 : 패기돋움체
    추천 : 12
    조회수 : 1327
    IP : 118.129.***.7
    댓글 : 29개
    등록시간 : 2016/06/20 11:05:09
    http://todayhumor.com/?menbung_33733 모바일
    엄마가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와서 잔다는 글 이후 또 다른 멘붕..



    본문이 너무 긴 것 같아서 미리하는 정리
    1. 아저씨가 엄마한테 동업을 하자고 함.
    2. 엄마가 아저씨 폰에서 전여친과 연락한 흔적을 보고 아저씨와 싸움
    3. 아저씨가 돌연 동업 얘기 없던 걸로 하자, 지금 하는 가게도 닫을 거니 일자리 따로 알아보라고 통보함
    4. 어머니가 여동생한테 하소연하고 아저씨는 여동생을 확성기로 쓰면서 아저씨와 엄마싸움에 여동생이 끼여서 고생함
    5. 둘이 화해하고 나니 여동생한테 신천지 교회에 같이 가자고 함


    지난 번에 엄마가 남자친구를 자꾸 집에 데려와서 잔다고 글 쓴 적 있는데요,
    그 때 댓글 달아주신 분들 조언을 참고해서 일단은 동생들하고는 어느 정도 얘기가 됐어요.
    아저씨는 항상 경계하고, 엄마한테 아저씨가 자꾸 집에 오거나 연락하는 거 불편하다는 걸 얘기하라구요.
    그리고 앞으로 엄마랑 관계를 지금보다는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하자고도 했구요.

    그렇게 몇 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어 더 멘붕이라 해야 할지..
    아래 내용은 여동생과의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저한테는 연락 안 하시고 동생한테만 연락을 하셔서... 거기다 여동생한테 저에게는 비밀로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쪽팔린다고(어머니께서 직접하신 워딩입니다.)

    며칠 전 어머니께서 여동생한테 울면서 전화했다고 하시네요.
    내용인 즉슨 아저씨한테 뒤통수 맞아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 들어보니, 아저씨가 얼마 전 어머니께 동업을 제안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아저씨가 운영하고 있는 가게를 정리하고 새롭게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엄마보고 동업을 하자고 1,500만원 정도만 보태주면 된다고 했다네요.
    솔직히 저희 집 사정이 많이 어려워서 한 달 한 달을 겨우 먹고 지내는데, 그런 돈도 없거니와,
    갑작스러운 사업 제안에 어머니께서는 고민이 많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이어오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아저씨 핸드폰에서 아저씨 전여자친구와 연락을 주고 받은 것을 보셨습니다.
    (남의 물건 뒤지는 일이 종종 있어서...)
    어머니께서는 분명 관계 정리했다고 하지 않았냐, 왜 연락을 주고 받냐 화냈고, 아저씨는 그냥 돈 문제로 얘기한 거다라고 하셨답니다.
    어머니는 마음이 상해서 그 대로 집으로 돌아오셨고, 그 날 밤 아저씨한테서 문자가 왔다네요.
    동업 얘기는 그냥 없던 걸로 하고 예전처럼 잘 지내봅시다.
    이런 식으로요. 어머니는 일방적인 통보에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연락을 해봤지만, 연락도 안 됐구요.
    다음 날 일 하러 갔더니 아저씨가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 가게는 이달 말까지만 영업하니 각자 다른 일 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황당하죠. 하루 아침에 동업 자리, 일 자리 다 없어지게 되니까.
    어머니가 아저씨한테 따지니까 일이 그렇게 됐으니 일 자리 알아보라고 냉랭하게 대하고, 어머니는 그나마 믿고 있던 아저씨가 그렇게 나오니 상처가 컸겠죠.
    저는 그게 다 인과응보라고 생각했구요.

