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추천을 받아 집에서 차로 한 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있는
조그만 도시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퇴근을 하면 바로 버스를 타고 집에 가거나
천척집에 들어가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그날도 퇴근 후 친척집으로 향할 때 였습니다
누군가 제 이름을 크게 불렀습니다
“XX야 너 XX맞지??”
“어...??? 누...나...??”
같은과 친한 형의 옛 여자 친구 였습니다
형과 누나가 연애를 할 당시 저와 어울려 술을 마신게 수 십 차례
친누나 친동생 사이만큼 가까웠기에 비록 둘은 지금은 헤어졌지만
저와의 개인적 친분에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년 만이었을까요
누나가 직장을 얻어 멀리 떠난 후 못봤으니까 한 3년은 된 거 같았습니다
“너가 여기 무슨일이야??”
“그러는 누나는 여기 무슨일인데??”
“난 집이 여기잖아”
“아 맞다 오래돼서 깜박했다”
생각해보니 대학 때문에 저와 같은 지역에 살았지만 누나의 집은 이곳 이었습니다
“너는 여기에 무슨일이야??”
어떻게 이곳에 흘러들어왔는지 그동안의 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이럴게 아니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디가서 술한잔 하면서 이야기 할까??”
누나는 내가 어지간히 반가웠던 모양입니다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인근 술집으로 향했습니다
한참 술을 먹으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는데 누나가 테이블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누나 누나 왜이래 일어나봐!!”
완전 만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누나
‘아이씨~ 집이 어딘지도 모르는데 ㅜ’
누나의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습니다
통화목록을 보니 ‘사랑하는 동생’ 이 있습니다
‘ 아 맞다 누나한테 동생 있었지’
수 년전 누나를 따라 나온 동생을 몇 번 본적이 있었습니다
예쁜 얼굴, 늘씬한 몸매가 제 스타일이었지만
당시 남자친구가 있었고 누나의 동생이기에 애시 당초 관심조차 갖지 않은 그녀였습니다
그녀와는 가끔 길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그런 정도의 사이 였습니다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 언니 어디야??”
전화기 너머로 해 맑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저기요...”
“응?? 누구세요??”
“저 XX라고 하는데 기억 하실지 모르겠네요...”
원래는 서로 동갑이기에 반말을 했지만 너무 오랜만에..
그것도 대면이 아닌 전화통화를 하는 거라 쉽게 반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XX라구?? 아 당연히 기억하지..반갑다!! 얼마만이야 그런데 너 왜 나한테 존댓말이냐??”
얼굴이 붉어 졌습니다 역시 그녀다운 반응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누나를 데려가기를 청 했습니다
조금 지나자 그녀가 왔습니다
수년이 흘렀지만 그때 그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변한게 있다면 머리스타일과 어딘지 모르게 풍겨오는 여인의 향기였습니다
“어 왔어?? 이뻐졌네??”
“이뻐졌어는 뭐야 난 원래 이뻤거든...ㅎ”
“넌 여전히 장난기가득한 얼굴이구나 ㅎ”
칭찬인지 농담인지 모를 한마디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지금 상황을 간단히 브리핑 하였고
그녀와 나는 낑낑대며 누나를 차에 옮겼습니다
“너 오늘 어디서 자?”
“응 난 저기 XX옆 친척집에서...”
“잘됐네..나 거기 근처 갈일 있으니까 누나 집에 데려다주고 너 태워다 줄게”
“응 알았어...”
누나를 집까지 무사히 옮기고
그녀와 나 그렇게 차에는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운전하는 그녀의 모습을 조수석에서 힐끗 힐끗 옆눈질 하였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오래전 그녀는 앳된 소녀의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어느덧 성숙한 여인으로 변모해 있었습니다
“뭘 그렇게 힐끗힐끗 쳐다봐?? 내가 그렇게 이쁘냐??”
“으..응”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응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어?? 어...그...래... 내가 이쁘긴... 하지 ”
예상치 못한 대답에 그녀도 당황한듯 합니다
한동안 이상한 정적만이 흘렀습니다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침묵적으로 변해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때 변속기위에 올려져 있는 그녀의 손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어디서 용기가 났을까요?? 술기운 때문일 겁니다.
내 손을 살며시 가져가 그녀의 손위를 덮었습니다
그녀의 따뜻한 온기가 내 손을 통해 몸 구석구석에 전달 됩니다
이내 정신이 들어 손을 황급히 떼려는데
그녀가 수줍게 입을 열었습니다
“내 손 참 따뜻하지??”
“네 손도 참 따뜻하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저를 쳐다보는 그녀입니다
우리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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