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하니 음슴체로 달립니다.
안녕 징어 여러분, 고민게 상주 좀 해보셨다면 가끔 벌레(곤충) 싫다고 징징대는 관종 글들 보셨을거임.
ㅇㅇ, 뻔하게도 그게 나임.
오늘부로 내게 헬게이트 이벤트가 시작되었음.
읽는 님들에겐 가소로울지 몰라도 내겐 존나 두려운 날벌레들의 주기적인 야간 공습임.
망영전의 방학 시즌을 노린 패치로 생겨난 골탐도 아닌데 잠수탄 연어들 마냥 바깥에 있던 벌레들이 어떻게 하루만에 우리 집으로 달려들겠냐고 따지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습격함.
안타깝게도 원인은 돈임.
나의 어머니는 강려크한 항곤충정신력을 갖고 계심, 세밀하게 따지면 나의 쿠크다스 멘탈과 비교한 것이지만.
하여튼 이러한 나의 어머니는 돈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신 분임.
남의 집 사진 클릭만 했다하면 자연스레 보이는 에어컨이 우리집엔 존재하지 않음, 덕분에 무더워지는 계절을 따라 가열되는 우리 집을 식히는 것은 오로지 자연풍과 슬림한 선풍기, 그리고 인력을 사용하는 부채풍 밖에 없음.
그리고 말한 것과 같이 어머니는 돈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신 분이며, 날이 지날 수록 무더워짐과 동시에 여름은 우리 집을 가열하고 있음.
어머니의 입장에선 어떤 이유에서든 돈을 희생시킬 수 없으신가봄, 위에 말한 세 가지 바람 중 자연풍 강화에 돌입하심.
어머니 " 열어낸다. 현관문! "
단순히 짧은 대사에 불과하겠지만 이건 망영전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에 비유해도 될만한 과정들이 담겨있음.
어머니께서 현관 철제문의 움직임을 잠궈버린 자물쇠를 개방시키심, 그리고 그 철제문을 열어내시지.
마치 오후 10시 접속자에게만 지급하는 주말 골탐 아이템을 받기 위해 서너시간 전에 미리 접속하라는 것 마냥 ㅇㅇ.
어머니는 충분히 열렸다 싶으시면 철제문의 내측에 존재하는 말발굽을 내려서 철제문을 고정시키시고 현관으로 돌아오심과 동시에 방충망으로 현관을 닫아버리시겠지.
이때는 마치 오후 10시 접속자에게만 지급하는 주말 골탐 아이템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 마냥 오후 9시 30분 쯤부터 다급하고도 미친 듯이 접속시도 메세지와 제자리 걸음의 로딩창을 시선에 고정하고는 접속 시도를 반복하며 통곡하는 연어들의 멘탈에 비유 할 수 있음.
하지만 방충망이 호구인지라 잘 닫히지 않아서 어머니가 방충망이 제대로 닫힐때까지 살짝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시며 디제잉 파티를 시작하심.
그렇다, 오후 10시를 향하는 시간 속에서 충혈된 눈으로 반복 메세지와 제자리 로딩창을 뚫어보며 클릭질 하다가 가까스로 접속에 성공하여 확성기로 접속 인증을 외치는 연어들을 떠올리기 딱임.
방충망은 이제 어머니가 건들지 않는 이상은 열리지 않을 기세로 굳게 닫혔다.
그래, 지금은 바로 오후 10시가 되어버린 순간이다.
나의 어머니는 주무시기 전이 되어서야 철제문을 닫으시지, 개방된 상태로 고정된 철제문을 닫기 위해 방충망을 여는 순간은 다음과 같이 비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임.
오후 10시 접속자답게 상자 받아낸 연어들이 빠져나가자 캐릭터 선택창으로도 들어가지 못한 상태로 클라이언트에서 '게임 시작'을 반복 클릭하며 접속 시도 메세지와 제자리 걸음 로딩창만 눈에 담아내던 지각연어들이 '클라이언트라도 열고 있었으니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갖고 순식간에 거무죽죽한 로브를 뒤집어쓴 여행자들이 배치된 '콜헨/모르반 여관과 로체스트 기숙사' 중 하나를 화면에 담아냄.
고정을 위해 내려졌던 말발굽을 위로 접어내신 어머니가 우아한 발걸음으로 현관 철제문을 닫으시며 '골탐 템 받을 수 있죠!?'를 외치는 연어들에 빙의한 벌레들에게 눈 하나 껌뻑하시지 않는 것으로 그 하루는 막을 내림.
비유야 어찌되었든 내 입장을 말하자면 벌레 띱때끼들 무서워 죽겠는데 어머니가 주기적으로 출입허가 해주니까 멘탈 바스라지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