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는 서른줄인데, 배경이 고등학교 였음여.
헤헤 젊어진 기분!
다녔던 학교가 남중 남고 군대 테크 (주륵...)라서 한창
여자에 대한 면역력이 없던 시절이었는데,
꿈에서도 아주 평범한 그 당시 모습 그대로 당연하게... 지각을 하고,
교문을 열고 똻 들어가는 순간 선생님이 출석부로 내 마빡을 탁 치고는,
이놈 오늘도 늦었냐면서 혼내셨습니다. 워낙 지각을 많이 해서, 선생님도 그러려니 하셨었죠.
그러곤 새 전학생이 왔다면서 니 옆자리니까 잘 알려주라고 그러시길래
제 자리의 옆을 보니 세상에 맙소사 케느님인 것입니다. 오 Kesus! Holy!
왜 남고에 케느님이 계신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무척 신났습니다.
당시 학교 교복이 위아래로 풀 똥색이라서 동네에서 '똥통고'라고 놀림 받았었는데. (서울 노원구 출신이라면 뭔 말인지 이해 하실듯)
하, 케이가 입었던 그 교복에 치마는 똥색에 빨간 줄무늬로 체크무늬, 빨간색 한 줄로 장식된 하얀 양말을 신고 있는게 엄청 귀여웠습니다.
그래 패션의 완성은 귀여움이지. 하고 생각하며 자리로 갔습니다.
앉아서 첫 수업 시작전까지 곁눈질로 케이양을 흘낏흘낏 보면서 심심풀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케느님이 그림을 잘 그린다면서, 한번 그려줄 수 없냐고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알겠다고 하곤 케느님 세번, 종이 한번을 보면서
케느님을 그려서 드렸더니 막 좋아하시면서 흐앙라ㅓ밍ㄴ라ㅓ;ㅁㄴ리ㅑ먼ㄷ;ㅣ라ㅓㅁ;ㄴ이라ㅓ
막 귀염돋고 애교 넘치고 항리멍ㄹ;ㅣ만얾;ㅑㄴㄷ러ㅣ만ㅇ러
수업하는 동안에 이것저것 모르는 것 있으면 알려주고,
(놀면서 학교 다녔는데 공부는 잘하는 편이었어여. 수학 빼고...)
졸려서 자고 (꿈에서도 자는게 신기한 일이지만)
눈을 떠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길래.
식권은 샀냐고 물어봤더니 식권은 전학을 바로 와서 없다고 하시기에
매점가서 먹을거 사줄테니 매점이나 가자고 했더니, 흔쾌하게 따라오셨습니다.
그 많고 많은 먹을것 중에서, 라면을 고르시더군요.
그 중에서 신라면을 고르시던데, 매운게 좋다면서...
저는 그냥 맹맹한 참깨라면 하나 골라서
뜨거운 물을 받아 둘이서 냠냠하고,
학교 산책 한바퀴 하고,
교실로 돌아와서 또 그림 한장 그려주고...
그리곤 그림을 연습장에서 뜯어서 주려는 순간에
알람몬이 울려서 끗.
꿈이긴 한데,
아아 엄청 행복했으요.
젊어진 기분도 들고, 이래서 사람들이 VR머신을 만들고 있꾸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여튼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