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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싸이코패스
며칠 전의 일이다.
전처럼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나서는데 어떤 사람이 편의점에 들어왔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처럼 먹을 것을 사가거나 담배,
필수품 같은 건 사지 않고 감자 깎는 칼 하나를 산 뒤에 돌아갔다.
알바생은 돈을 계산하고 문을 잠그려는데 아뿔싸,
그 칼을 사갔던 인간이 뛰어오고 있었다.
'저 사람, 설마 싸이코패스인가?
아냐, 내가 잘못 본 걸 거야.
설마 싸이코패스일 리가 있겠어.'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는데 그 인간이 뛰어오며 반쯤 잠겨진 편의점 문을 열려고 발버둥치고 칼을 휘두르면서,
밖에서 소리쳤다.
"문 당장 열어!
너 내가 누군지 다 알고 있잖아!
너같은 놈들이 이세상에 많으면 골칫거리야!
문열면 내가 죽여줄게!"
무섭게 소리치는 그놈을 보고 재빨리 문을 잠가버렸다.
알바생은 한숨돌리며 모든 불을 환하게 켜놓고,
밖에서 문두드리고 있는 싸이코한테 '메롱! 약오르지'
하는 식으로 혀를 내밀었다.
그런데 싸이코가 갑자기 사라졌다.
자기 죽이긴 포기했다 생각하고 문을 여는 순간,
싸이코가 또다시 들어올려고 뛰어오는 게 보였다 한다.
'아니, 저런 미친놈이 다 있나?
안돼. 나갔다간 나도 죽고 말아!
그러니까 저놈이 갈 때까지 난 여기서 버티면 되는 거야!'
라는 생각으로 계속 버텼다.
1시간, 2시간 정도 지나니 슬슬 배고프고 진저리나는 거였다.
그냥 문열어주고 난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으로 문을 열려 하는데,
갑자기 무서워져서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 앉았다.
3시간 후 화장실도 가고 싶어져서 불 다 모조리 끄고,
창고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한다.
그 모습을 다 본 싸이코가 창고 쪽 창문이 조금 빈틈이 있어 거기에 대고 칼을 쑤셔넣었는데,
낡은 창문이라 바로 산산조각났다.
'저, 정말로 날 죽일려고 작정했구나!
미친놈이야, 미친놈!
싸이코가 맞았다구!
근데 나 여기서 나가면 죽게 돼!'
그런생각으로 화장실 재빨리 갔다온 뒤,
나가서 창고 쪽 창문이고 뭐고 다 문이란 문은 잠갔다.
그런데 뒤에서 들려오는 조용조용한 목소리에 놀란 알바생.
뒤를 돌아보니 그 싸이코가 웃으면서 열쇠를 들고,
"그냥 내가 열어달라할 때 열어주지 그랬어?
그럼 그냥 편히 죽을 수 있었잖아.
그렇게도 죽기가 싫었어?
미안한데 넌 내 존재를 알고 있거든.
그러니까 넌 죽여야돼. 흐흐."
싸이코는 웃으며 알바생에게로 다가갔다.
알바생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자신의 휴대폰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전원이 꺼져있었다.
잠시후, 알바생은 토막토막 나 죽어있었다.
2. 가방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00양.
00양은 20살이지만 아직도 엄마곁에서 떠날줄을 모른다.
어느 날 엄마가 00양에게
"너도 이제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으니,
분가해 나가렴!
기숙사도 있고, 밥도 있고
뭐가 걱정이니?"
라고 하자 00양도 고개를 끄덕이며
"응응!
나도 엄마없이는 못살지만,
엄마가 그렇게 말한다면 한번 그렇게 살아볼게!"
라고 맞장구쳤다.
사실은 거짓말이었다.
00양은 엄마없이 못사는 건 사실이었지만,
혼자 그렇게 산다는건 못했다.
00양이 분가해 나가 살아보겠다 했지만,
엄마는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00양은 나이치곤 좀 싸이코같은 면이 있어서,
엄마가 잘 지도해주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고 가끔씩 00양은 칼로 찢은 것처럼 가방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분가해 나가기로 한 날이 다가오자,
엄마는 커다란 가방에 짐을 다 싸주고 마지막날엔 자기도 가방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00양은 그것도 모르고 가방을 들고 기숙사로 향했다.
'아니, 뭐 담은것도 없는데 왜이리 무거워?
너무 무거운데.
가방치곤 좀 이상해.'
그러다가 00양은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에 있는 짐도 꺼내놓지 않고서
가방을 화장실로 가지고 가더니
칼로 가방을 마구 찔러댔다.
가방엔 엄마가 들어있어 당연히 피가 흘렀다.
그러나 그것도 모른 00양.
00양은 그렇게 해놓고 기숙사에서 아예 먼곳으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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