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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때론 친구와 봉하에 종종 가곤 합니다.
인터넷에 널리 퍼진 효민스님의 소고기국밥 드립도,
사실 봉하에서 먹었던 국밥이 생각나서 친거였어요.
고백하자면,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분야의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정치인 노무현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그의 삶을 읽었습니다.
정치인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모략과 쇼, 로비와 정략. 그와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치인에겐, 적어도 우리의 현실정치에선 필요한 자질이었나봅니다.
노무현의 죽음을 보았습니다.
문재인과 유시민을 알게되었습니다.
노무현이 유시민에게 했던, 정치하지 말아라. 의 의미를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치니까요. 아프니까요.
정치하지 말아라.의 의미는, 당신들은 아프지 말아라. 라는 의미였나봅니다.
당신은 다치고 아파도, 당신의 친구들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셨나봅니다.
문재인의 연설과, 문재인의 행보와, 문재인이 하고자 했던 일들을 보았습니다.
대연정, 소통과 화합.
새누리당에 과반의석을 내 준, 여소야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었을 것입니다.
개표를 지켜봤습니다. 박근혜씨가 다음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미칠 영향보다, 정치인 문재인을 지켜본 사람으로써 든 첫번째 소감은
그를 잃지 않아도 되는구나. 라는 안도감이었습니다.
네. 비겁해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딸이니, 유신의 망령이니, 과거의 이야기는, 잊을 수 없지만 잠시 덮어두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를 나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그저 박근혜라는 인물만을 놓고 생각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가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쨋든 앞으로 5년은 그녀가 대통령이니까요.
하지만, 나는 문재인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진, 그의 친구처럼 외롭게 죽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선 문재인이 졌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선거는 전쟁이 아니라 전투입니다. 이긴 쪽이 진 쪽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다시 일어설 수 없도록 만드는 전쟁이 아닙니다.
곧 보궐선거를 합니다. 2014년엔 지방선거를 할 것이고, 20대 국회의원을, 19대 대통령을 뽑을 겁니다.
우리는 아직, 문재인을, 심상정을, 안철수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다음 전투에서도, 상식이 제대로 통하는 사회를 위해 싸우겠지요.
나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나라를 위해서는 분명 필요할 지 모르지만, 총알이 쏟아지는 전쟁터에 아버지를 보내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일까요.
그들이 이겼으면 합니다. 우리가 이겼으면 합니다. 상식이 통했으면 합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였으면 합니다.
하지만 지금 나를 감싸고 있는 감정은 일말의 안도감이네요. 소수여당을 가진 대통령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집에 놓은 의자도, 신고있는 양말도 공격하는 그들입니다. 그런 이들 앞에, 내가 사랑하는 한 강직한 정치인을, 조금 뒤로 숨길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합니다.
이런 제 심정이 잘못된 것일까요. 우리는 그래도, 그를 최전방으로 보냈어야 하는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복잡한 지금의 심경을 두서없이 써내려가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