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당신은 직원한테 사살될 수도 있습니다.</div> <div>그런 상황에서는 이미 당신은 당신이 알던 모습이 아닌 "그 상태"겠죠.</div> <div>다만, 당신에게 인간으로서 온전한 의지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div> <div>분명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겁니다.</div> <div>당신의 희생은 세상을 구하는 일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게 될 테니까요.</div> <div>당신이 하필 이곳에 왔기 때문에 죽는 경위가 불행하게도 생긴 게 아닙니다.</div> <div>이르든 지연되든 당신은 살면서 한 번은 이곳에 올 운명이었기에 때가 된 것이죠.</div> <div>여기서 말한 "운명"은 비유가 아닙니다. 모든 수단으로도 통제가 안 되는 "강력한 힘" 그런 게 있습니다.</div> <div>전시관이 폐쇄되지 않는 한 그 "강력한 힘"은 미스테리한 원리로 작용합니다.</div> <div>설령 그 힘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해도 통제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죠.</div> <div>그래서 저희는 희생자의 유가족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div> <div>세상을 구한 영웅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말이죠.</div> <div><br></div> <div>현지의 파견팀이 실시간 갱신하는 대용량 정보로 지구촌 오지와 극한 환경을 가상현실에 재현했습니다.</div> <div>히말라야 14좌부터 으슥한 늪지 밀림과 화산 지대, 해저 심층 구역까지 실체적 위험 부담 없이 생생하게 체험하실 수 있죠.</div> <div>다만, 가장 인기 코스기도 한 이 체험관에서 이변의 징후가 보고되고 있습니다.</div> <div>8,000미터 설산의 봉우리에서 광대 차림의 사람이 등반하고 있다거나</div> <div>해저 11,034미터에서는 그 광대가 물고기 같은 하반신을 가진 채 헤엄치고 있는 건</div> <div>그저 가상현실의 데이터베이스에 누군가 짖꿏은 장난을 친 것으로 여겼지만</div> <div>그 광대는 그냥 재생되는 영상이 아닌 마치 브라운관 너머 시청자를 인지하는 듯한 시선 처리로</div> <div>가상현실을 체험 중인 관람객의 시점과 상호 반응했습니다.</div> <div>그 광대가 어떻게 데이터베이스에 개입했고 왜 나타나는지 조사 중입니다.</div> <div>아직까지 별다른 위해가 추가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그것은 직접 보시면 소름 끼칩니다.</div> <div><br></div> <div>저희는 많은 수의 직원을 다양한 이변으로 잃었습니다.</div> <div>그리고 당신도 마찬가지의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div> <div>되돌아오는 길이 물리적으로 왜곡된 낯선 곳에서 길을 잃거나,</div> <div>상식이나 언어가 안 통하는 것들로부터 극복 가능성이 희박한 위협을 받을 때</div> <div>당신은 공포에 꺾이고 모든 걸 포기할지도 모르죠.</div> <div>그때 "그들"이 나타나는 건 완전한 구조의 신호탄입니다.</div> <div>"그들"은 저희가 장담할 수 있는 가장 헌신적인 의지의 구현입니다.</div> <div>이변 앞에 때때로 무력한 저희라면 할 수 없었을 기적을 이뤄냈죠.</div> <div>당신이 그 어떤 위험한 상황에 빠져도 "그들"이 나타난다면 안도하십시오.</div> <div>"그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자는 저희 직원을 포함해서 상당히 있습니다. 다만,</div> <div>증언자의 기억력에 의존한 스케치 말곤 "그들"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div> <div>어쩌면 위기 상황에서 초인적인 힘이 발휘돼 증언자 스스로 안전을 확보했으면서도</div> <div>마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강렬한 심리 때문에 환각을 본 것일지도 모르죠.</div> <div>하지만 저희는 객관적인 사실과는 별개로 "그들"이 지켜준다고 믿습니다.</div> <div>증언자들이 남긴 스케치에는 전시관 초창기부터 개량된</div> <div>현대까지의 유니폼을 다양하게 갖춘 직원들이 그려져 있었으니까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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