    문제는 다음 날부터 여동생을 압박해오는 엄마와 아저씨였습니다.
    여동생은 한창 시험기간이고 공부하느라 바쁜데, 아저씨랑 엄마가 번갈아가면서 전화해대면서 싸웠다네요.
    아저씨가 여동생한테 전화해서 너네 엄마가 요즘 너무 감정적으로 나와서 내가 버릇 고쳐놓으려고 일부러 그런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고 어머니는 전화해서 울고...
    아저씨는 또 엄마 전화로 전화해서 여동생한테 내가 아까 뭐라고 했는지 토시 하나 틀리지 말고 너네 엄마한테 말해줘. 이러고는 엄마한테 전화 넘기고, 여동생은 아저씨가 한 말 전달하고, 아저씨는 들었지? 하고 뚝 끊고.
    이런 식으로 둘 싸움에 여동생을 끼워서 전화만 네다섯통씩 하는데, 이제 스무살인 애한테 너무 힘든 일이었을 겁니다.
    저라도 힘들었을 것 같구요.
    이런 일 겪어서 힘들다고 말하는 여동생한테 제가 정말 할 말이 없더라구요. 혼자 이런 일 겪게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근데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었어요.
    엄마는 아저씨랑 관계가 회복되고 나니 또 여동생을 들들 볶았답니다.
    자기랑 교회가자고.
    교회가는 게 나쁜 건 아니죠. 하지만 그 말을 친척들이 들으면 다 놀라 자빠질 겁니다.
    저희 외가는 대대로 불교집안이었고, 할머니께서도 신내림 받으셨고, 사실 어머니도 신내림 받아야 하는데 내림굿 받을 돈 없어서 내림도 못 받고, 절에서 철학 공부 하시던 분이시구요, 2~3년 정도 공부한 내용으로 강의도 다니던 분이십니다.
    그런 분이 갑자기 교회? 너무 황당하더라구요.
    근데 엄마가 여동생한테 한 말을 들어보니 너무 이상한 겁니다.
    엄마는 4~5개월 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거기서 성경 공부를 하는데, 너무 재밌고 사람들도 좋다.
    얼마전에 너무 아파서 일어나기도 힘든데 교회를 갔더니 다들 나보고 믿음이 깊다고 칭찬하더라. 너도 같이 가자.
    지금 중심? (어디 좋은 곳이라고 했는데 용어가 기억이 안 나네요.)으로 가기 위해서 시험 치르려고 공부하고 있는데,
    너 지금 있는 지방에 큰 센터가 있으니 같이 가보자. '남동생'이는 미성년자라서 안 되고, 너만 된다. 
    니 친구도 같이 가자고 해라. 많을 수록 좋은 거다. 전도사님이랑 같이 만나보자. 한 번만 만나보고 아니다 싶으면 안 가도 된다.
    여기까지 딱 듣고보니 아무래도 신천지인 것 같더라구요. 시험도 그렇고 센터라는 것도 그렇고.
    제 주변에 신천지 시험까지 쳐서 올라갔다가 추수꾼? 파수꾼? 뭐 그런 거 시키는 거에 정신차리고 나온 분 계시거든요.
    그 분이 해준 경험담이랑 너무 비슷한겁니다.
    그래서 여동생보고 절대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한 번 가면 너 세뇌될 때까지 안 놓을 거다 하면서요.
    문제는 이 신천지에 발 들여놓게 한 게 아저씨라네요.
    아저씨가 엄마보고 교회가자 하고, 성경 공부하자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여동생도 나름 지금 종교대학? 기독교 학교? 다녀서 교수님이나 주변에 교회 오래 다닌 분들한테 조언도 구하고 그랬다더라구요.
    그 분들 말로는 맛디아 지파?라고 하고 문제해결에 두 손 걷고 나서주신다고.. (소개 받은 저희 지역 큰 교회 목사님께서 정말 열심히 도와주고 계십니다.)

    일단 여동생한테 들은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기까지 진행되니 정말 아저씨 너무 밉고 싫구요, 사실 증오스럽습니다.
    우리집, 엄마 심리 힘든 거 알고 파고들어가지고는 우리집 다 파탄내놓아서 너무너무 싫구요,
    저야 부모 없다고 생각하고 살면 되지만, 동생들은...
    한 때는 엄마의 기둥이던 자식들은 어머니 당신 손으로 깨부수는 판국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동생들도 너무 힘들어하고, 저도 언제까지 모르는 척 할 수가 없어서 이번 주말에 집에 가서 어머니하고 동생들하고 진지하게 얘기 좀 해보려구요.
    다음 번에는 사이다 게로 가고 싶네요.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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