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 기자회견문 전문(2011/02/13)
지난 주 또 한 명의 독재자가 물러났습니다.
'지도자의 오만과 탐욕'은 항상 국민의 함성에 무너져왔습니다.
역사는 국민의 편임을 우리는 또 다시 확인했습니다.
민심은 성북동 비둘기처럼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희망대장정이 한 달 반을 지났습니다.
저는 현장의 민심을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전국에 구제역이 창궐해 국민 모두가 고통을 받고 불안해합니다.
전셋값 폭등은 가히 공포의 수준입니다.
주부들은 생필품 값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대학 등록금에 학생들이 눈물을 흘립니다.
민생이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서민의 삶이 정말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치적 수사가 아닙니다. 이대로 가면 절망입니다.
지금 민심은 가슴에 금간 성북동 비둘기처럼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접겠습니다.
저는 이 애타는 민심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민생 앞에서는 장님이 되고 귀머거리가 되는 청와대에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려 했습니다.
불법사찰을 자행하고, 야당을 짓밟고 반민생예산을 날치기 통과시키며
'독재'의 길로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기꺼이 마주 앉아 국민의 뜻을 전달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야당과 대화조차 꺼려합니다.
뭐가 그리 두려운지 모르겠습니다.
날치기 국회에 대한 유감 표명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저는 이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접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록 대화에 대한 기대는 접지만 마주 앉아 하려 했던 얘기는 해야겠습니다.
저는 오늘 멀리서라도 고함쳐서
저의 뜻을 전한 후, 국민만이 희망임을 믿고, 제 갈 길을 계속 가겠습니다.
민생에 실패하면 이명박 정권도 실패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국민의 원망이 가축들의 핏물처럼 온 나라 시내와 강을 넘칩니다.
이제 다른 것 아무리 생색내도 소용없습니다.
지금 국민이 겪는 민생위기는 엄연히 현실입니다.
국민들이 대통령을 어렵게 하려고 자살하는 게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의 민생관리 실패는 이제 어떤 공적도 삼켜버릴 것입니다.
대통령이면 대통령답게 민생파탄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십시오.
지금 이 나라에는 민생 챙기는 대통령이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민생이 파탄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민생 외에는 보지도, 듣지도 말고, 오직 민생만 챙기십시오.
대화창은 닫아도, 민생의 창은 열어 놓으십시오.
국민이 주인입니다. 민주주의를 다시 배우십시오.
또 한 가지 말씀드립니다. 민주주의를 다시 공부하십시오.
이명박 정권은 불법적 사찰을 하고 인권을 유린했습니다.
야당과 토론 없이 날치기로 예산을 통과시켜 왔습니다.
예산 날치기만으로는 모자라,
국회에 상정도 않고 토론 한 번 거치지 않은 법안들을 날치기 통과시켰습니다.
재벌만 사면하고 검찰을 정권의 몸종처럼 부리며 법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습니다.
국가인권위를 무력화시키고, 힘없는 약자들에게만 준엄한 법의 칼날을 들이댔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의 국정목표를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대통령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민 자체가 대통령의 목표입니다.
국민의 큰 몸종인 대통령이 일을 잘하는지 감시하는 것이 국회입니다.
민주주의는 철학도 아니고 학술용어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지도자나 특권층의 것이 아닌, 국민 다수의 것임을 준엄히 명시한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국가권력의 소재를 말하는 것입니다.
대통령 개인의 독단으로 국회를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농단하지 마십시오.
그야말로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행동입니다.
국회등원, 우리라도 정도로 가겠습니다.
민생을 이렇게 만들려고 그렇게 날치기를 했습니까?
민심이 흉흉해지고 이명박 정권이 실패로 끝나 가면
귀하가 믿던 여당도, 검찰도, 언론도 돌아설 것을 모르십니까?
사실 저는 이명박 정권에게 정말 국회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또 이명박 정권이 그토록 외면하는 국회에 과연 등원해야 하는지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토론을 생략하고 틈만 나면 날치기에, 결국 힘으로 밀어붙여 반민생 법안을 통과시킨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또 다시 국회를, 야당을 들러리로 세우고 반민생 법안을 통과시키려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라도 민주주의를 따르겠습니다.
아무리 국회를 짓밟아도 저희는 국회로 들어가야겠지요.
선수는 끝까지 경기장에서 싸우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솔로몬 판결에 등장하는 그 어머니의 심정으로 국회를 다시 열어 보겠습니다.
독재화의 길로 들어선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민주주의와 국회를 우롱해도 민생을 위해 국회를 열겠습니다.
저희 민주당이라도 정도로 가겠습니다.
비록 국회는 엽니다만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이명박 정권의 반민생정책을 막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국회로 들어갈 것입니다!
이번 국회는 '민생국회'에 한합니다.
이번 등원이 이명박 정권의 독재행위에 대한 민주당의 면죄부는 아닙니다.
이번 2월 임시국회는 민생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민생법안 논의 외에 다른 논의는 근본적으로 토론에서 제외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이번 민주당의 국회등원의 주요 목표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1) 구제역 창궐에 대한 대책에 총력 다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해 책임을 묻겠습니다.
2) 날치기 예산으로 잃어버린 서민 복지예산을 챙기고 서민 경제 대책을 세우는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3) 전쟁발발설을 추궁하고 이명박 정권이 전쟁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도록 따져 묻고 남북의 평화와 협력을
회복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4) 연말 날치기로 인해 국가중대사에 대한 토론이 생략된 친수법,
서울대 법인화 법안 등 날치기 법안을 바로잡고, UAE 파병과 관련한 위법성을 따지겠습니다.
5) 굴욕적 양보협상이 된 한미FTA를 저지하고 한-EU FTA관련사항을 철저히 점검하겠습니다.
6) 대규모 국가부채 급증과 가계부채, 전셋값 및 생필품 급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7) 부자감세로 줄어든 세금을 카드소득공제 폐지로 해결하려는 것을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치가 절망의 원천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는 이명박 정권의 반서민 정책노선을 막아야 합니다.
정치가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목숨을 걸고 민생을 지키려 등원하겠습니다.
저는 저대로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현장에서 국민의 소리를 듣겠습니다.
정치가 희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민주당은 국민만 믿고 정도를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2월 13일
민주당 대표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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