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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파트 문앞... 좁은 난간위에 추운듯 웅크리고 앉아
나를 올려다보는 너의 그 초록색 눈동자가 나의 시선을 끌었다...
피곤하고 쑤시는 몸을 뒤로한채 나도 잠시 너를 보았다...
무얼 말하고 싶은건지 너는 나를 보고 계속 울었다....
빨리 집으로 들어가 쉬고싶었지만...
온통 새카만 몸을한 네가 너무 이뻣다....
거친 손을 뻗어 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래도 너는 내손을 거부하지 않고 부벼주는구나
한참을 나도 너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너의 따스한 털에 내 손을 맡겼다
사람의 손에서 자라 도망쳐 사람의 온정이 그리운지...
아니면 태생이 날짐승이라 살기위해 그러하였는지 나로서는 알수가 없구나....
그래도 잠시나마 십여분간 나는 너로인해 치료받고 웃을수 있었다
내가 너의 몸을 쓰다듬어주자 너는 그 커다란 눈망울을 지그시 감고 즐기는듯 보였다.
내가 이제 일어나려 할때 너도 나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더구나...
나도 너와 헤어지긴 싫구나...
그러나 삶이 힘들어 내일을 준비하고 너를 거둬들일 능력이 없는 나로서는
너를 대려갈수 없구나...
너에게는 넘을수없는 거대하고 차가운 아파트의 유리문을 지나
건물로 들어가는 나를 너는 밖에서 지긋이 보았다....
나역시 너를 보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닫히고 그 틈으로 보니 너는 그래도 그자리에 계속 있구나
추운 겨울 따듯함이 그리워
잠시 쉬러온 어느 아파트 난간에
잠시 스쳐가는 인연에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또 그렇게 떠나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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