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발언, 골고루 기회 주자는 뜻"이명박 어이없는 해명에 여성계 분노
[오마이뉴스] 2007년 09월 17일(월) 오후 09:49 가 가| 이메일| 프린트
한나라당 "발언 내용·뉘앙스 모두 왜곡... 정치적 의도 아닌가 의심된다"
[오마이뉴스 이민정 기자]
특정 직업의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상품화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17일 "여성을 비하한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 후보를 대신해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17일 오후 6시께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에 답변서를 보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서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을 뿐, 일부 매체에서 암시하는 특정 직종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한나라당이 보낸 답변은 적반하장식 변명과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일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여성단체들은 지난 13일 이 후보의 발언의 진위 여부와 성 매매에 대한 관점 등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냈었다.
한나라당은 답변서에서 "특정한 직종과 그 종사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비하'라면 모르겠으나, 발언 자체에는 추호도 그런 취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발언의 전후 맥락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서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을 뿐"이라며 "일부 매체에서 암시하는 특정 직종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일부 매체에 보도된 것을 보면, 발언의 내용과 뉘앙스 모두 와전 또는 왜곡된 측면이 강하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하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오마이뉴스>의 보도를 비난했다.
한나라당의 답변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서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며 "그렇다면 이 말은 예쁜 여자와 덜 예쁜 여자에게 골고루 기회를 준다는 뜻이란 말인가? 이는 누가 들어도 어이없고도 비상식적인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단체들은 "<오마이뉴스> 보도에서 밝힌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이 서비스가 좋다'는 발언은 여성을 상품화·대상화시키는 발언으로 도덕적으로, 대통령 후보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충분히 의심스럽게 할 만한 발언"이라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여성유권자들에게 사과했어야 함에도 성의 없는 해명과 답변으로 여성유권자들을 크게 실망시켰다"고 주장했다.
마감 시한 이틀 연장한 이명박 후보쪽 답변은
<오마이뉴스>는 지난 12일 "이 후보가 지난달 언론사 편집국장들과의 저녁식사 도중 군대 이야기, 회사에서의 생활 등 인생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 도중 '현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선배는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편집자에 의해 일부 생략) 그러나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은 서비스도 좋고…(일부 생략)'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5개 여성단체들은 다음날(13일) "'여성을 상품화'하는 듯한 발언은 인구 절반인 여성유권자들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것이며, '여성 인권'을 침해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단체들은 또한 이 후보에게 ▲발언의 진위 여부 ▲성매매 문화에 대한 관점 등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면서, 답변서 마감 시한을 15일로 못박았다. 이들은 공개질의서를 이 후보 선거 사무실과 대변인실로 팩스와 내용증명 형태의 우편을 보냈다.
하지만 이 후보 쪽은 "의논할 시간이 촉박하니까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마감 시한보다 이틀 연장된 17일 답변서를 보냈다.
다음은 이명박 후보쪽에서 여성단체들에게 보낸 답변서 전문이다.
저희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 대한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이명박 후보가 편집국장단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발언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이 후보는 그 자리에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특정 직업을 비하한 적이 없습니다. 특정한 직종과 그 종사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비하라고 한다면 모르겠으나, 발언 자체에는 추호도 그런 취지가 없었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일부 매체에 보도된 것을 보면 발언의 내용과 뉘앙스 모두 와전 또는 왜곡된 측면이 강합니다.
발언의 전후 맥락도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서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을 뿐, 일부 매체에서 암시하는 특정 직종을 언급한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력 대통령 후보라는 뉴스성을 이용하여 발언의 뉘앙스에 묘한 분위기를 덧칠하고 대중의 억측을 자극하면서 도덕성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하는 것 아닌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과거나 현재나 이명박 후보는 야당 대통령 후보로서 공사간의 발언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일부 매체의 상궤를 벗어난 왜곡과 의도적 쟁점화에 대해서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귀 기관에서도 이런 점을 양찰하시어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7. 9. 17
한나라당 대변인실
이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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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해명을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