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양육비도 100만원을 넘겨서 일주일에 절반을 교육에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학이라서 아침 댓바람부터 에미리와 아이 쇼핑을 하네요.
연극 수업도 나가서 착실하게 돈을 낭비합니다.
어디선가 익숙한 질투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히로코가 극단까지 쫓아온 건가?
스윽 병은 레오나에게도 옮고 말았습니다.
일단 표정을 보니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천하의 레오나가 절친 에미리와의 사이를 질투하는군요.
예에... 걘 매년 생일선물로 화장품도 주거든요. 그게 왜요?
할 말 없는지 홱 돌아섭니다. 화낼 땐 언제고 쿨병 나셨습니다.
이 동네에는 진정 평범한 소녀는 없는 것인가...
질투는 질투고 레슨은 레슨이죠.
그동안 열심히 연기를 연마해서 홍천녀를 따내야 합니다.
또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뒤통수 뚫리겠습니다.
모두 함께 외쳐 스윽!
예의상 놀라드리기로 합니다.
구썸남의 존재를 들킨 모양이군요.
걔랑은 이미 끝난 사이예요...
최대한 순진무구한 표정을 연기하며 의심을 뿌리치기로 합니다.
참 돌아가면서 가지가지들 하십니다.
가을이 되었으니 미리 사둔 가을원피스를 입도록 합니다.
아무리 봐도 이 우산치마는 걸그룹 무대의상 같습니다.
옷이 부끄러운지 빨리 어디론가 들어가자는 귤입니다.
절교중인 켄이치가 신경쓰이는 모양이군요.
하지만 오늘은 질투심에 불타는 플랜B의 마음을 달래주어야 합니다.
안심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사는게 이리 피곤해서야... 약국에 들러 자양강장제를 사갑시다.
늘 먹던 걸로 주세요.
예능 사무소에 들어갔다고 연예인 DC를 다 해주시는군요.
이제 좀 레슨 다닐 맛이 납니다.
질투로 불타오른 여름 방학도 끝이 났습니다.
그간 약국을 집처럼 드나들면서 어느 틈엔가 인구조사를 해둔 모양입니다.
이런 것이 중학교 교육과정 어디쯤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질투의 시선은 계속됩니다.
구썸남 히토시가 또 질척거리는군요.
우리 이제 남남이잖아?
신야와의 소식을 어디서 주워들었나 봅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는지 쿨한 척 돌아섭니다.
곧이어 뒤에 줄서있던 켄이치가 말을 걸어옵니다.
그 표정을 보아하니 네 죄를 네가 알렷다?
틈틈이 만나러 간 덕분에 마음을 돌린 모양입니다.
어디보자... 생각 좀 해보고
아련아련 눈망울이 귀여우니 승락해주기로 합니다.
이제야 걱정거리가 하나 줄었습니다.
아 좀 적당히들 좀 합시다 거 참
화해한 지 얼마나 됐다고 질투하러 찾아온 질투중독남 켄꼬맹이입니다.
그래그래 놀라줄게 용건만 간단히 해주렴
켄이치마저 구썸남을 질투하는군요. 남자 한 번 잘못 만났다가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시 아련아련 눈망울을 내비치며 자기 말만 하고 떠나버립니다.
교우관계는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이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면 학교생활도 열심히 해야합니다.
역시 축제 하면 포장마차지요.
연극부 때문에 참가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의견이 제대로 접수되었습니다.
아... 히로코... 언니 지금 피곤하다 나중에 하자...
그냥 돌아갈 것 같진 않으니 이야기를 들어줍시다.
질투하고 화해하고 질투하고 절교하고... 정말이지 격동의 한주입니다.
나도 이제 너하곤 같이 못 갈 것 같다 얘
사요나라...!!
13살의 나이로 어떻게 이런 정신적인 피로를 견디는 것인지 딸아이가 참 불쌍합니다.
