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했던 연극부 집중 레슨 주간이 찾아왔습니다. 이제보니 무료가 아니고 12만원이나 내야 합니다.
이미 가난을 성취한 것 같습니다...
연기가 쑥쑥 오르는만큼 돈도 쑥쑥 빠져나갑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몸소 배운 일주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귤의 상태가 어째 시원찮습니다.
빈곤과 더불어 피로도 잔뜩 쌓인 모양입니다.
이 스트레스는 민속 축제에 가서 풀고 와야겠군요.
우선은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 동복을 사러 의류점으로 향합니다.
마침 대바겐세일 중입니다. 앗싸!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있군요.
먼저 계산한 사람이 임자죠!
어째 디자인이 애매하지만 찬물 더운물 가릴 때가 아닙니다. 싼 걸로 삽시다.
민속 축제는 저녁부터 시작하는군요.
사이토 선생님이 먼저 와 계셨네요. 휴일에 선생님을 만나다니 운이 없습니다.
버드 워칭이 취미이신 모양입니다. 어쩐지 어울리는 것도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휴일에 선생님과 상사는 금물입니다. 빠르게 여길 벗어나도록 합니다.
저녁에 다시 오니 드디어 민속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학업과 노동에 지친 몸을 비트에 맡기기로 합니다.
기분도 지갑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에미링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혼자 축제에 간 걸 들킨 모양입니다.
이놈의 인기란...
OK하기로 합니다. 언제쯤이면 귤을 향한 에미리의 마음이 전해질런지 조금은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발레 교실의 니키 선생님께 전화가 왔군요.
돈 버느라 학원을 좀 안 나갔더니 일부러 전화까지 하셨습니다. 그러게 누가 수업료를 올리래
발레 교실 발표회 예정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엔 당당히 무대에 서는 자격으로 초대받았습니다. 당연히 참가하기로 합니다.
홍천녀의 좋은 밑거름이 되어주리라 믿습니다.
한 주간의 피로를 푸는 데에는 유원지만한 곳이 없습니다.
한 주간의 수입을 탕진하는 데에도 유원지만한 곳이 없습니다...
마침 주간 히어로 쇼를 하고 있군요.
이번에는 어째서인지 사바이온이 아니라 블레이드 맨입니다. 히어로도 매주 업무 교대를 하는 모양입니다.
히어로는 악의 세력으로부터 동심을 지켜주는 아이들의 영웅이지요.
하지만 히어로도 먹고는 살아야 합니다. 직장인층 과금러들을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들은 지갑전사란다. 히어로의 숨겨진 동료들이지.
불꽃놀이 때까진 시간이 조금 남으니 강변을 거닐기로 합니다.
히토시가 있었네요. 어째 평소완 달리 귤을 보고 활짝 웃으며 인사합니다. 모야모야~
히토시의 거동이 수상하지만 에미리가 기다리는 불꽃놀이 대회장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나온지 10년 된 게임에서 맞춤법에 신경써봤자 내 속만 상합니다.
에미링과 함께 불꽃놀이를 감상합니다. 작은 그림인데도 나름 분위기가 있습니다.
에미리와 엮이면 늘 청춘 드라마같은 대사가 오가는 것 같습니다.
미소짓는 히토시가 신경이 쓰이니 친구에 관해 물어보기로 합니다.
남자는 관심 없는 여자애한테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다던데... 이거 이거... 에미리에 이어서 히토시까지...
어느덧 개학날이 되었습니다. 버드 워칭이 취미인 사이토 선생님이 얼굴을 비추는 몇 안 되는 날입니다.
주갤러다운 주제의 방학숙제를 제출하는 귤입니다.
귤은 연극부라서 참가할 수가 없지만 투표는 할 수 있군요. 카페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체 제작 비디오 상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한때 일진을 꿈꾸던 딸의 위신이 말이 아닙니다.
하교길, 저 멀리에서 먼지가 보입니다.
아야가 또 우다다를 하고 있군요.
다행히 이번엔 접촉사고는 없었습니다.
아야가 아야아야
무릎이 까지고 말았군요. 흉이 지면 큰일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중에 성공하면 꼭 찾아오는 거야, 알았지?
식물 성분으로 새 살이 솔솔~ 우리가족 상처지킴이 복합 마데카솔을 발라주기로 합니다.
꼬맹이가 우리 외할머니 말씀같은 소리를 하는군요.
어쨌거나 괜찮다니 다행입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법입니다.
요즘 공부는 좀 어떤지 물어봅시다.
과연 저 힘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합니다.
괜히 도발하지 말고 적당히 칭찬해서 넘어가기로 합니다.
힘과 자신감이 만났으니 일진은 시간문제입니다.
유독 등교길에 히로코가 자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신야 얘기로 정신이 없습니다. 대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집니다.
아침엔 히로코, 저녁엔 에미리입니다.
이젠 대놓고 귤의 사랑을 요구하는군요.
에미리는 학교의 정보통이니 히토시와의 썸씽을 눈치챘을지도 모릅니다.
단단히 입단속을 해야겠습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발레 발표회 날입니다.
부드러움과는 좀 거리가 먼 아이인데 걱정이 됩니다.
역시나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스트레스까지 쌓였습니다. 안 나가느니만 못한 것 같습니다.
발표회에서 떨어진 딸애의 심정을 물어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온 세계가 자기 중심으로 흘러가는 줄 아는 영락없는 중학생 소녀로군요.
빤히 쳐다본다는 게 히토시일지 에미리일지 심히 신경이 쓰이지만 어쨌든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아주 신이가 나셨습니다.
히토시도 양반은 못 되는군요. 바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중학생이 되더니 얼굴도 말투도 아주 터프해진 것 같습니다.
여기 아버지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블랙박스로 엿듣고 있는데 과감히 데이트를 신청하는군요.
심지어 그 날은 벼르고 벼르던 벼룩시장 날입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홀몸이라고 딸까지 혼자일 필요는 없겠지요... 다시 없을 기회일지도 모르니 허락하도록 합니다.
어쩐지 딸아이가 조금 부모의 품에서 멀어진 듯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