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자객도 안 보이고 매일 매일이 평화롭다 싶었더니 질투의 화신 히로콩순이가 보이네요.
안녕~ 우리 이제 좀 친하게 지내자꾸나
히로코도 귤의 스카웃 소식을 접한 모양이군요. 뭐가 그리 못 믿기다는 건지 굉장히 놀라워합니다.
귤의 재능과 외모를 부러워하는군요. 소심쟁이 히로코도 마음 속에선 아이돌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럭키금성 브라운관 TV로 국회중계를 시청중입니다. 13살 소녀도 나라 걱정을 해야하는 씁쓸한 시국입니다.
아이는 역시 밖에 나가서 뛰어놀아야지요.
얌전히 TV 잘 보고 있는 애를 떠밀어 모험에 보내도록 합니다.
저번에 반창고의 삼림을 정복했으니 오늘은 요정의 화원에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이름대로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화원입니다. 적 같은 건 나오지 않을 것만 같은 평화로움입니다.
말하기가 무섭게 요정이 나타났습니다. 머리색이 프린세스 메이커 3의 딸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왠지 공격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대화를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말이 짧다?
어쨌거나 대화가 통하는 상대였습니다. 다행입니다.
딸의 투블럭컷을 구경하는데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요정의 화원에서는 어떤 어여쁘고 아리따운 보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쑥떡이나 해먹어야겠습니다.
드디어 화원의 끝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이상해씨가 기다리고 있었군요.
일단은 신곡을 뽑아봅시다
개구리는 어디로 노래를 듣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요정계의 개구리인데 혹시 모르니 대화를 걸어보기로 합니다.
듣고 싶은 신청곡 있니?
괜히 화만 나게 한 것 같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다음곡으로 넘어갑니다.
이제 귤의 노래를 상대할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사랑의 열매도 얻었습니다. 향후 마법도 쓸 수가 있게 되는 모양입니다.
모험을 끝내고 돌아오니 문자가 와 있군요.
구썸남이 귤을 잊지 못하고 구질구질하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조만간 확실하게 거절을 해야할 듯 싶습니다.
마침 등교길에 히토시가 보이는군요.
야! 할 말이 있... 어 그래 일단 학교는 가야지...
얼마 전 아야를 불량배들에게서 구해준 일을 들었나보군요.
둔감한 상남자인 줄로만 알았더니 아주 말돌리기 선수입니다. 어영부영 사이좋게 등교하고 말았습니다.
분해서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하교길에는 절교중인 켄이치를 보았습니다. 벌써부터 남자 관계로 골머리를 썩는 귤입니다.
켄이치가 귤을 보자마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냅니다.
자기 혼자 화나서 저러는데 화해를 정말 해야하나 싶습니다.
다음주에는 다도 교실에 나갈 예정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프린세스를 위한 기품을 쌓을 때입니다.
그 전에 성령의 성채에도 도전을 해보기로 합니다.
프린세스가 되려면 이세계에 대한 경험도 중요합니다. 모험 수입이 꽤나 짭짤해서가 절대 아닙니다.
행방이 분명한 후식 부녀는 음산하고 어두컴컴한 성채에 도착했습니다.
오자마자 뭔가를 발견한 모양입니다.
이제 보물상자는 별로 기대도 안 됩니다.
내 그럴 줄 알았습니다.
또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뭐 요정계에서도 개구리가 나오는 마당이니 성령계에서 유령이 나온다고 이상할 건 없습니다.
다행히 귤을 알아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인상이 만만찮아보이니 도망을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보스전을 위해 힘을 아껴야 합니다. 무서워서 도망친 게 아닙니다.
몇 걸음 안 가 또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이번엔 혼령이 나타났습니다. 날달걀처럼 생겼습니다.
여긴 전체적으로 눈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유유히 도망을 쳐줍니다.
또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요정계에 비해 참 발에 채이는 게 많은 곳입니다.
두 번째 보물이라니 조금 기대를 해봐도 되려나요?
이건 녹즙을 짜먹읍시다.
애초에 보물이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모험을 왔는데 장을 봐 가는 기분입니다.
드디어 약초의 성채 끝에 도달했습니다. 참 길고 길었습니다.
약초의 성령이 나타났다!
HP가 없는 대신 전의가 가득 차있군요.
시작하자마자 다짜고짜 마법 주문을 외웁니다.
이전 보스들에 비해 상당히 강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귤이 노래를 부른다면 어떨까?
역시 유령의 고막까지 강타하는 노래실력입니다.
그래도 인간형의 몬스터이니 대화를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무식이 들통났습니다.
결국은 책에 맞아 넉다운 당하고 말았습니다.
역시나 큐브가 냉큼 달려오는군요. 죽기 전에 와서 줌 도와주면 어디가 덧나나 싶습니다.
오늘도 집사의 하루는 고달픕니다.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풀기 위해 오늘도 값비싼 영양 드링크를 구입합니다.
얼마나 자주 왔으면 단골 할인까지 해주십니다.
1500원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슈크림이라도 사먹어야겠습니다.
딸이 멍때리는 틈을 타 교우관계를 엿보기로 합니다.
큐브가 들킬까봐 걱정을 하는군요. 혼나도 큐브가 혼나니까 난 모릅니다.
에미리와는 역시나 변함없는 절친입니다. 질투 한 번 없는 참으로 착한 친구입니다.
히토시는 분홍색 구슬이 아닌 걸 보니 이성관계는 아닌 모양입니다. 다행입니다.
예능 사무소의 스카웃맨 모리 산쥬로는 고작 13살인 귤을 벌써 이성으로 생각하는군요.
32세... 이 아저씨가...
나름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동안일 뿐이었습니다. 조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