그래도 안 찾아가면 또 영원히 삐쳐있을테니 화해하러 가줘야지요.
과연 히로코 어머님은 따님의 이러한 교우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련아련 눈빛이면 다 통할거라 생각하나본데 이번만 봐줍니다.
이번엔 극단으로 갑니다. 질투행렬의 스타트를 끊었던 레오나도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더듬이 안녕
그래 그렇게 웃으니까 얼마나 보기가 좋니!
이번엔 또 다른 질투남 신야를 관리하러 갑니다.
이렇게 해선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군요.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 류노스케 센빠이가 계십니다.
선배 일단 저 좀 울게요...
류노스케 말고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13세의 피로를 날려줄 깡박카스를 드링킹합니다.
내 몸을 챙겨주는 건 약밖에 없습니다.
귤이 걱정되었는지 류노스케 센빠이가 친히 전화를 해주셨습니다.
눈물젖은 목소리로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기로 합니다.
슬픈 생각... 슬픈 생각...
나는 슬프다... 나는 힘들다...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바로 승락하면 쉬워보이니 잠시 스케쥴을 확인하는 척 합니다.
음... 뭐... 바쁘긴 하지만 시간 한 번 내볼게요
눈치없이 큐브가 끼어듭니다. 지금 발레 발표회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질투와 절교로 얼룩진 한 달을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이제 빌딩도 저택도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뭘 그런 걸 물어보고 그러니? 당연히 데이트가 우선입니다.
1시간 전 부터 와 있었지만 아닌 척 합시다.
네 길이 좀 막히더라구요 호호
그래도 한 살 연상이라고 데이트를 리드하는 모습이 참 듬직하군요.
가난한 유튜버 아버지를 닮아 누가 빵순이 아니랄까봐... 첫 데이트부터 눈치없게 먹을 걸 밝히는 귤입니다.
다행히 아직은 콩깍지 형성 단계입니다. 이정도 실수는 세이프입니다.
극단 연습 끝나고 왔던 카페이지만 처음 온 척 하기로 합니다.
재계의 프린스와 함께인데 뭔들 안 맛있겠어요.
잠시 여자관계를 슬쩍 떠보기로 합니다.
역시 모든 것을 가진 자... 아쉬울 것이 없는지 딱히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거 참 인기 많아 좋으시겠수다
왕자님의 삶도 피곤하겠네요.
질문의 핵심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말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너무 몰아붙이면 비호감이 될테니 오늘은 여기서 칼을 거두기로 합니다.
이것이 데이트인지 전쟁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사히 데이트도 끝이 났습니다.
네 바라던 바입니다!
설레는 맛은 없었지만 안정감있는 데이트였습니다.
빌딩을 받는 그 날까지 잘 부탁드려요.
스트레스도 떨어지고 데이트도 하고 일석이조입니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하교길에서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좀 편하게 집에 가나 싶었더니 다시 요조숙녀 모드가 되어야겠습니다.
아주 둘이 꽁냥꽁냥 좋아 죽습니다.
티끌같은 호감도를 모아 태산을 만듭시다.
이번 주 일요일은 가을 축제 날이군요.
살짝 여름옷 같지만 전통의상을 챙겨입습니다.
축제에 가기 전에 히로코도 만나줍시다. 오늘은 아련아련 눈빛조차 보여주지 않는군요.
시간이 남으니 잠시 호러 영화를 보고 가기로 합니다.
역시 스트레스 해소엔 공포영화지요.
본래 목적인 가을 축제도 잊지 맙시다.
썸남들과 마주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엄한 히로코를 만났군요. 그래도 웬일인지 반갑게 인사를 건네줍니다.
썸남 만나야 하니까 나중에 보자.
한 달 내내 그렇게나 귤을 가만히 두질 못하고 여기서 저기서 격렬하게 괴롭혀대더니 마지막엔 결국 혼자입니다.
인생이 원래 다 그런 건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